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아카데미] 황수경 평화도서관장 ‘책보따리 구성 및 활용 심화과정’

우리 아이가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이도록 돕기 위해 좋은 방법이 없을까.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놀이와 독서, 지식 습득 등 다양한 요소를 융합한 ‘책보따리’가 주목된다. 

황수경 평화를품은집 평화도서관장은 ‘2021 부모아카데미’를 통해 책보따리 구성 및 활용 심화과정을 강연하며 학부모들과 함께 호흡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2021 부모아카데미’는 28일 오전 10시 제주학생문화원 2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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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부모아카데미에서 황수경 평화도서관장이 '책보따리 활용과 구성' 심화과정 강연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황 관장은 파주시 도서관운영위원장, 경기도작은도서관협의회 회장 등을 맡고 있고 학부모 독서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독서교육 전문가다.

특히 학부모와 아이들을 대상으로 평화와 인권, 통일 교육을 ‘책보따리’ 형식으로 다양하게 풀어내는 등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황 관장은 이날 강연에서 신인기 김영수도서관친구들 대표를 초청해 학부모들이 다양한 주제의 책보따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했다. 

신 대표는 ‘제주어’, ‘해녀’, ‘광해’ 총 3가지 주제로 이뤄진 책보따리를 준비해 학부모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제공했다. 

책보따리는 독서 활동의 일환으로 주제별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만든 활동 프로그램이다. 보자기 안에 주제에 맞는 책과 보드게임, 주사위, 카드 등 책과 연계된 놀이도구가 함께 들었다. 

보자기에 책을 싸 어깨에 메고 다니던 옛날 추억을 되살려 고안된 것으로 책과 놀이를 결합해 책 읽기를 흥미롭게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만든 도구다.

이날 부모아카데미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3~4명씩 조를 이뤄 책보따리를 고른 뒤 풀어헤쳐 책을 통한 놀이를 즐겼다. 설명서에 따라 주사위를 던지고 카드를 뽑아 ‘춤추기’가 걸려 웃으며 춤을 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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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따리를 설명하고 있는 신인기 김영수도서관친구들 대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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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따리 안에는 책을 포함해 다양한 놀이 도구가 들어있다. ⓒ제주의소리

책보따리를 통해 활동하는 학부모들은 신 대표와 황 관장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참여했다. 신 대표 역시 “책보따리는 진행자 없이 참여자끼리 놀도록 만들었다. 막히는 부분만 도와주는 편”이라고 했다.

제주어 책보따리를 고른 한 학부모는 “내 아이가 학교에서 제주어를 배운다고 해서 어떻게 배우나 살펴보니 단순한 제주어 단어만 반복하는 방식이라 아쉬웠다”라며 “그런데 이렇게 놀이를 통해 생활 속 이야기를 문장으로 만들어 보니 재밌었고 아이들에게도 좋겠다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해를 주제로 한 책보따리를 고른 한 학부모는 “광해군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지만 인조반정 이후 제주에서의 삶에 대해서는 몰랐다”며 “아이들이 한국사를 배우는 시기와 맞춰 이런 놀이를 한다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모는 “책도 보고 게임도 하면서 광해군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거나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를 쉽게 풀어내면 좋겠다”고 의견을 표했다. 

해녀 책보따리를 고른 한 부모는 어린 나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독도까지 물질하러 나갔던 해녀들의 고충을 이야기하며 감정이 이입돼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부모는 “원정 물질에 대해 처음 알게 됐고 책을 읽으면서도 해녀들의 고충을 생각하며 울컥했다”며 “다만, 사용설명서가 조금 어려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한눈에 보기 편한 그림이나 쉬운 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모는 “잠깐이지만 게임을 하면서 해녀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됐다. 지식으로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해녀를 알게 되니 너무 좋았다”고 의견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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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를 던지며 즐거워하고 있는 학부모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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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를 주제로 구성된 책보따리에는 '물꾸럭은 무엇일까요?' 등 퀴즈를 통해 제주어를 배워볼 수 있는 도구가 들었다. ⓒ제주의소리

이어 황 관장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읽기 위해 고른 책이 아닌 무작위로 선정한 책을 함께 읽으며 부모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등 독서교육을 진행한 뒤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유아를 위한 책 읽기 방법을 고민하는 부모에게 황 관장은 “유아에게는 책을 읽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책을 통한 놀이보다 계속 읽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속에서 아이가 어떤 말을 하는지만 귀 기울여 들으면 된다”고 답변했다. 

이어 “하얀 백지상태인 아이들이 활자를 배우기 전에 그림책을 충분히 보여주고 이를 통해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그림을 보고 상상력을 충분히 기른 아이는 책을 읽으며 많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고 결국 책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자를 배우기 전에 주차장에 세워진 엄마 차를 기막히게 찾아내던 아이들이 숫자와 글자를 배운 뒤로는 차 번호만 찾으려 해 잘 찾지 못한다”며 “아이들이 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글을 빨리 깨우치게 하는 것보다 그림책을 충분히 읽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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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활동은 3~4명씩 조를 이뤄 '제주어', '해녀', '광해'를 주제의 책보따리를 풀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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