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대노조 제주공항지부는 10일 오전 11시 제주국제공항 3번 출입구 건너편에서 일방적인 주차요금징수 무인화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공공연대노조 제주공항지부는 10일 오전 11시 제주국제공항 3번 출입구 건너편에서 일방적인 주차요금징수 무인화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국제공항 주차요금징수 노동자들이 사측의 일방적인 요금징수 무인기 도입에 따라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공공연대노동조합 제주공항지부는 10일 오전 11시 제주국제공항 3번 출입구 건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국제공항의 주차요금 징수 일방적 무인화 추진을 반대한다”며 무인화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한국공항공사가 자회사 인력의 탄력적 운영을 위한 정원관리제도에 따라 주차징수 노동자들을 다른 직종으로 직무 변경하고 무인기를 암암리에 도입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인 남부공항서비스 주차징수 회사 관리자는 소속 노동자 18명이 속한 단체 SNS 채팅방에 글을 올려 직무 변경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공공연대노조가 지난 11월 4일 남부공항서비스와 한국공항공사에 공식 질의서를 보냈지만, 남부공항공사는 주차요금 징수 무인기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한국공항공사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회견에 앞서 주차요금 징수원으로 근무 중인 김효선 지회장은 “한 달 가까이 징수원들이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음에도 사측은 아무런 대화나 타협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어 “제주국제공항의 발전은 우리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 것을 부정하진 못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노동자 의견을 묻지 않고 협의 없는 막무가내식 직무 전환을 신청받는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또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항 주차장에 들어오는 수많은 차량을 소화하고 있다. 힘든 노동에도 직장이자 내 업무라고 생각해 불평 없이 묵묵히 일해왔다”며 “그런데도 무인화 도입을 통해 강제로 직무를 전환한다는 것은 인간 존엄의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공공연대노조 제주공항지부는 10일 오전 11시 제주국제공항 3번 출입구 건너편에서 일방적인 주차요금징수 무인화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공공연대노조 제주공항지부는 10일 오전 11시 제주국제공항 3번 출입구 건너편에서 일방적인 주차요금징수 무인화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공공연대노조 제주공항지부는 이어 회견문을 통해서도 “한국공항공사는 정부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을 발표하면서 직접 고용하지 않고 자회사 3개를 설립해 운영하는 꼼수를 썼다”며 “이는 교묘하게 정부 정책에 순응하는 척하며 노동자를 기만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공항에서는 주차징수 무인기 도입을 암암리에 진행하고 있다. 도입 계획이 없다고 했으나 직무 변경 신청을 받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며 “회사 입맛대로 노동자들을 배치할 수 있는 정원관리제도를 악용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피력했다.

또 “제주공항 요금징수 부스는 화물청사를 포함해 5개가 운영되며 일일 징수 요금만 평균 1000만 원이 넘는다”며 “경영상 문제도 없는데 오로지 비용 절감만을 위해 무인기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공항 일 평균 방문자가 8만~9만여 명에 이르고 주차장도 계속 만차 상태로 혼잡한 상태”라며 “주차 무인화까지 이뤄진다면 공항이용객 불편사항은 더 많아질 것이며 교통혼잡도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공항공사는 국가기관으로서 주차 무인화에 따라 직원을 줄이기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도민들에게 보장해야할 것”이라며 “노동자들에게 제주공항은 10년 넘게 일해온 삶의 터전인데 합의 없이 직종을 전환하라는 것은 허울뿐인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이라도 무인기 도입 계획을 철회하고 노동자와의 대화에 나서라. 정년을 보장하고 만약 정말 불가피하다면 정년퇴직자 자연감소에 맞춰 순차적으로 무인기를 들여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무엇보다 일방적인 무인기 도입 철회와 계획 공개가 우선이다. 주차징수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노조 협의기구 등을 통한 소통으로 협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사무실을 찾아 항의 서한문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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