[소리-현장] 전기적 요인 화재 추정…600여 마리 폐사 추산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27일 새벽 3시 38분께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한 양돈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돼지 6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사진=제주서부소방서.

이른 새벽부터 제주의 한 양돈장에 화마가 들이닥쳐 돈사가 불에 타고 600여 마리의 돼지가 폐사하는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서부소방서에 따르면 27일 새벽 3시 38분께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한 양돈장에서 불이 났다. 농장 인근에 있던 관계자 A씨는 화재 신호기가 작동되자 농장으로 향한 뒤 연기와 불길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119는 현장에 출동한 뒤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인 오전 5시 43분께 불길을 완전히 진압했다. 

이 불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돈사 10동 중 3동이 불에 타면서 수백 마리의 돼지가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소방에 따르면 해당 양돈장에서 폐사한 돼지는 400여 마리로 추산됐으나, 날이 밝은 뒤 손해사정인 등 관계자가 현장을 조사한 결과 585마리의 돼지가 폐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월읍 봉성리에 거주하는 주민 A씨(80대)는 “새벽부터 타는 냄새가 나서 집 밖에 나와보니 저기(양돈장)가 시뻘겋게 불타고 있었다. 그 새벽에 물차(소방차)가 소리 내면서 움직이고 농장 앞에 빽빽하게 들어찬 모습도 봤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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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를 위한 차량과 건물 틈 사이 화재로 불탄 피해 축사가 보인다. 작업자들은 분만사 재건을 위해 발바삐 움직이고 있다. 화재 현장은 돼지 전염병 등 감염을 막기 위해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인원의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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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사정인을 비롯한 농장 관계자들이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후속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현장 확인 결과 불길은 미숙한 돼지를 돌보는 인큐베이터에서 시작돼 옆 분만사와 자돈사로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불길이 확산되며 당장 분만을 앞둔 돼지들이 머물 공간인 분만사를 불태워버린 탓에 농장은 급히 분만사를 재건해야 하는 상황이다.

화재 현장에서 만난 농장 관계자 김석준(가명) 씨는 “이미 버스가 지나가 버린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냐만 1주일에 한 번씩 15마리를 분만하는데 그 분만실이 불타 없어져 난감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출산할 때 산부인과를 가듯 돼지들도 분만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는데 그 공간이 사라져버린 것”이라며 “380두 규모 분만실이 불타 문제다. 이미 죽은 돼지는 살릴 수 없어 안타깝지만 태어날 새 생명을 위해 빨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기를 마셨지만 살아있는 돼지들은 어떻게든 살려보기 위해 인근 다른 농장으로 데려가려고 한다. 우선 목숨이라도 살려야하지 않겠나”라며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날 현장에는 양돈장 화재에 따른 멸실 신고 등 행정 절차를 돕기 위해 애월읍사무소 직원과 농협 등 관계자가 나와 있었다. 

양행석 애월읍장은 “당장 분만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농가의 분만사가 불타 버려 공사가 시급한 상태”라며 “농가에서 행정 관련 절차를 물어와서 건축계와 축산계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상담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재 피해를 겪었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모르니 현장 상담을 통해 피해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설명하고 궁금한 부분을 답하는 등 도와드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진=제주서부소방서.
27일 새벽 3시 38분께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한 양돈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돼지 6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사진=제주서부소방서.
27일 새벽 3시 38분께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한 양돈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돼지 6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27일 새벽 3시 38분께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한 양돈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돼지 6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사진=제주서부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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