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경공단 입찰조건 변경 검증 착수...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12월 신규공고 추진

제주시 동지역 38만여명의 하수를 책임지는 제주(도두)하수처리장. 제주도는 3869억원을 투입해 하루 하수처리 규모를 22만톤으로 늘리는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참여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동지역 38만여명의 하수를 책임지는 제주(도두)하수처리장. 제주도는 3869억원을 투입해 하루 하수처리 규모를 22만톤으로 늘리는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참여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민 최대 44만명의 하수를 책임질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표류로 뿔난 주민들이 시설 이전까지 언급하면서 제주도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제주(도두)하수처리장에서 열린 신사수마을 주민대표단과의 대화에서 주민들은 현대화사업 재공고 유찰에 따른 조속한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공사 지연으로 악취와 오수 해양 방류가 반복되고 있다며 제주도가 약속한 대로 첨단 공법을 통해 하수처리 민원을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부 주민들은 공사 지연으로 주민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며 향후 입찰마저 유찰되면 사업부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까지 꺼냈다.

제주하수처리장은 1986년 제주시 도두동 신사수마을로 부지를 낙점하고 이듬해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이어 7년만인 1994년 하루 처리량 6만톤 규모의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노형지구와 이도지구, 아라지구, 삼화지구가 등 잇따른 택지개발과 대규모 건물이 들어서면서 수차례 증설했다. 하루 처리량을 13만톤으로 늘렸지만 이마저 한계치를 넘어섰다.

현재 제주시 동지역 인구는 38만9141명이다. 도두하수처리장 처리규모는 34만5004명에 그치고 있다. 현대화사업이 추진되면 제주시민 최대 44만3759명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다.

제주도는 하수 대란에 대비해 올해 8월 총사업비 3781억원을 투입하는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일괄 입찰(턴키)을 공고에 진행했지만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국내 굴지의 기업들을 상대로 사전 설명회를 열어 9월 재입찰에 나섰지만 역시 유찰됐다. 건설 업체들은 공법 난이도와 빠듯한 공사비 및 기간 등을 지적하며 불참 의사를 내비쳤다.

제주도는 사태 해결을 위해 입찰금액과 전체 공사기간을 유지하는 대신, 세부 공정과 시설별 공사기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입찰조건을 변경하기로 했다.

관련 내용은 사업시행을 맞은 한국환경공단에서 검토 중이다. 공단측은 업체들이 요구하는 공법과 방식에 대한 검증을 우선 진행해 입찰조건 변경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로 했다.

김형섭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추진단장은 “한국환경공단에서 우리측 검토의견에 대한 검증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수시로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찰조건 변경이 가능하다면 이를 적용한 신규 공고를 12월 중에 추진할 것”이라며 “현대화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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