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제주서 언론 간담회...“국민의힘 제주도당에 4.3특별법 건의하라고 지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제주를 떠나기 전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제주를 떠나기 전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누군가 윤석열 대선후보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며 “당 대표와 대선후보 간의 대화가 막힌 상황이라면 이번 대선은 가망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더불어 4.3 배·보상에 대해서는 원만한 처리 의지를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제주도당에 의견을 제안하라고 지시했다”고 피력했다.

3일 오전 11일 40분 열린 언론 간담회는 이준석 대표의 사실상 마지막 제주 일정이다. 이준석 대표가 제주에 온 이후, 윤석열 후보와의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난 상황이다. 

이준석 대표는 2일 4.3평화공원을 참배하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 가운데는 본인 사리사욕에 충실하는 분이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사람에 충성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오후에는 방송에 출현해 “당 대표는 대통령의 부하가 아니다”,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겠다”며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한 달간 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가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는데 캠프에서 어느 누구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고 후보가 내용 파악도 못했다면, 후보의 눈과 귀를 막은 사람은 대체 누구냐”고 물으며 “당내에서 그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후보 옆에 있는 사람이 정무적인 보좌를 해야 한다. 후보가 '나는 몰랐다'고 하면 국민에게 어떻게 비춰지겠나”라고 우려했다.

더불어 “당의 대선후보와 대표 간에 허심탄회한 대화 자체가 막혀있고, 외교 문서 날인 같은 사전 조율 방식으로 대화하면 이번 선거는 가망이 없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반응은 이준석 대표가 제주에 머무는 동안 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 일명 '윤핵관'으로부터 ‘사전 의제를 조율해야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만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제주를 떠나기 전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제주를 떠나기 전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제주를 떠나기 전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제주를 떠나기 전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후보가 영입한) 이수정 교수가 저에게 레디컬 페미니즘과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겠다는 식으로 말한다. 도대체 윤석열 후보 측 인사들이 얼마나 기고만장하면 하면 당대표에게 가르쳐주겠다고 하나. 기본적으로 누구를 가르친다는 시각이 농후하니 이런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의견을 제지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일명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이라는 사람을 제가 저격해서 그 사람을 내치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문제 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묵인하고 용인할 때, 윤핵관 같은 유형의 사람들이 발호하고 활개친다. 지금 윤핵관을 걷어내도 다른 누군가가 호가호위할 수 있기에 근본적으로 원인부터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윤핵관은 일순간에 사라질 수 있고, 그게 안되면 사람 하나를 저격해도 다른 윤핵관은 또 나올 것”이라며 후보 주변뿐만 아니라 후보 본인도 현재 국민의힘 갈등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후보와 만나기 전 핵심관계자와 의제를 조율할 생각은 없다. 후보가 저와 직접 만나자고 하면 내가 올라가겠다”면서 “우리 후보 주변에서 아주 잘못된 조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러 해석을 붙이면서 후보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후보 측근들의 문제점에 더 힘을 실었다.

한편, 윤석열 후보의 역사인식과 4.3 배·보상 관련해서는 “동백꽃을 다신 분들의 한을 풀어주겠다는 저의 입장에 윤석열 후보도 동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4.3 배·보상 문제는 기본적으로 과거 (4.3희생자 관련) 대법원 판결을 기준 삼아 시작해야 한다. 여러 가지 안을 고민하고 있는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당이 (중앙당에) 의견을 건의하라고 제가 정확하게 지시했다. 특별법 처리를 앞두고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제주를 떠나 울산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제주를 떠나기 전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제주를 떠나기 전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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