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온라인 백문백답 생중계 ‘학교, IB교육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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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은 24일 오후 5시 학부모와 학생, 도민들의 IB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온라인 백문백답 생중계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표선고등학교가 제주 최초로 IB 월드스쿨 최종 승인을 받은 것과 관련해 고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과 학부모, 도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앞으로 진행하게 될 IB 프로그램의 이해를 돕기 위한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제주도교육청은 24일 오후 5시 표선고의 IB 프로그램과 관련해 학부모와 학생, 도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온라인 백문백답 ‘학교, IB교육을 만나다’ 생중계를 진행했다. 

IB는 통합적·비판적 사고 능력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 목적으로 마련된 국제 교육과정이다. 

표선고는 지난 16일 스위스 IB(The International Baccalaureate) 본부로부터 IB 월드스쿨 최종 승인을 받았다. IB월드스쿨은 IB관심학교→IB후보학교 단계를 거친 마지막 단계다. 

표선고 1학년들은 새 고등학교 교육과정(IB Diploma Programme, 이하 IBDP)을 적응하는 시범 교육과정(Pre-DP)을 배우고, 2학년과 3학년 때 정식 IB 수업을 받는다. IB 수업은 국어, 영어, 역사, 과학, 수학, 연극, 지식론, 소논문,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배운다. 

이날 생중계는 김성태 제주도교육청 정책기획과 학교혁신팀장의 사회로 △이재영 표선고 교감 △허연우·이정빈 표선고 1학년생 △김상명 표선고 재학생 학부모 등이 답변자로 참여했다. 

생중계를 위해 도교육청은 지난 8일부터 19일, 약 2주간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사전 질문을 받았고 이중 가장 많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다. 

# IB 프로그램 어떤 건가요?

이재영 교감은 IB 프로그램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무게를 둔 교육과정이라고 핵심을 짚었다.

이 교감은 “IB교육은 세계 160여 개 나라, 5500개 이상 학교에서 인정하는 교육과정으로 학생 스스로가 자기 생각을 발표하고 글로 써내는 과정을 거치는 교육”이라며 “학생들은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게 되고 암기력 넘어의 것을 평가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IB 시범 교육과정을 배우고 있는 표선고 1학년 허연우, 이정빈 학생은 교육을 받는 당사자 입장에서 장단점을 말하고 고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허연우 학생은 “가장 큰 장점은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구분,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며 “굳이 단점을 꼽자면 선생님에 따라 수업 차이가 있다는 건데 이마저도 선생님들이 꾸준히 교육을 받고 계셔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업과 관련해서는 “일반 학교의 경우 지필평가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표선고는 수행평가 같은 과제에 많은 비중을 둔다. 선생님과 상의하며 과제를 해결, 노력 끝에 만들어낸 결과물은 뿌듯하다”고 답했다.

이정빈 학생은 “IB 교육 특성상 모든 교육과정이 선생님의 피드백으로 이뤄진다. 강압적이거나 일방적이었다면 힘들었겠지만, 열의를 가진 채 소통하며 도움 주는 선생님들이 계셔 힘들지 않았다”고 했다. 

표선고 입학을 준비하는 중학생들에게는 “IB학교인 표선고에 진학할 생각이 있다면 책을 많이 읽어 문장형식을 익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며 “고등학교 소논문 쓰기 워크북이나 IB학교란 무엇인가 같은 책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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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표선고등학교 1학년 허연우(사진 왼쪽), 이정빈 학생. ⓒ제주의소리

# IB 교육과정 참여 학생 대학 입시는?

이어 이 교감은 IBDP 과정을 거친 학생들의 입시가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대한 질문에 국내외 대학의 경우를 설명했다. 

국내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면 수능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학생부종합전형이나 논술전형을 통해 가능하며, 국외 대학의 경우 IB점수를 활용해 이를 인정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IB 과정이 수능시험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희망 대학 전형을 잘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 교감은 “해외 대학의 경우 도교육청과 MOU를 체결한 대학에 IB점수 만점인 45점 기준 30점 이상이 되면 입학할 수 있는 등 방법이 있다”며 “국내 대학은 자세하고 풍부하게 쓰여진 생활기록부와 논술과 서술 수업을 받은 학생들의 실력을 바탕으로 학생부 전형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IB 교육을 받아본 적 없는 학생들이 잘 적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1학년 때 시범 교육을 거치며 스스로 능력을 갖출 수 있다며 중3 학생의 경우 표선고 진학을 원한다면 입시학원을 과감히 중단하고 논술과 독서, 영어능력 향상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라고 말했다.

