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제주해양경찰서 제주파출소장

강정호 제주해양경찰서 제주파출소장.

‘가을 정취를 느낄 시기인가’라는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날씨가 금세 추워졌다. 사람들은 옷깃을 여미기 시작했고 동장군이 슬슬 제주에 다가오는 듯하다. 혹독한 겨울 추위가 다가오며 바다에도 슬며시 고개를 드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선박화재 사고이다.

겨울철에는 전열 기구의 사용이 증가와 기온 저하로 선원들의 피로가 증가해 위축된 행동으로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 실제 제주에서 발생한 선박화재사고는 ▲18년 17건, ▲19년 23건, ▲20년 12건으로 매년 1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선박 특성상 화재가 번지기 쉽고 불이 강하게 일어나 접근하여 진압하기 어려우며, 다량의 유독가스로 내부에 갇혀 목숨을 잃는 선원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선박 중에서도 어선이 유독 화재피해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 어선 대부분은 불에 타기 쉬운 강화플라스틱 섬유로 되어있어 불이 붙으면 삽시간에 퍼지며 연료유, 스티로폼, 가연성 어구 역시 화재를 크게 만드는 원인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선박화재를 막기 위해서는 승선자 모두가 화재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화재는 초기 대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적당한 소화기를 갖추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전기난로, 장판 등 난방용품과 멀티플러그 사용을 자제해야 하며 전기용품은 자동전원차단 장치가 부착된 것을 사용하고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 어렵다면 자체 화재 예방 점검표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소한 부주의가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을 만들 수 있으므로 본인의 안전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조금만 시간을 들여 사전에 선박을 점검한다면 화재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 강정호 제주해양경찰서 제주파출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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