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구만섭 권한대행 공기업-출자출연 기관장 인사 고충 토로

18일 제400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답변을 하고 있는 구만섭 제주도지사 권한대행.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의소리

취임과 동시에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등 제주도 산하 지방공공기관 기관장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았던 원희룡 제주도정의 전례를 두고, 구만섭 제주도지사 권한대행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열린 제400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구 권한대행은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조천읍)으로부터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 인사에 대한 질문을 주고받았다.

현 의원은 "2014년 원희룡 지사가 취임한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장에게 일괄 사표를 받았다"며 "이게 양면성이 있다. 선출직으로 됐을 때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들을 조직에 배치하고 일을 해나가야 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공감되는 면이 있고. 또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를 압박에 의해 보장하지 않고 교체하는 것에 대한 충격이 있다. 어떤 견해인가"라고 물었다.

앞서 2014년 7월1일 민선 6기 제주도정 출범 당시 원 전 지사는 지방공기업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일괄 사표를 요구했다. 당시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은 기관장으로부터도 사직서를 받았다. 기관장의 임기를 도지사 임기와 맞추겠다는 목표였지만, 기관별 독립성 훼손을 우려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구 권한대행은 "아직 우리는 미국과 같은 제도가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본다"며 "미국은 새로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직위를 지정하는 플럼북(Plum book)을 활용하하는데, 플럼북 상태에서 임명하는 것은 정당 간의 다툼이 없다. 우리의 경우 아직 그런 것이 제도화 돼있지 않다"고 피력했다.

미국의 플럼북이란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임명직 후보 명단을 미리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로, 어떤 이유로 누구를 임명했는지를 국민들에게 소개하는 취지다.

현 의원은 "권한대행 임기 내 7개 기관장의 인선이 남아있는데 계획은 어떻게 잡고 있나"라고 물었다. 실제 제주도 산하 3개 공기업과 13개 출자·출연기관 중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직위는 7개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의 경우 두 차례의 공모에도 적격자를 찾지 못했고 △오인택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21.09.10) △태성길 제주테크노파크 대표(~21.11.30) △허정옥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21.12.25)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22,1.16) △송민호 제주한의약연구원장(~22.3.31) △이승택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22.5.27) 등이 임기를 앞두고 있다.

구 권한대행은 "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는 지금 두 차례 공모했음에도 적격자가 없다는 결론을 해당 위원회에서 내려서 고민중이고, 테크노파크는 중기부와 협의해 1년 연장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또 "평생교육진흥원은 관련법에 따라 결원을 유지하는게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임명을 해야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권한대행은 "기관의 경영 공백이 없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선 8기도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여건들을 봐서 충원할 것은 충원하고, 놔둘건 놔둬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 의원은 "기관장 외에 이사진까지 포함하면 37명 정도 된다. 같은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나"라고 되물었고, 구 권한대행은 "똑같다"라고 짧게 답했다.

현 의원은 "조직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중요하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필요성도 있고.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그렇다고 조직에 문제가 없도록 할 수 있는 보완책을 강구하면서 인선의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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