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안장 故 송달선 하사…독립·호국·민주 통합형 국립묘지

제주시 충혼묘지 자리에 새롭게 조성된 국립제주호국원. 사진=국가보훈처.
제주시 충혼묘지 자리에 새롭게 조성된 국립제주호국원 현충탑. 사진=국가보훈처.

최남단 제주에서 나라를 지키고자 독립을 열망하는 태극기를 휘날리고 투혼을 발휘해 전장으로 뛰어드는 등 제주인의 긍지를 드높인 호국영령들을 모실 제주 첫 국립묘지가 문을 연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8일 오후 2시부터 기존 제주시 충혼묘지(노형동) 자리에 새롭게 지어진 국립제주호국원(노형동 산19-2)에서 ‘대한민국의 영웅, 한라에 오르다!’를 주제로 한 개원식을 거행한다. 

제주호국원은 기존 국립현충원 등 타 지역에 모셔진 영웅들을 고향으로 모셔옴과 동시에 지리적 여건에 따른 제주지역 보훈 가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조성됐다.

2019년 11월부터 시작된 공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제주호국원에는 6.25 한국전쟁 참전유공자뿐만 아니라 독립유공자 등 현충원 안장대상자, 민주유공자까지 모실 수 있게 됐다. 

총 사업비 505억 원이 투입돼 봉안묘와 봉안당 각 5000기 등 1만기를 안장할 수 있는 27만㎡ 규모로 조성된 제주호국원은 기존 제주시 충혼묘지를 포함해 9개의 묘역으로 구분된다. 

대형 강당이 마련된 현충관과 유족 편의시설을 갖춘 안내동, 개별 추모를 위한 제례실 8개와 5000기 규모 봉안당이 조성된 충혼당, 현충탑 등 시설도 마련됐다.

새롭게 모시게 되는 영령뿐만 아니라 제주지역 충혼묘지와 개인묘지 등 기존에 안장돼 있던 국가유공자 등의 유해도 호국원으로 이장할 수 있게 된다.

8일 문을 열게 되는 제주호국원의 1호 안장에는 한국전쟁 당시 강원도에서 장렬히 산화한 참전용사 故 송달선 하사가 선정됐다. 

1925년 5월 서귀포 대정읍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그해 9월 육군으로 입대, 1951년 국군 11사단 소속으로 전투에 임했다. 

거침없이 전장으로 뛰어든 고인은 그해 5월 동해안으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북한군과 벌인 설악산전투에서 전사한 뒤로 그 자리에서 잠들어 있다가 60여 년만인 2011년에 유해가 발굴됐다. 

이후 신원이 확인되지 않다가 최근에야 신원이 확인돼 71년 만에 고향 제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제주호국원 개원식에는 고인의 손녀인 송가을 씨가 ‘제주로 돌아오신 할아버지께’라는 제목의 편지를 통해 추모할 예정이다. 

이날 개원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와 각계 대표, 보훈단체장, 보훈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는 “앞으로도 국립묘지가 국가유공자의 마지막을 보다 품격 있게 예우하는 추모와 안식의 공간이자 국민과 미래 세대들이 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기억하고 본받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시 충혼묘지 자리에 새롭게 조성된 국립제주호국원. 사진=국가보훈처.
제주시 충혼묘지 자리에 새롭게 조성된 국립제주호국원 전경. 사진=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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