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가람, 세이레, 오이, 이어도 등 7편 공연 예정

처음과 끝을 코로나 역병이 장식한 신축년도 어느새 한 달여를 남겨두고 있다. 저물어가는 2021년을 따뜻하게 위로해줄 연극 작품들이 제주에서 잇달아 열린다. 이미 11월에도 제주연극협회의 더불어-놀다 연극제가 열리면서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한 바 있는데, 연말까지 7편이 더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는 유명 연극배우 최종원과 제주 배우들의 협업, 마임 전문 배우 강정균, 모처럼 대극장 공연을 준비한 극단 이어도 등 주요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 그 여인은 왜 남편을 살해했나?

극단 퍼포먼스단 몸짓은 11월 28일 오후 7시 소극장 예술공간 오이에서 연극 ‘들꽃 - 들에 다시 꽃들은 찬란히’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가정 폭력에 대해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2인극이다. 

존속 살해범으로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는 피고인 하서린. 그녀의 변호를 맡은 국선변호인 전미애가 피고인을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끔찍한 살인의 가해자인 하서린을 통해서 듣게 되는 사건의 전말, 그리고 그 이면에 드리운 가정폭력의 실체가 드러난다.

김승철 작가가 쓴 ‘들꽃’은 지난 2019년 제19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여 최우수작품상과 연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재연을 가지며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퍼포먼스단 몸짓은 올해 '더불어-놀다 연극제'에서 이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전미애 역은 강종임, 하서린 역은 진정아 배우가 연기한다. 함창호 배우는 목소리로 출연한다. 관람료는 일반 1만원, 예술인 8000원이다. 선착순 사전 예약제다.

모든 관객에게 작은 다육이를 선물한다. 텀블러를 지참한 관객에게는 현장에서 유기농허브차도 제공한다.

# 제주에서 흔치 않은 마임 공연

극단 ‘마임in’과 극단 ‘마음같이’는 12월 3일부터 5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 ‘몸짓을 품다’를 개최한다. 시간은 금요일 오후 7시, 토·일요일 오후 3시다.

‘마임in’은 마임 배우 31년 경력을 지닌 강정균이 이끄는 전문 극단이다. 2013년부터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마음같이’는 주로 서울에서 활동하는 극단으로, 대표는 제주 출신 연극인 현대철이다.

공연은 두 가지 마임 작품을 준비했다. 제주 생활을 몸짓으로 풀어낸 ‘B.B.L(Bag Busking Life)’과 현대철·류지애 배우가 출연한 ‘짝사랑’이다.

이번 공연은 JCAC COOP(제주공동체활성화센터협동조합), 제주마을활동가협의회, 쟁이들이 후원한다.

관람료는 전석 1만원이다.

# 치매도 막을 수 없는 마지막 동행

극단 가람은 12월 4일부터 5일까지 설문대여성문화센터 4층 공연장에서 창작극 ‘동행’을 공연한다. 시간은 오후 3시다.

이 작품은 노부부가 동시에 치매를 앓게 되는 상황을 그린다. 가족들은 노부모를 각각 따로 떼어 모시려고 하지만, 두 사람은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다. 

어머니 역은 고가영, 아버지 역은 김병택 배우가 연기한다. 특히 주로 인상적인 조연을 담당해온 김병택의 주연 발탁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동행’은 올해 설문대여성문화센터의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의 일환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 무엇이 그들을 멀어지게 만들었나

극단 예술공간 오이는 12월 4일부터 19일까지 소극장 예술공간 오이에서 창작극 ‘취급’을 공연한다. 시간은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와 7시다.

작품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뛰놀던 절친한 세 친구가 등장한다. 그들이 29살 되던 해, 20년 동안 묻어둔 그들만의 타임캡슐을 꺼낸다. 그 속에서 나온 쪽지 하나로 그들의 관계는 멀어진다. 그렇게 서로를 찾지 않으며 4년이 지난 뒤, 다시 재회한 그들은 꽤나 변해있다. 무엇이 친구 사이를 이렇게 만든 걸까? 본인 스스로와 그의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취급’은 청년 연극인 김수민이 처음 쓰고 연출하는 작품이다. 출연진은 김지은, 노현정, 이휘연이다.

관람료는 예매 1만2000원, 현장 1만3000원, 청소년·재관람·예술인 8000원이다.

# 배우와 작품이 하나 되다

세이레아트센터는 12월 5일부터 19일까지 소극장 세이레아트센터에서 ‘늙은 부부 이야기’를 공연한다. 시간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후 7시 30분이다.

제주 연극인 정민자·강상훈은 올해로 연극 입문 40년을 맞는다. 지난 한해 동안 각각 모노드라마를 비롯해 작품을 이어왔는데, 40년 기획 공연을 마무리하는 작품이 바로 위성신 작가의 ‘늙은 부부 이야기’다. 

줄거리는 각각 일찍 반려자를 떠나낸 노인 이점순, 박동만의 아름답지만 슬픈 황혼을 다룬다. 두 사람은 앞서 2019년에도 이 작품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 극단 이어도의 갈고 닦은 야심작

극단 이어도는 12월 5일 오후 7시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창작극 ‘3代째 손두부’를 공연한다. 

봉분 옆에 자리 잡은 제주 손두부집. 왈순 할머니는 일평생 맷돌을 갈아서 손두부를 만들었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딸은 늘 불만이다. 더욱이 손녀는 취업에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런 와중에 손녀가 창업 지원 사업에 도전한다.

왈순 역은 이선숙, 딸은 문채봉, 손녀는 강명숙 배우가 연기한다. 글은 송정혜가 썼다. 극단 이어도가 모처럼 선보이는 공연이자 새 창작극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작품은 제주문예회관 초청 기획으로 관람료는 무료다.

# 배우 최종원, 제주 연극 무대에 서다

극단 가람은 12월 16일부터 26일까지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 다목적홀에서 연극 ‘언덕을 넘어서 가자’를 개최한다. 시간은 월요일~목요일 오후 7시, 금·토요일 오후 4시·7시, 일요일 오후 4시다. 

‘언덕을 넘어서 가자’는 이만희 작가의 작품으로 2007년 초연 이후 꾸준히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황혼기를 맞이한 세 친구의 희노애락과 우정을 통해 웃음·감동을 선사한다.

제주 공연에서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배우 최종원이 출연한다. 여기에 가람의 실력파 배우 이동훈, 김금희가 호흡을 맞춘다.

이상용 가람 대표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최종원 배우는 현재 제주에 거처를 두고 생활하고 있다. 원래 최종원 배우와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제주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다”며 제작 계기를 설명했다.

관람료는 현장 구매 2만5000원, 예매 2만원, 4인 이상시 1인 당 1만7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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