# 표선고 입학과 교사·수업 구성은?

사전 질문에는 표선고 기숙사 관련 내용도 있었는데 표선고는 올해 겨울방학 때 기숙사를 보강해 기존 76명에서 90명을 수용할 수 있게 하고, 추가로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숙사를 세울 계획이다.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은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고 60분 이상 소요되는 원거리 통학생이다. 신청 인원이 수용 가능 학생을 초과할 경우 원거리 우선 규칙을 적용하게 된다. 또 표선고 입학 자격은 따로 없으며 일반 학교처럼 중학교 내신석차 백분율로 선발하게 된다. 

표선고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김상명 씨는 “그동안 스트레스를 받던 아이가 IB교육을 받으며 기쁨이 많아졌다. 부모와 토론할 때도 자신만만했고 대화의 기술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걸어보지 않은 다리, 올라가 보지 않은 산을 오르는 느낌이다.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가 노력하는 만큼 학부모들도 학교와 선생님을 신뢰한다면 IB가 공교육에 안착하고 크게 성공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IB 교사를 궁금해하는 질문에 이 교감은 “큰 차이는 없지만 IB 공식 연수를 받은 교사만 수업할 수 있다. 지금 표선고 선생님들은 적어도 2년 이상 IB 관련 연수와 학습을 하신 분들”이라며 “지금도 밤 11시, 12시까지 집에 안 가며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도 교사들은 어느 곳과 비교해도 부족함 없는 우수한 그룹에 속한다. 이런 교사들이 IB 공식 연수를 통해 교육 철학과 학습자상을 배워 수업을 운영하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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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은 24일 오후 5시 학부모와 학생, 도민들의 IB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온라인 백문백답 생중계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일반계 고등학교와 같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이 나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는 크게 구분짓지 않지만, 심화 과정을 통해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인문계열이 적성에 맞다면 국어, 영어, 역사, 과학, 수학, 연극 총 6개 수업 중 국어와 역사 등을 포함한 3과목, 자연계열이 맞다면 과학과 수학 등을 포함한 3과목을 심화로 선택하면 된다는 말이다. 

해외 대학 진학 등과 관련한 IB 점수에 대해서 이 교감은 “IB 점수는 내외부 평가로 이뤄진다. 내부 평가는 수행평가 개념이고 외부 평가는 수능 개념과 비슷한 것”이라며 “내부 30%, 외부 70%로 점수가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IB 점수는 6개 과목 각각 7점씩 총 42점과 지식론, 소논문,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3점을 더해 총점 45점으로 구성된다”며 “평균적으로 산출되는 IB 점수는 보통 28~30점 사이를 오간다”고 부연했다.

준비된 문답이 끝난 뒤 임영구 교장은 “국내 IB 과정은 비싼 수업료와 까다로운 입지를 거쳐 소수가 다니는 국제학교 위주”라며 “표선고는 제주지역 공립학교 처음으로 IB 과정을 인정받은 학교다. 국제학교 못지않은 세계적 수준으로 교육의 문을 활짝 열어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4차산업혁명 대전환 시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삶 속에서의 문제들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학생들이 배우는 IB 수업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수학 수행평가를 진행한 한 학생은 단순한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수학 공식을 활용해 교내 스프링클러의 설치 간격과 분사 속도를 2차방정식 그래프로 풀어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냈다고 소개했다.

또 농촌 지역 논밭에 드론을 활용해 농약을 분사할 때 어떤 높이와 지점에서 가장 효율적인지 수학적 개념과 공식으로 풀어내기도 했단다.

임 교장은 “학생들이 수업 주체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토론하고 동료와 협력하는 수업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교육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미래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정성으로 환영하겠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선택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다뤄진 IB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백문백답은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며 제주도교육청 유튜브(youtube.com/watch?v=nX_cVxzesTM)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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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온라인 백문백답 생중계에서 답변에 나선 임영구 표선고등학교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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