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바꾸는 힘! 독자의 소중한 목소리 2022년 임인년도 '함께'

제주의소리는 그동안 독자와 함께 만드는 [독자의소리] 코너를 통해 '결과물로서의 뉴스'가 아닌, '과정으로서의 뉴스'를 만들어 왔습니다.  

저널리즘의 사회적 가치 실현과 확산 과정에는 반드시 독자가 있습니다. 독자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제보는 올해도 독립언론 [제주의소리]에 큰 힘이 됐습니다.

2021년 올해는 1월2일자부터 12월24일자에 이르기까지 총 44건의 [독자의소리] 기사가 실렸습니다.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 사례, 환경·문화재 훼손 행위, 인간으로부터 버려진 반려견들이 야생 들개로 변해 다시 가축을 습격하는 현장, 흙탕물이 된 수돗물, 전기차 충전요금 과다청구 문제, 한전 지중화 공사장 안전시설 미흡에 의한 차량 추락사고 등 그 사례도 다양했습니다. 

44건의 [독자의소리] 보도 외에도 훨씬 더 많은 제보가 있었으나, 제보 내용의 공익적 가치를 판단한 결과 매주 1건 정도의 [독자의소리] 보도가 이어진 셈입니다.  

올해 [독자의소리]로 인해 경각심을 일깨우거나 시정 또는 제도개선의 계기를 마련한 의미있던 제보 내용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9월8일자 [독자의소리] 노루·망아지까지 ‘한라산 들개의 역습’...“방치 시 인간도 위험” 기사에 실린 독자 제공 사진. 인간의 이기심에 버려진 반려견들이 야생화되면서 한라산 일대의 들개떼로 변해 가축을 습격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들개의 습격을 받은 망아지가 등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망아지는 들개 습격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다.  

 

사회적거리두기 강화로 눈썰매장 이용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중산간 곳곳에서 한라산 국립공원 지구나 목장 사유지를 무단출입하며 눈썰매를 즐겼다. 

  코로나 거리두기 ‘남일’…한라산 눈썰매·설경 인파 ‘눈총’

2021년 벽두인 1월2일, 제주에는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당시는 제주도가 ‘제주형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와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대책’ 등을 발표하고,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함께 ‘눈썰매장 등 겨울스포츠시설 집합금지’ 조치 등을 내린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한라산 설경을 보기 위해 1100도로나 중산간 산록도로 등 곳곳이 마비될 정도로 거리두기가 실종된 인파들로 눈총을 샀습니다.

산록도로 주변의 중산간 일대 출입금지 구역에서 썰매를 타며 비뚤어진 추억쌓기를 즐기는 인파들도 독자제보가 이어지면서 당일 경찰의 현장 단속강화와 계도 조치가 이어졌습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내 공공임대주택 ‘JDC제주첨단리슈빌’ 입주자 추첨이 잘못됐다는 독자제보로, 결국 전산오류에 의한 잘못된 추첨임이 밝혀져 재추첨이 이뤄졌다.  

  “문제없다”→“직원 실수” 공공임대주택 추첨 과정의 전산오류

올해 2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내 공공임대주택 ‘JDC제주첨단리슈빌’에 대한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당첨자와 예비입주자 명단에 1990년대 출생자가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 특성상 각 신청자 특성에 맞게 1~3순위 등으로 점수가 책정됩니다. 

정말 우연에 우연을 거듭해 90년대생의 당첨자가 없을 수도 있었겠지만, [제주의소리]는 팩트체크에 나섰습니다. 

취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JDC 측은 ‘이상없다’고 답변했지만, 결국 며칠 뒤 첨단리슈빌 추첨 과정에서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가점·배점 없이 추첨해 일반공급해야 하는데, 전산시스템의 오류로 가점이 적용돼 가점을 받은 사람들 위주로 당첨자가 결정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결국 JDC 측은 “직원의 실수”라면서 사과했고, 재추첨이 이뤄졌습니다. 

오수가 흘러나오는 제주시 화북천 우수관 모습. ⓒ제주의소리
오수가 흘러나오는 제주시 화북천 우수관 모습. ⓒ제주의소리

  악취 가득 화북천...월류수 논란에 감사위까지

2021년 9월 자신을 화북동 주민이라고 밝힌 독자의 급한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비가 온 뒤 제주시 화북중계펌프장 바로 아래 화북천 하류와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설치된 우수관에서 오수가 흘러나온다는 독자의 목소리였습니다. 

[제주의소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우수관에서 비릿한 냄새가 났고, 거품 낀 혼탁한 물이 흘렀습니다. 기름도 둥둥 떠 있었고, 긴 막대기를 물 속에 넣자 슬러지가 나왔습니다.  

