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가 30일 단독 보도한 [출생신고 않고 20여년 ‘제주 그림자 세자매’ 25·23·16살] 기사가 보도된 이후 경찰과 제주시가 후속 조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세 자매가 어머니의 처벌 여부를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은 자녀들의 아버지인 A씨의 사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어머니 B씨는 A씨의 사망신고를 하면서 자녀들의 출생신고를 주민센터에 문의했고, 이 과정에서 사실이 드러났다.

3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출생신고가 안 된 세 자매는 아동복지법상 교육적 방임 혐의로 입건된 어머니 B씨에 대한 처벌로 어머니가 잘못될까 불안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들은 얼마 전 아버지 A씨가 돌아가신 충격이 채 가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적 관심이 쏟아지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어머니를 감싸는 모습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자녀 세 명 중 두 명은 이미 성인(25세, 23세)이며, 막내는 16세로 아직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부모에 의한 신체적, 정신적 학대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들 가족의 친척들의 경우 자매들이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나 교육 등의 경우 B씨는 초기 진술과 같이 아이들이 병원에 갈 일이 없었던 데다 아프다 하더라도 간단한 감기 정도였다는 취지로 말했다. 

교육의 경우 B씨는 평소 세 자매의 교육을 위해 EBS나 인터넷 강의를 통해 집에서 학습을 시켰으며, 도내 학원에도 아이들을 보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그림자 같은 삶을 살아온 세 자매는 다행히 밝고 명랑한 상태로 건강하게 자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어머니 B씨는 주민센터 사회복지사와의 최초 면담에서 "세자녀 모두 집에서 출산했고, 출산 후 몸이 안좋아서 출생신고를 바로 하지 못했다"며 "나중에는 출생신고 절차도 복잡해서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때문에 경찰은 세 자매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기초 조사 결과 종교나 정신 등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찰은 어머니 B씨와 세 자매를 분리하지 않을 계획이다. 더불어 경찰과 제주시, 교육청 등은 세 자매 가족을 위해 다각도의 지원책을 마련키로 했다. 

오는 4일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시 희망복지지원단, 주민센터, 제주시교육지원청 등 기관은 경제·심리·교육·의료 등 지원을 위한 통합솔루션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사안은 조사 중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세 자매가 어머니 B씨의 자녀임을 확인, 출생신고와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조사와 더불어 이들 가족을 보호·지원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