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제주 더불어-놀다 연극제, 16일~21일 개최

제주 극단들이 제각각 다른 색깔을 가지고 관객과 만난다. 특히 각자 처음 선보이는 작품 비중이 높아 더욱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연극협회가 주관하는 ‘제6회 제주 더불어-놀다 연극제’가 16일부터 21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공연 시간은 모두 오후 7시 30분이다.

이번 연극제는 협회 소속 6개 극단이 참여한다. ▲아버지의 무게(극단 가람) ▲서양 고전(세이레) ▲남녀의 애절한 사랑(예술공간 오이) ▲가정폭력(퍼포먼스단 몸짓) ▲노년의 부부애(정낭) ▲좌충우돌 청년들(파노가리) 등 극단마다 다루는 주제와 장르가 다양해, 관객 입장에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출품작 6편 가운데 4편이 극단마다 처음 공연하는 작품이다.


# 가람 ‘아빠의 소금꽃’ (16일)

극단 가람은 레파토리 가운데 하나인 ‘아빠의 소금꽃’을 준비했다. 이상용 가람 대표가 쓴 작품으로 연출도 맡았다.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데 그 모습은 흡사 목각인형이 줄을 매달려 주인이 지시하는 대로 움직이는 아빠.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삶이지만 자신을 위한 시간마저도 없다. 명예퇴직, 사직, 어린 딸...고민은 점점 커지는데 딸 진영이 학교에서 사고를 쳐서 경찰서에 불려가고, 설상가상 아빠는 몸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다.

이상용 연출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아버지들 힘들 내십시오. 그리고 열심히 일한 아버지들, 이제는 어깨를 활짝 피고 하늘을 보며 크게 웃어보세요”라고 소개했다.

아빠 역은 이병훈 배우가 맡았다. 엄마 역은 김금희 배우가 연기한다. 두 사람은 ‘오거리 사진관’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딸 진영은 강민주, 박차장은 이승준, 김대리는 이창익, 명퇴자는 김병택, 술집이모는 최선이, 의사는 강정임, 학부모는 고가영, 경찰관은 김채현, 청소부는 박선미, 시민은 신재연·전정욱 배우가 연기한다.

무대감독은 김룡, 무대디자인은 최선이, 조명디자인은 정현주, 조명감독은 양진영, 음향감독은 최우진, 분장은 이희숙, 무대크루는 박경대·신연수, 의상은 봉희섭·이원주, 기획은 김솔지·송윤규·김석범·이동훈, 행정·홍보는 최우진이다.


# 세이레 ‘세 마녀’ (17일)

극단 가람 역시 레파토리 작품 ‘세 마녀’를 준비했다. 홍창수 작, 정민자 연출이다. 

세 마녀는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는 맥베스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맥베스는 예언을 들으러 오지 않는다. 기다림에 지친 세 마녀. 권태를 달래기 위해 맥베스 장군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놀이로 해보자고 한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세 마녀는 그대로 맥베스 왕, 맥베스 부인, 맥다프 장군이 되면서 비극으로 달려가고, 세 마녀의 놀이는 새로운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이 작품은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각색한 작품이다. 정민자 연출은 “맥베스의 원작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맥베스의 비극은 과연 마녀의 예언대로 정해진 운명대로 이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맥베스 자신의 의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그의 운명인지 얘기해보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마녀 1역은 양순덕, 마녀 2는 정민자, 마녀 3은 설승혜 배우가 연기한다. 무대감독은 강상훈, 조명오퍼는 박은주, 음향오퍼는 김마유, 의상은 김이영, 분장은 신예경, 소품은 장문정, 진행은 이영원·고정민이다.


# 예술공간 오이 ‘돌아서서 떠나라’ (18일)

극단 예술공간 오이는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를 공연한다. 이만희 작, 박민수 연출이다.

건달 공상두는 큰 부상을 입고 찾아간 병원에서 인턴 채희주를 만난다. 둘은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공상두는 홀연히 사라진다. 2년 6개월이란 시간이 흐르고 채희주를 찾아간 공상두, 그는 자신의 죄를 채희주에게 고백하고, 그녀는 둘만의 결혼식을 제안한다.

