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人터뷰] 제주대 총장 2차 투표 김일환 54.5% ‘선두 수성’ 1순위
2강 구도 속 압승…김희철 ‘38.7%’, 박경린 ‘6.7%’

“제주대가 수많은 어려움 속에 놓여 있는데 지금까지 변화와 혁신에 너무 게을렀습니다. 그렇게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질책도 받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대학이 변신하지 않으면 우리 제주대의 미래는 없습니다.”

국립제주대학교를 이끌어갈 제11대 총장 선거에서 임용후보자 1순위로 선출된 김일환(59) 공과대학 전기공학과 교수는 대학의 주류를 바꾸고 변화와 혁신, 실현 가능한 공약을 바탕으로 진정한 대학발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25일 진행된 1차 투표에서 48.2%의 득표율로 선두를 차지하고 2차 투표에서 과반인 54.5%의 득표율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초반 승세를 끝까지 유지한 셈이다.

후보자 3명이 경합한 1, 2차 투표를 거친 김 교수는 마지막이 된 2차 투표에서 698표(교원 320표, 직원 175표, 조교 51표, 학생 152표)를 획득했다. 

구성원별로 차등화된 가중치를 적용해 환산한 결과, 최종 득표는 387표로 집계됐다. 2위 김희철 교수(가중치 적용 275표)를 112표 차로 따돌렸다. 

김희철 교수는 총 569표(교원 207표, 직원 203표, 조교 27표, 학생 132표), 박경린 교수는 총 116표(교원 35표, 직원 28표, 조교 14표, 학생 39표)를 얻었다.

김일환, 김희철 두 후보는 앞선 1차 투표에서도 각각 341(48.2%)표, 262(37%)표를 얻어 치열한 순위 다툼을 보였다. 

2차 투표에는 선거인 총 1507명 중 1383명(91.7%)이 참여했다. ▲교원 590명 중 562명 ▲직원 435명 중 406명 ▲조교 104명 중 92명 ▲학생 378명 중 323명이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앞서 진행된 1차 투표에서는 총선거인 1507명 중 1332명(88.3%)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제주의소리
국립제주대학교 제11대 총장 임용후보자 선거에서 54.5%의 득표율로 1순위에 선출된 김일환 공과대학 전기공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김 교수는 당선 결과 발표 후 [제주의소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령인구가 줄어든 데다 코로나 팬데믹이 유행하고, 등록금이 13년째 동결되는 등 대학 대내외적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과 연구, 산학, 지역사회 동반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임명장을 받은 뒤 구체적인 계획을 소상히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힘들 때 곁을 지켜주고 늘 응원해준 사랑하는 제주대 가족들과 많은 관심을 주신 도민분들께 감사하다. 그동안 제주대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해 온 후보님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함께 만드는 미래, 새로움을 향한 도약(Jump to New University)’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총장, 실천하고 책임지는 총장이 되겠다며 △미래가치 △창의 인재 △동반 성장 △행복한 대학을 핵심가치로 내걸었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 온라인 선거를 마친 소감을 묻자 “지금까지의 선거운동 패러다임과는 달랐다. SNS와 이메일 등을 통한 선거운동이 많았다”며 “학생 선거인단 비율도 높아졌고 유권자들도 예전과는 생각이 다른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친분을 강조하는 선거 방식에서 정책 대결과 후보자의 자질을 중점적으로 바라보는 유권자가 많아졌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옛날 방식의 선거가 많이 희석됐고, 앞으로도 정말 학교를 위해 진정으로 나설 수 있는, 학교를 이끌어갈 수 있는 후보만이 당선될 것 같다”고도 했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교수진 연구 사기 저하’ 문제를 꼽았다. 교수들의 연구 사기가 떨어져 지방거점국립대 중 국제저널에 실린 논문 수가 최하위라는 지적 때문이다. 제주대의 위상 추락을 막기 위해 이 부분을 우선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 기득권 중심의  학교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김 교수는 “언젠가 부터 대학내에 카르텔에 가까운 문화가 생겨났다. 이를 혁신해야만 조직이 역동성을 가질 수 있다. 학내에선 많은 구성원들로부터 학교가 두 개의 구조로 분리돼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육과 연구에 충실한 교수님들을 학교의 중심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 신성한 상아탑까지 정치화되지 않도록 대학의 분위기를 일대 쇄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가 내세운 제주대학교 비전. 출처=김일환 후보 발전계획서.
김 교수가 내세운 제주대학교 비전. 출처=김일환 후보 발전계획서.

더불어 △4차산업혁명 시대 맞춘 상호보완적 교육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형 교육 △토론식 교육 △자기주도적 교육 등을 강조하며 21세기가 요구하는 비판·창의적 사고와 협업·소통 능력을 갖춘 인재상에 맞춰 교육과정과 방법도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주대가 지역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도록 하고 학생들에게 민감한 부분인 취업률을 높이는 등 직원들과 학생들이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2017년 선거 당시부터 꾸준히 지역사회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4.3학과’ 개설과 관련해서는 “학내 구성원 모두의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에 제주대 단독으로 학과를 설립할 수 없는 문제가 있고 제주도의 아픈 역사인 4.3을 학과로 만들 것인지 지속가능한 정규 연구소를 만들어 다룰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교양과 미래 역량을 갖춘 창의 인재 양성 △지속 성장을 위한 연구 생태계 조성 △구성원 모두가 함께 누리는 행복 공동체 △미래형 스마트 캠퍼스 구축 △투명 행정과 열린 소통의 합리적 거버넌스 △제주와 상생하는 지역거점대학 △누구나 다니고 싶은 자랑스러운 대학 등 7대 목표를 내세웠다.

총장임용후보자로 선출된 김 교수는 교육부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청이 이뤄지면 대통령이 임명, 4년간 제주대를 이끌어가게 된다. 

제주대 제11대 총장추천위원회는 김일환 교수를 1순위, 김희철 교수를 2순위 후보자로 복수 추천할 예정이며, 임기는 2022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다.

중앙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 교수는 제주도 에너지위원회 위원장, 제주대 첨단기술연구소장, 제주테크노파크 원장, 제주도 공유화기금관리위원장, 제주대 공과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에는 산학 R&D 우수과제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제주대 전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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