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강정평화네트워크(이하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항모 예산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규탄했다.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군과 방산업체와 미국의 충실한 대변인이었다. 급기야 국회 국방위에서 5억으로 대폭 삭감된 경항모 예산을 예결위에서 뒤집으려 했다. 청와대와 국방부 여당지도부들이 군사 작전 하듯 핫라인을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기본설계 착수금 62억4100만원, 함재기 자료와 기술지원 8억4800만원, 간접비 9900만원 등을 포함한 국방비 원안 경항모 예산 72억이 포함된 총 607조7000억원 규모의 수정예산안이 통과됐다. 백주대낮에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와 같은 시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한·미동맹과 관련해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듯 경항모는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에 운용될 것이 너무도 자명했다”면서 “그 패권적이고도 제국주의적인 군사주의의 발상이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험에 빠트릴까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국민의 힘도 마찬가지다. 너희 양당 기득권 세력들을 싹 갈아엎겠다”고 경고했다.


[전문]

해군,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정부는 역사의 심판을 받으라!

민중의 염원이 있었다. 촛불을 든 민중의 염원이 있었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민중의 염원으로 문재인은 대통령이 되고 더불어 민주당은 다수당이 되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적대적 관계의 종식과 단계적 군축이 합의되었다. 그러나 말 뿐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그 어는 정부보다도 많은 군비 증강을 이루었다. 2017년 정부 취임 이후 37%의 국방비가 증가하였다. 최첨단 무기들이 평화라는 이름 아래 도입되고 건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 민주당은 군과 방산업체와 미국의 충실한 대변인이었다. 급기야 국회 국방위에서 5억으로 대폭 삭감된 경항모 예산을 예결위에서 뒤집으려 하였다. 청와대와 국방부 여당지도부들이 군사 작전 하듯 핫라인을 움직였다. 결국 12월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기본설계 착수금 62억4100만원, 함재기 자료와 기술지원 8억4800만원, 간접비 9900만원 등을 포함한 국방비 원안 경항모 예산 72억이 포함된 총 607조7000억원 규모의 수정예산안이 통과되었다. 백주대낮에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와 같은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더불어 민주당 국방위원인 설훈 의원이 “한반도 좁은 전장에서 경항모가 불필요하고 예산의 낭비”라며 언론을 통해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가장 큰 자랑인 절차의 공정함과 정당성에 대한 신념을 하루 아침에 배신하고 다수당의 힘을 이용해 일사천리로 처리하였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권력을 휘둘렀다. 이것이 폭력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한·미동맹과 관련해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듯 경항모는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에 운용될 것이 너무도 자명했다. 기후 위기 대응과 민생복지로 가야할 돈이 민중의 세금을 낭비하고 평화를 위협할 것이었다. 그 자체 공격적인 경항모는 ‘무력의 위협이나 무력행사를 삼간다’는 유엔 헌장 2조 4항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들으라. 너희들은 뒤집기의 선수였다. 2018년 관함식 때 강정주민들이 총회에서 관함식 유치 반대 결정을 내리자 비서실 수석들이 와 주민들을 회유하고 끝내 관함식을 성사시켰다. 미핵항공모함을 비롯한 수십 척의 국내, 국제 군함들이 제주의 바다를 유린하게 했다. 제주해군기지를 평화의 거점으로 선포하더니 2020년에는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보내 군을 위한 이른바 ‘민군상생협약’을 성사시켰다.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의 절차적 오류들에 대한 그 모든 형식적인 사과는 더 많은 군비증강을 가져오기 위한 포석에 지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한 입으로는 평화를 이야기하고 또 다른 입으로는 첨단무기 도입을 이야기한다. 지긋지긋하다. 마지막까지 민중 속을 다 뒤집고 가는 구나. 

문재인 정부의 유일한 성과가 있다면 이제 모든 민중이 촛불 정부에 대한 환상을 산산이 깰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에게는 심판만 남았다. 해군과 방산업자들은 악귀처럼 날뛰고 있고 문재인 정부는 계속 그들을 위한 터를 깔아주었다. 민중의 고통은 아랑곳없다.

해군과 부석종은 들으라. 당신들이 말하는 스마트 해군은 학살을 위한 포장이며 해군의 권력 확장을 위한 용어임을 모르지 않는다. 이미 강정주민들을 짓밟았던 그 더러운 군화발들로 이제 강정천과 바다를 유린하고 바다의 생명들을 학살하고 먼 곳과 가까운 곳의 평화를 위협할 해군이 되어가고 있구나, 어쩌면 지금 너희는 예산 달성의 축배를 들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 패권적이고도 제국주의적인 군사주의의 발상이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험에 빠트릴까 심히 걱정된다. 군대가 없이도, 첨단화된 군사력이 없이도 평화를 유지하며 인간 안보를 통해 잘 사는 나라도 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더불어 민주당은 들으라. 너희는 뼛속까지 가진 자와 군과 미국의 편이다. 민중의 골을 빤 세금으로 건설업자와 방산업자와 군과 미국에 다 바치는 구나. 기후 위기를 대응한다며 나라 곳곳에 공항을 건설 못해 안달이 났고 제주 제2공항과 군산 새만금 신공항까지 다 예산을 편성하였구나. 미군을 위한 군사기지가 될 것을 알면서도 그랬구나. 하늘과 바다와 육지와 우주에 첨단 무기들과 위성들과 레이다를 설치하기 위해 안달이 났구나. 이제 너희가 갈 곳은 심판 밖에 없구나. 

우리 민중은 너희들을 다 갈아 엎으리라. 국민의 힘도 마찬가지. 너희 양당 기득권 세력들을 싹 갈아 엎으리라. 민중이 두렵지 않은 자들아. 우리 민중은 이미 생존을 위협당할 만큼 위협당했고 이제 기후 재앙의 벼랑 끝에 있는 지구를 껴안고 있다.
우리 민중에겐 서로가 있을 뿐이다. 잘 가라, 심판을 받으라. 문재인 정부,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 힘, 해군, 방산업자들. 우리는 너희가 필요 없다. 

2021, 12, 3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강정평화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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