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적인원 8711명 중 3099명만 참여, 과반 미달...3년째 공석인 채 존속

제주대학교 총여학생회가 36년만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제주대는 오는 12월 9일 총여학생회 존폐 여부를 묻는 총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의소리
지난 9일 제주대학교 총여학생회 존폐 여부를 묻는 총투표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 4대 학생자치기구 중 하나인 총여학생회 폐지에 관한 건이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제주대 총여학생회는 존속하게 된다. 다만 입후보자가 없어 여전히 '총여학생회장'은 내년에도 공석이 되게 됐다.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진행된 ‘제주대학교 총여학생회 폐지 및 총학생회칙 내 총여학생회 관련 규정 파기 결정의 건’ 총투표가 35.57%의 투표율로 부결됐다.

투표가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투표 대상인 제주대 재적인원 8711명 중 절반인 4350여 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했지만 3099명(35.57%)만 참여해 정족수 미달로 부결된 것이다. 

총여학생회 폐지는 코로나19로 인한 학내 활동 축소, 치열한 취업 경쟁 등 이유로 자치기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데다가 존재 이유를 묻는 학내 여론이 지속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논의가 시작돼왔다.

제주대학교 총운영위원회는 지난 9월28일 ‘2021학년도 총여학생회 폐지를 위한 학생 투표 상정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제출, 가결한 뒤 지난 11월23일 토론회를 열고 투표권자를 ‘2학기 재학 중인 전체 학생’으로 결정했다.

총운영위는 투표 방식에 대한 논의를 통해 총학생회칙에 의거 ‘재적인원 2분의 1 이상 출석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정했다.

하지만 이틀간 온라인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재적인원 2분의 1 이상 출석이 이뤄지지 않아 부결되면서 총여학생회는 그대로 남게 됐다.

제주대 총여학생회는 내년도 회장단 선출을 위한 선거에 입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3년 연속 공석에 처할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2022년 3월 보궐선거 때 후보자가 나타날 경우 선거를 치를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선거에도 총여학생회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운영되지 않았으며, 기존의 업무들은 총학생회가 대신했다. 총여학생회가 운영된 것은 지난 2019년 제35대 ‘다움’이 마지막이다.

현경준 제주대 물결 총학생회장은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다른 일부 대학의 경우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투표를 연장하기도 했지만, 제주대는 총여학생회 폐지가 최종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재적인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투표를 연장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총여학생회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해야할 시점에서 이 같은 안건이 상정돼 투표를 진행한 것”이라며 “투표에 대한 민주적 정당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 재적인원의 절반 이상을 정족수로 정해 투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총여학생회에 대한 생산적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총여학생회가 제주대 구성원들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어떤 역할을 해야할 지 전체 구성원들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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