‘돌아서서 떠나라’는 영화 ‘약속’(1998)의 원작이다. 박민수 연출은 “남녀 간의 사랑과 가슴 아픈 이별을 그린 멜로드라마로서 지금의 계절과 충분히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들 공연 재밌게 봐주시고 남은 한 해 즐겁게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출연진은 2명이다. 공상두 역은 전혁준 배우, 채희주 역은 김소여 배우다. 예술감독은 오상운, 음향감독은 부지원, 소품·의상은 김경미, 조명오퍼는 이미연이다. 기획은 예술공간 오이 기획팀(남석민·현대영·이휘연·김지은·전하얀·박민수)이 담당했다.


# 퍼포먼스단 몸짓 ‘들꽃’ (19일)

극단 퍼포먼스단 몸짓은 연극 ‘들꽃’을 들고 왔다. 부제는 ‘들에 다시 꽃들은 찬란히’다. 김승철 작, 강종이 연출.

존속 살해범으로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는 피고인 하서린. 그녀의 변호를 맡은 국선변호인 전미애가 피고인을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끔찍한 살인의 가해자인 하서린을 통해서 듣게 되는 사건의 전말, 그리고 그 이면에 드리운 가정폭력의 실체가 드러난다.

‘들꽃’은 2019년 제19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여 최우수작품상과 연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재연을 가지며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강종임 연출은 “과연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면서도 도리어 피고인이 돼 버린 하서린을 법의 이름으로 심판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전미애 역은 강종임, 하서린 역은 진정아 배우가 연기한다. 함창호 배우는 목소리로 출연한다. 무대감독은 이윤주, 음향은 고예슬, 조명은 강유정, 소품은 이청, 진행은 강현주가 담당한다.


# 정낭 ‘사랑 그리고 만남’ (20일)

극단 정낭은 연극 ‘사랑 그리고 만남’을 공연한다. 제주 출신 극작가 장일홍 작, 강한근 연출이다. 작품 원제는 ‘인연의 굴렁쇠여, 돌고 돌아 어디로 가느냐’이다.

치매 환자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노인 엄홍규. 그곳에 엄홍규의 옛 아내 이옥분이 봉사활동을 왔다. 둘은 20대 시절 부부가 됐지만 남편은 주폭을 휘둘렀고, 아내는 견디다 못해 집을 나왔다. 아내는 남편을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고, 엄홍규는 어느 순간 제정신이 돌아오는데….

이 작품은 장일홍 작가가 2019년 월간문학을 통해 발표한 최신작이다. 강한근 연출은 “후회 없는 결혼 생활이란 과연 어떤 삶인가? 부부 간에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인내하고, 배려하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출연진은 3명이다. 엄홍규 역은 이광후, 이옥분 역의 조희란, 간호사 역은 정미순 배우다. 무대감독은 이경천, 조명은 최은규, 의상은 문희숙, 분장은 김정선, 소품은 오미경, 음악은 원효석, 무대보조는 채영철, 영상은 고재만, 기획은 유엄희, 홍보는 고봉준이다.


# 파노가리 ‘매미빌라 301호’ (21일)

극단 파노가리는 새 창작극 ‘매미빌라 301호’를 들고 왔다. 작품 출연진이기도 한 세 명(김수용·문재용·임청아)이 함께 글을 썼고, 이 가운데 김수용은 연출까지 도맡았다.

너무나도 다른 성격, 가치관을 가진 두 남자가 살고 있는 매미빌라 301호. 평화롭고 고요하게 지내던 그들 앞에 전혀 다른 외부인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친다. 과연 매미빌라 301호는 무사할 수 있을까?

김수용 연출은 “극을 통해 사람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해하기 전에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는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금국지 역은 김수용, 변천사 역은 문재용, 여신 역은 임청아 배우가 연기한다. 기획은 이혜숙, 조명제작은 문재용, 음향제작은 임청아, 조명오퍼는 문재승, 음향오퍼는 김지희, 무대감독은 채병연, 소품은 조동완, 의상은 엄윤상이 담당한다.

이상용 제주연극협회장은 인사말에서 “내년에는 코로나19가 진정돼 타 지역의 우수한 작품들도 같이 선보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해본다”고 피력했다.

관람객 수는 50명으로 제한한다. 관람을 위해서는 반드시 각 극단에 연락해 예약을 해야 한다. 공연은 영상으로 촬영해 추후 유튜브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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