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제주 더큰내일] (3) 한림읍 무호소반 김보람 씨, “일대일 멘토 창업에 가장 도움”

관광도시 제주에서 F&B(Food&Beverage) 분야는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많지만 실패도 많다. 경험과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창업 실패는 치명적이다. 제주의 지역혁신기관 제주더큰내일센터가 ‘요리조리 풀코스 식음료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비즈니스모델 점검, 마케팅·브랜딩, 레시피 개발 및 고도화, 세무·지식재산권 등 현실 맞춤형 과정을 운영한 이유다. 이 프로그램 참여자들을 통해 건강한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가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 글]
ⓒ제주의소리
제주 한림읍 문화길 5-12에서 오픈 준비중인 ‘무호소반‘. 김보람 대표의 ‘무호소반‘은 호랑이의 강인한 느낌처럼 묵직한 맛을 향한 다짐을 담은 상호명이다. 식당에 머무는 시간 동안만큼은 손님들이 음식을 즐기고 흥이 났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춤을 추는 호랑이’, ‘무호(舞虎)’와 밥상을 연상할 수 있는 ‘소반’을 엮었다. ⓒ제주의소리

평생 꿈꿔온 ‘나의 식당’이라는 목표는 5개월 만에 현실이 됐다.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제주도로 이주한 지는 갓 1년도 채 안 된 풋풋한 예비 사장님의 이야기다.

남편과 직접 인테리어에 손을 보태며 12월 말 제주 한림에 오픈을 앞두고 있는 ‘무호소반(예정)’에서 [제주의소리]와 만난 보람 씨는 내내 설렘 가득한 미소를 보였다.

보람 씨는 호텔 외식학과를 전공한 후, 서울에서 12년이 넘도록 메뉴 개발 부서에서 일했다. 주방 막내부터 시작해 브랜드 개발까지 차근차근 경력을 쌓으며 ‘언젠가는 창업을 하겠지’ 막연히 꿈꿔왔다. 그러던 중 제주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3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 올해 초 제주로 내려오게 됐다.

그는 “식당을 열기 위해서는 메뉴도 중요하지만 서비스도 접목해야 하니 혼자서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제주에 자리 잡은 남편을 따라 내려오게 됐고, 서비스 업무를 주로 해왔던 남편과 함께 창업을 해보자고 계획하던 중에 눈에 띈 게 제주더큰내일센터의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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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더큰내일센터의 ‘요리조리 풀코스 식음료 창업지원 프로그램’에서 김보람 씨가  외식업 전문가 분들께 시제품의 맛을 평가 받고 있는 모습. ⓒ제주의소리

제주더큰내일센터의 ‘요리조리 풀코스 식음료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식음료(F&B) 분야에 도전한 청년층에게 비즈니스 모델링부터 레시피 개발, 브랜딩 등 창업 전반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멘토링과 실무교육 등을 지원한 사업이다.

그는 “사실 창업이 구체화된 건 제주에서 진행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지원하면서였다. 접수 후 면접까지 봤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며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오히려 잘된 일이다. 더큰내일센터에서 실전에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창업에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고, 막연히 체득해왔던 실무를 제대로 머릿속에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보람 씨의 식당 이름은 ‘무호소반’이다. 한식의 대표성을 보여주기 위해 호랑이를 떠올렸고, 호랑이의 강인한 느낌처럼 묵직한 맛을 향한 다짐을 담았다. 또 식당에 머무는 시간 동안만큼은 손님들이 즐기고 흥이 났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춤을 추는 호랑이’, ‘무호(舞虎)’와 밥상을 연상할 수 있는 ‘소반’을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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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호소반에서 준비 중인 대표 메뉴 ‘무궁화소반’(시제품). 숯불에 구운 흑돼지 떡갈비와 동치미 국수, 제주산 고사리 장아찌 등 제주 식재료의 깊은 본연의 맛과 정성을 담은 정갈한 한식 한 상이다.ⓒ제주의소리

무호소반의 대표 메뉴는 숯불에 구운 흑돼지 떡갈비와 수제 동치미 국수가 함께 나가는 소반상이다. 제주산 고사리장아찌 등 밑반찬까지 제주의 맛을 담은 한 상을 고심했다. 남녀노소 좋아하는 떡갈비로 메뉴 고민을 덜고, 코로나19로 개인위생이 중요시되다 보니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정갈한 소반을 떠올리게 됐다.

보람 씨는 “교육이 끝난 후, 바로 창업에 돌입해도 실전에서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컨설팅, 마케팅, 외식업 분야 등 다양하게 구성된 멘토 분을 선택해 일대일로 더 필요한 부분을 멘토링 받을 수 있어서 지금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에 뛰어들어 제주도의 식재료와 타깃, 솔루션을 찾는 데 열정을 다했던 그의 뒤에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든든한 외식업 선배들의 살이 담긴 경험담과 ‘피 터지게 열심히 해야 그나마 먹고살 수 있다’는 조언이 있었다. 그는 직접 강사의 매장을 찾아가보고, 음식을 먹어보고, 본인이 개발한 음식의 평을 받기를 반복하며 안개 속 수많은 질문들의 답을 찾아갔다.

오픈 준비로 아직 정신도 없고 긴장될 텐데도,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보람 씨의 눈빛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단기적으로는 12월 말 오픈까지 열심히 준비해서 ‘한림맛집’으로 자리를 잡고, 장기적으로는 무호소반에서 가지를 뻗어나가 인터넷으로도 판로를 넓히고 싶어요. 주문량이 늘어나면 공장도 세워서 돌리고요. 기본에 충실한 맛과 서비스로 ‘한림의 랜드마크’가 되어보겠습니다!”

*이 기사는 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경제통상진흥원의 취재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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