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세 자매 DNA 일치"…가정법원 거쳐 주민등록번호 부여 예정

제주에서 20여년 동안 출생신고 없이 그림자처럼 살아온 세자매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세자매의 나이는 각각 25살 23살 16살로 확인됐다. 위 이미지는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 그래픽 이미지 = 최윤정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에서 20여년 동안 출생신고 없이 그림자처럼 살아온 세 자매가 어머니와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돼 출생신고를 거쳐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됐다. / 그래픽 이미지 = 최윤정 기자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의소리 단독 보도 이후 세상에 알려진 [출생신고 않고 20여년 ‘제주 그림자 세자매’ 25·23·16살] 기사 관련 세 자매가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5일 제주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세 자매와 어머니는 출생신고를 위해 받은 DNA 검사 결과 99% 일치한다는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 결과가 확인됐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은 자녀들의 아버지인 A씨의 사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어머니 B씨는 A씨의 사망신고를 하면서 자녀들의 출생신고를 주민센터에 문의했고, 이 과정에서 사실이 드러났다.

이처럼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던 세 자매는 가정법원 재판을 통해 세 자매가 어머니 B씨의 자녀임을 확인, 출생신고와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제주시는 임시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기 위해 성인 자녀 2명에 대한 지문을 채취하고, 3개월간 생활비를 지원하는 긴급지원제도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행정과 경찰을 비롯한 각 기관은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한 다각도 논의에 나섰다. 

지난 4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제주시청, 제주시가족센터, 제주시교육지원청,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기관과 위기가정 보호 지원을 위한 통합솔루션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를 통해 5개 기관은 경제·심리·교육 등 맞춤형 지원을 위한 논의를 거쳐 △긴급생계비지원 △법률지원 △아동 학습지원 △피해 아동 대상 심리상담 등을 돕기로 했다. 

제주동부경찰서발전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7일 제민신협과 맺은 ‘눈길, 손길, 발길 꿈꾸는 동행 장학사업’ 업무협약을 통해 세 자매 중 막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세 자매는 부모에 의한 신체적, 정신적 학대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들 가족의 친척들 역시 자매들이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세 자매의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정확한 이유에 대해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기초 조사 결과 종교나 정신 등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 자매의 의료 문제 관련 B씨는 아이들이 병원에 갈 일이 없었던 데다 아프다 하더라도 간단한 감기 정도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교육은 평소 EBS나 인터넷 강의를 통해 집에서 학습을 시켰으며, 도내 학원에도 아이들을 보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그림자 같은 삶을 살아온 세 자매는 다행히 밝고 명랑한 상태로 건강하게 자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출생신고가 안 된 세 자매는 아동복지법상 교육적 방임 혐의로 입건된 어머니 B씨에 대한 처벌로 어머니가 잘못될까 불안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어머니를 감싸는 등 처벌을 원치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동부경찰서 관내 어려운 아동가정에 대한 수시 통합솔루션을 개최해 종합적이고 꼼꼼한 지원으로 해당 가족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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