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공유물류 플랫폼 명칭 공모 결과 논란...道 "내정된 명칭" 해명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내가 공모전에 제출한 아이디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면 쉽게 납득할 수 있으신가요?

A씨는 지난 9월 진행된 '제주형 공유물류 플랫폼 명칭 공모'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출했습니다.

'한데 모으다'라는 의미의 제주 방언인 '모당'이라는 단어를 활용해 제주의 것을 모아서 공동배송한다는 의미를 담아 '제주 모당'이라는 명칭으로 응모한 것인데요. 아쉽게도 A씨의 제안은 최종 선정작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이 공모전은 당초 최우수상 1명, 우수상 1명, 장려상 2명을 선정하려 했던 것을 장려상 대상자 4건만을 선정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제주도는 심사위원회 심사결과 최우수작과 우수작이 없었다는 설명을 덧붙였죠.

그렇게 끝난듯 했지만, A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하기에 이릅니다. 자신이 제안한 '모당'이라는 명칭으로 플랫폼 서비스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들은 것입니다. 공유물류 플랫폼 '모당'은 이달 20일까지 실증기간을 거쳐 보완사항과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제주도에 의견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뒤늦게 관련 소식을 들은 A씨는 제주도에 문의하는 과정에서 더 황당한 답변을 전해 듣습니다. 공모전이 실시되기 이전부터 사업자 측이 '모당'이라는 이름을 이미 내정해 놓았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제주도와 플랫폼 사업자 측은 뒤늦게 "공모전 이전인 8월21일 사업 공모 시 제안서에 '모당'을 플랫폼 명칭으로 제안해 용역사로 최종 선정됐다"고 안내를 해왔습니다. 혹시 몰라 '모당' 이외에 더 좋은 명칭이 있을까 싶어 공모를 했을 뿐이었다는 것입니다.

또 A씨가 제안한 '제주모당'과 실제 사용된 '모당'은 다른 단어라는 쉬이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도 폈습니다. 

답변을 받았지만 A씨는 여전히 석연치 않습니다. 그는 "내 입장에선 도용당한 것이지 않나. 이럴거면 처음부터 '모당'이라는 명칭을 배제해 공모했으면 제출할 일도 없지 않았겠나"라고 토로했습니다.

하다못해 예시로라도 '모당'이라는 단어를 알렸다면 중복 지원하는 일은 없었을테죠. 공모전 당시 주의사항에도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공모전 심사 과정에서라도 별도 안내가 됐더라면 이야기가 달랐을 겁니다. A씨는 "제주도가 자신들은 사전에 안내할 의무가 없다고 하더라. 다 끝난 사안인데 왜 수긍하지 못하냐고 되묻는데 어이가 없을 따름"이라고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플랫폼 명칭이 사전에 내정된 것은 아니었다. 좀 더 나은 명칭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공모 형식을 취했던 것인데, 실상 눈에 띄거나 사업과 매칭되는 명칭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용역 시행사에서 '모당'으로 하겠다고 제안 요청서를 준 시점이 공모가 시작되기 몇 달 전이었다"며 "저희 쪽에서는 공모 과정에서 특정 명칭을 내지 말라든지 안내할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고요.

안내가 미진했던 것이지 않냐는 질문까지 이어져서야 "응모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긴 하다"고 인정했습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