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업체 30곳에 예약대금 지급 못해 ‘폐쇄’...제주 관광객 500명 이상 예약 취소 피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을 상대로 렌터카 예약을 대행하는 업체가 돌연 폐업을 통보해 전국에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8일 제주시에 따르면 도내 렌터카 중개 플랫폼 업체인 A사가 영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미 예약을 마친 고객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A사와 거래 중인 도내 30여개 렌터카 업체가 6일을 기점으로 자동차 대여료 잔금 미지급에 따른 예약 취소를 고객들에게 통보하면서 불거졌다.

A사는 제주시에 국내여행업과 통신판매업 등록을 하고 도내 렌터카 업체에 고객을 중개하는 홈페이지를 운영해 왔다. 외부 렌터카 업체에 고객을 알선해 수수료 챙기는 방식이다. 

문제는 A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대여료를 렌터카 업체에 제때 지불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각 렌터카 업체는 잔금 미지급이 이어지자 이달 초부터 줄줄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관광객 B씨는 “연말 제주 관광을 위해 A사 홈페이지에서 렌터카를 37만원에 예약했다. 여행을 일주일 앞두고 갑자기 중개 사이트 폐업 문자가 왔다. 환불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A사는 이에 전체 공지 문자메시지를 통해 “운영이 어려워 모든 인원을 퇴직 처리해 고객 응대가 어렵다. 예약한 렌터카 업체를 대상으로 취소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안내했다.

현재 A사에 예약 후 환불을 받지 못한 피해자만 전국적으로 최소 500명에서 최대 7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A사는 보증보험을 통한 환불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제주시 역시 A사가 제주도관광협회를 통해 가입한 보증보험을 근거로 최대 2000만원의 보상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피해자가 많아 1인당 지급액이 1~2만원에 그칠 전망이다.

피해 신고가 이어지면서 제주경찰청도 사건을 인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사기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제주렌터카대여사업조합도 자체적으로 피해 규모 확인에 나섰다.

제주시 관계자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일단 A사에 홈페이지 폐쇄를 요청했다”며 “보증보험 지급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광협회 등에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정에서는 피해구제를 위한 추가 절차가 없어 개별적 민사소송 가능성도 있다”며 “구체적 피해 규모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