빗물을 배수하는 우수관에서 목격된 물은 ‘빗물’로 보기가 어려웠는데, 이는 [제주의소리]가 꾸준히 다뤘던 제주 오수 처리 문제의 연장선입니다.  

하수관로는 크게 ‘합류식’과 ‘분류식’으로 나뉩니다. 합류식은 집중호우때 침수를 예방하는 목적이 큰데, 오수와 우수가 한데 뒤섞이게 됩니다. 비가 많이 오면 우수가 대량으로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돼 하수처리장 포화 문제를 야기합니다. 

분류식은 오수와 우수를 철저히 나누는 방식입니다. 다만, 오접과 파손 등 문제가 있습니다. 

제주의 하수관로는 합류식과 분류식이 혼용되고 있으며, 오수관과 우수관이 서로 연결된 오접도 많습니다. 또 시설 노후화 등으로 환경오염과 하수처리량 포화 등 각종 문제를 떠안고 있습니다. 

화북천의 문제도 같았죠. 독자의 목소리에 따라 [제주의소리] 현장 취재가 이뤄진 뒤 화북천의 문제는 도민사회 중요 이슈가 됐습니다. 

시민사회는 올해 8월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추진한 ‘화북중계펌프장 하수관거 정비공사’의 사업목적 달성 여부에 대해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감사위는 하수관로 상태점검과 개성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한 기술진단 없이 운영·관리됐고, 화북동에서 추진된 4건의 하수관거 정비사업에 대한 하자검사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이에 따라 곤을동 주민들과 시민사회는 제주도정의 사과와 함께 관련 시설 즉각 철거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쏟아진 흙탕물. 샤워기 필터가 누렇게 변하고, 미세플라스틱 등이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수도에서 흙탕물 쏟아져

올해 11월4일 제주시 노형동 한 다세대 주택 수도에서 흙탕물이 쏟아져 나온다는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샤워기에 설치된 필터가 갈색으로 변했고,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나왔습니다. 화장실과 싱크대 등에서도 흙탕물과 미세플라스틱은 계속 나왔습니다. 

[제주의소리]의 취재 결과 행정당국에서 제주시 노형동 한라수목원 인근에서 상수도 이설 작업을 진행하다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축 건물 공사과정에서 상수도관이 사유지를 가로지르는 사실이 확인돼 공유지로 옮기는 공사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흙 등이 상수도관으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자 상하수도본부는 상수도관로에 쌓인 이물질을 빼내는 이토작업을 진행하고, 피해를 입은 노형동 일대 182세대를 대상으로 삼다수 4800리터를 지원했습니다. 

또 독자의 생생한 제보로, 한라산 탐라계곡 하상정비공사 현장에서 토사 붕괴와 식생 파괴가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매뉴얼 없는 공사 반복으로 무분별하게 식생이 훼손되는 문제를 지적했고, 제주도의회의 현장방문까지 이뤄지며 대안 찾기에 나섰습니다. 

이밖에도 올해 44건의 [독자의소리] 기사에선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린 사회적 거리두기 실종 사례나 방역수칙 위반사례, 금어기를 인지 못한 이주민(정착주민)의 마을어장 뿔소라 채취 행위, 전기차 충전요금 과다 청구 문제, 한전 지중화 공사장 안전시설 미흡으로 인한 차량 추락사고 등도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또한 자연문화재로 세계유산본부가 관리하고 있는 서귀포 외돌개에서 암벽 등반 행위,  겨울철 한라산에서 지정 탐방로를 벗어나 얼어붙은 사라오름 산정호수 안으로 불법 출입하는 청개구리 등산객들, 교육부 편찬한 초등 ‘사회과부도’에 3.1운동과 국내 독립·민주화운동지역에 제주도의 독립운동 사례들이 모두 빠진 사실 등도 공론화시켰습니다. 모두 독자의 제보가 소중한 뉴스로 이어진 사례들입니다. 

저널리즘의 사회적 가치 실현과 확산 과정에는 반드시 독자가 있습니다. '결과물로서의 뉴스'가 아닌, '과정으로서의 뉴스'를 만들기 위해 독립언론 [제주의소리]는 늘 독자 제보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가치 있는 독자 제보를 '귀퉁이 뉴스'로 다루지 않고, 유의미한 독자 제보를 건강한 뉴스콘텐츠로 생산하는데 앞으로도 진력을 쏟겠습니다. 2022년 임인년에도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한라산 탐라계곡 공사 과정에서 낙석 붕괴가 이뤄진 모습.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독자가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바리메오름 탐방로에서 마주친 야생 멧돼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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