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추위, 11일 첫 후보자 토론회...김일환-박경린-김희철 교수

기호 1번 김일환 후보, 기호 3번 김희철 후보, 기호 2번 박경린 후보
기호 1번 김일환 후보, 기호 3번 김희철 후보, 기호 2번 박경린 후보

제주대 총장선거에 입후보한 3인의 후보가 첫 토론회에선 대학 재정 확보 방안, 통합 행정실 문제, 교수 갑질 문제 등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공통질문에 대한 3명의 후보자 모두 대동소이한 입장과 정책을 발표하면서 예상과 달리 첫 토론회는 다소 싱거운 분위기로 끝났다. 

제주대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는 11일 오후 3시 경상대 대회의실에서 제11대 총장임용후보자선거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기호 1번 김일환 후보(공과대학 전기공학과), 기호 2번 박경린 후보(자연과학대 전산통계학과), 기호 3번 김희철 후보(경상대학 무역학과)가 참여했고, 사회자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이형철 경북대 물리학과 교수가 맡았다.

대학 재정 확보 방안에 대해 우선 김일환 후보는 "국립대 중에서 정부에서 받는 경상경비가 27개 대학 중 26위"라며 "총장이 되면 교육부와 기재부, 국회를 뛰어다니면서 경상비를 매년 10억원씩 증액해 임기 4년 동안 40억원의 경상비를 증액하면 재정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환 후보는 "발전기금의 경우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그동안 발전기금에 큰 역할을 했던 재일교포에 대해 대학이 너무 소홀했다"며 "재일교포와 관계개선을 하고, 테크노파크 원장 3년 경험으로 쌓은 인적네트워크로 직접 뛰면서 확보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김희철 후보는 "등록금이 13년째 동결되고,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재정 압박이 심화되고 있고, 법인화 문제도 내부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며 "현재 세입 세출예산 2900억원을 4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인데 외국인 유학생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정원미달 특수대학원의 경우 인센티브 도입 등 정원을 채워나가면 대학회계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철 후보는 "부산대 등은 대한재산을 처분하면서 재정압박을 이겨내고 있는데 제주대의 경우 서귀포 등지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며 "국유재산을 귀속해 학교에서 처분해 재정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경린 후보는 "지난해 7월 정부에서 한국형 디지털뉴딜사업을 발표하면서 국비 49조를 2025년까지 투자하겠다고 했고, 제주도 역시 뉴딜사업으로 4800억원을 받아오고, 추가 3300억원을 매칭해 2025년까지 82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경린 후보는 또, "제주대가 이런 사업 4분의 1만 주도할 수 있어도 2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고, 이 중 22%의 간접비 400억원을 쓸 수 있다. 이 중 바로 쓸 수 있는 40억원은 성과급을 사용할 수 있는데 행정인력을 채용하거나 조교도 채용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직개편과 논란이 되고 있는 통합행정실 문제에 대해 김희철 후보는 "올해 2월 국립대학설치령이 개정되면서 각 단과대학에 있던 행정실이 15개에서 8개로 줄어들었다"며 "현재 응급처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통합행정실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철 후보는 "제주대의 새로운 70년을 열어가기 위해 연구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로 '연구처'를 신설하겠다"며 "브랜드 홍보 전담조직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경린 후보는 "통합행정실은 구조조정과 예산절감 효과가 미미하다"며 "조교 업무가 가중되고 있고, 대학구성원들이 혼란과 불편해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후보는 '총장이 되면 TF팀을 구성해서 행정직원과 조교, 학생의 의견을 수렴해서 올바른 통합 행정실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일환 후보는 "단과대학별로 규모도 다르고, 고유 특성도 다른 상황에서 통합행정실을 운영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TF를 구성해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또, "현재 제주대의 경우 단과대학이 15개 있지만 통합행정실은 8개만 둘 수 있는 교육부시행령 규정이 남아 있다"며 "교육부와 협의해서 행정실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성 문제에 대해 김희철 후보는 "여성 보직교수 비율을 높이고, 각종 위원회에 여성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며 "전임여성교수 비율이 20.2%인데 더 높일 필요가 있고, 어린이집 공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린 후보는 "정부는 2022년까지 여성임원 비율을 23%, 관리자 비율을 28%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여성 보직자와 위원회 비율을 비슷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박 후보는 "여성 교수 비율을 높이겠지만 학과에서 우수교수를 확충할 때 상충하게 된다면 학과 의견을 우선하겠다"고 말했다.

김일환 교수는 "젠더갈등이 사회적 이슈인데 학내 구성원에 대해 양성평등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여성 보직교수 비율이 10%, 위원회는 22%인데 보직자의 경우 20%까지 늘리겠다"고 여성 우대 정책을 공약으로 밝혔다. 

교수 갑질과 성희롱, 연구윤리위반 문제에 대해 박 후보는 "미투 문제가 우리 사회를 흔들었는데 제주대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그동안 대학에서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을 때 학교가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인권센터를 확대 개편하고, 다양성위원회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일환 후보는 "갑질과 성희롱 문제와 관련해서 제주대학교의 상담센터를 대폭 확대 개편하겠다"며 "인권센터도 인원이나 예산을 더욱 늘려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희철 후보는 "갑질과 성희롱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피해자도 엄청나게 힘들지만 대학도 그동안의 노력도 허무하게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제는 인권센터 인력과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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