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공원 출발-북촌 너븐숭이 애기무덤 도착 도보 순례

제주4.3에 억울하게 희생된 어린 영혼을 추모하고 세계 모든 어린이의 평화를 바라는 도보 순례가 진행된다. 

제주4.3을 다룬 예술영화 폭낭의 아이들(감독 사유진) 제작팀과 투비(TOBE)는 오는 16일 세계 모든 어린이의 평화를 위한 ‘제2회 어린이평화순례길’을 연다.

이번 순례는 제주4.3 당시 어린이 희생자를 비롯해 전쟁과 학대, 기아로 숨진 전 세계 어린이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오전 9시부터 제주4.3평화공원 ‘평화의 숲’ 폭낭 아래에서 시작되는 순례는 세월호 제주기억관과 명도암, 와흘리, 감사공묘역, 돌하르방미술관, 북촌초등학교를 거쳐 북촌 너븐숭이 애기무덤에 도달한다. 

순례의 끝인 너븐숭이 애기무덤은 4.3 당시 희생된 아이들과 그 전에 병으로 안타깝게 숨을 거둔 아이들의 봉분이 있는 곳이다. 순례 과정에서 사유진 감독은 안무 ‘생명의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16일 진행된 ‘제1회 어린이평화순례길’에서는 제주4.3평화공원 각명비에 적힌 10살 미만 어린이 희생자 818명의 이름을 각각 천에 새겨 호명한 뒤 순례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제1회 어린이평화순례길 당시 순례팀은 4.3 당시 희생된 어린이들의 이름을 흰 천에 세겨 위패처럼 모신 뒤 북촌 너븐숭이 애기무덤까지 걷고 북촌리 희생자 유족회에 전달했다. 사진=사유진 감독.

이번 순례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중식과 여행자보험 가입 등 1만 원의 참가비가 있다.

사유진 감독은 “평화의 원형을 보려거든 아이들을 보라. 아이들은 정치도 이념도 없다. 있다면 어른들의 이데올로기 프레임만 있을 뿐”이라며 “순례의 생김새는 걷기이며 그 하는 일은 타인을 위한 기도와 기원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름도 없이 무명으로 희생당한 젖먹이부터 10살 어린이까지 무차별적인 희생을 맞이한 어린이 희생자들”이라면서 “세상에 나와 빛을 보기도 전에 무참히 살해당한 아이들 818명은 818개의 사건이며 그 자체가 제주 4·3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제작 중인 ‘폭낭의 아이들’은 제주4.3 당시 10살 이하 희생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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