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 "카지노 이전 영향평가 부적정"...道, 뒤늦게 카지노사업 영향평가 운영지침 고시 

중문관광단지 LT카지노가 이전된 제주드림타워 전경.
중문관광단지 LT카지노가 이전된 제주드림타워 전경.

지난해 불거진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이전 특혜 논란과 관련해 부적절한 행정처리의 민낯이 드러났다. 당시 제주도의 해명도 거짓으로 확인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도는 감사위원회가 ‘2021년도 제주특별자치도 종합감사 결과’를 공개한 16일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사업 영향평가 운영지침’을 고시했다.

이번 논란은 롯데관광개발이 2020년 1월 중문관광단지 내 롯데호텔에서 운영 중이던 LT카지노를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로 이전하기 위해 제주도에 문의를 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사업자가 카지노 이전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심의 방식을 문의하자, 제주도 카지노감독과는 조례에 따른 ‘카지노사업 영향평가 운영지침’ 마련없이 용역보고서를 참고하라고 회신했다.

2019년 12월 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카지노 신설이나 이전시 허가 신청 전에 카지노사업 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문제는 당시 조례에 따라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카지노사업 영향평가 지침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침 고시는 물론 도내 8개 카지노 간사업장에 안내조차 없었다.

결국 사업자는 존재하지 않은 지침을 대신해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연구용역 보고서(2018.9~2019.5)에 제시된 기준을 토대로 도민 의견수렴 조사 등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제주도는 카지노조례 개정 85일이 지난 2020년 3월25일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사업 영향평가 운영 지침’을 부랴부랴 만들었지만 정작 고시 절차는 이행하지도 않았다.

문제가 불거지자, 당시 제주도는 영향평가 운영 지침에 따르지 않더라도 2019년 12월 개정된 카지노 조례에 근거해 여론조사가 가능하다고 해명했지만 사실과 달랐다.

제주도는 용역결과 보고서에서 제시된 평가 기준 점수를 지침에서 변경했지만 정작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심의위원회의 심의는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LT카지노(현 드림타워 카지노)는 2020년 8월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심의위원회 심의에서 기준치인 80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 영업장 이전에 성공했다.

감사위원회는 이에 지침 고시 이행을 주문하고 당시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공무원 3명에 대해 훈계 조치를 제주도에 주문했다.

종합감사와 별도로 검찰은 드림타워 카지노 이전 과정에서 카지노산업 영향평가에 관여한 공기업 직원과 사업자 관계자 등 3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드림타워 카지노산업 영향평가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도민 의견수렴 조사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카지노 확장·이전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줄 사람을 모아 설문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공적 업무를 방해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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