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쓰레기의 반격, 위기의 제주] ⑤대형폐기물 2021년 제주시만 하루 6.6톤 발생

인간이 입고, 자고, 먹는 모든 순간 쓰레기가 발생한다.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쓰레기는 완전히 없앨 수 없다. 태우거나 땅에 묻는 방법밖에 없다. 제주는 섬이기에 더욱 그렇다. 정주 인구와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로 제주섬은 최근 10년 사이 쓰레기 발생량이 급증했다. 기존 매립장은 포화돼 압축 쓰레기가 쌓이고 노후화 된 소각장은 줄줄이 폐쇄를 앞두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는 해마다 처리 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발생 대비 처리량을 줄이기 위한 재활용 비율은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고 해양쓰레기와 하수슬러지는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됐다. 소위 '쓰레기의 반격'이다. [제주의소리]는 2022년 신년특집으로 제주의 쓰레기 발생과 처리 현주소를 순차적으로 톺아본다. / 편집자 주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인근 대형폐기물 처리시설에 해제 작업을 앞둔 매트리스가 쌓여 있다. 사진 속 ‘포켓 스프링’ 매트리스는 스프링 1개당 부직포를 일일이 제거해야 한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인근 대형폐기물 처리시설에 해체 작업을 앞둔 매트리스가 쌓여 있다. 사진 속 ‘포켓 스프링’ 매트리스는 스프링 1개당 부직포를 일일이 제거해야 한다. ⓒ제주의소리

2018년 5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침대 매트리스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적으로 논란이 일었다.

라돈은 토양이나 암석 등에서 라듐이 핵분열할 때 발생하는 가스다. 색상과 냄새가 없어 일상생활에서 이를 인지하기 어렵다.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폐암, 위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제주를 포함해 전국에서 수거된 라돈 침대는 11만4000여개에 이른다. 수거는 했지만 분리수거 등 처리가 어려워 업체마다 물량을 쌓아두는 실정이다.

이처럼 대형폐기물은 수거와 함께 항상 분해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재활용이 가능한 고철과 플라스틱 등은 걸러내고 소각과 매립 대상도 구분해야 한다.

제주의 경우 대형폐기물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전용 홈페이지에서 신청 후 배출 품목과 규격에 맞게 수수료를 결제해야 한다. 신고필증을 폐기물에 부착하면 차량이 수거에 나선다.

도내에서 발생한 침대와 냉장고 등 폐기물은 수거차량을 통해 대형폐기물 집하 시설로 향한다. 제주시의 경우 봉개동 매립장 인근의 대형폐기물 전용 처리시설에 쓰레기가 집결한다.

제주는 대형폐기물 배출시 배출 품목과 규격에 맞게 수수료를 내야 한다. 신고필증을 폐기물에 부착하면 행정시에서 수거에 나선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는 대형폐기물 배출시 배출 품목과 규격에 맞게 수수료를 내야 한다. 신고필증을 폐기물에 부착하면 행정시에서 수거에 나선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신고필증을 부착해 수거된 대형폐기물 중 전자제품은 민간업체가 재차 수거한다.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제품은 판매자가 처리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신고필증을 부착해 수거된 대형폐기물 중 전자제품은 민간업체가 재차 수거한다.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제품은 판매자가 처리해야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인근 대형폐기물 처리시설에 해체 작업을 앞둔 매트리스가 쌓여 있다. 사진 속 ‘포켓 스프링’ 매트리스는 스프링 1개당 감싸 있는 부직포를 일일이 제거해야 한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인근 대형폐기물 처리시설에 해체 작업을 앞둔 매트리스가 쌓여 있다. 사진 속 ‘포켓 스프링’ 매트리스는 스프링 1개당 감싸 있는 부직포를 일일이 제거해야 한다. ⓒ제주의소리

이 곳에서 처리하는 물량은 2019년 하루 4.8톤에서 2020년 6.0톤으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에는 6.6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 가전제품은 현장에서 1차 분리 후 계약을 맺은 민간업체가 가져간다. 전기·전자제품 판매업자는 환경성보장제도에 따라 제품을 의무적으로 회수해야 한다.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수 대상에 포함된 냉장고와 세탁기 등 50종은 판매업자가 직접 회수하거나 공제조합에 가입해 회수 의무를 대행해야 한다.

반면 침대와 소파, 의자 등 가구류는 회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지자체에서 폐기해야 한다. 이 중에서도 매트리스는 골칫거리다. 더욱이 제주는 인구 대비 매트리스 수거량이 유독 많다.

송영훈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 관리팀장은 “제주는 숙박업소가 많아 매트리스 발생량도 상대적으로 많은 것 같다”며 “신구간에는 평소보다 수거량이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봉개동 매립장 내 대형 폐기물 전용 처리시설에서는 2인 1조로 매트리스를 수작업으로 일일이 해체하고 있다. 각종 악취와 먼지를 참아가며 외피와 부직포, 스프링을 모두 분해해야 한다.

‘보넬 스프링’ 방식의 매트리스는 부직포를 제거하고 스프링을 재차 분리해야 한다. 매트리스 1개를 완전히 분해하는데 30분이 걸린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보넬 스프링’ 방식의 매트리스는 부직포를 제거하고 스프링을 재차 분리해야 한다. 매트리스 1개를 완전히 분해하는데 30분이 걸린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보넬 스프링’ 방식의 매트리스는 부직포를 제거하면 스프링 전체가 연결돼 있어 고철로 쓰레기가 분류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보넬 스프링’ 방식의 매트리스는 부직포를 제거하면 스프링 전체가 연결돼 있어 고철로 쓰레기가 재분류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인근 대형폐기물 처리시설에 쌓여 있는 폐기물. 대형 파쇄기를 통해 소각용 제품을 분류하고 있다. 이 페기물은 모두 소각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인근 대형폐기물 처리시설에 쌓여 있는 폐기물. 대형 파쇄기를 통해 소각용 제품을 분류하고 있다. 이 페기물은 모두 소각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기존 ‘보넬 스프링’ 방식의 매트리스는 부직포를 제거하면 스프링 전체가 연결돼 있어 해체 속도가 빨랐다. 반면 최근에는 스프링이 독립형인 ‘포켓 스프링’이 등장해 골칫거리가 됐다.

포켓 스프링은 부직포로 스프링 1개마다 감싼 구조로 돼 있다. 분해를 위해서는 칼로 부직포를 하나씩 제거하고 스프링도 별도로 분해해서 모아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작업자는 “매트리스 1개를 완전히 분해하는데 30분이 꼬박 걸린다”며 “많을 때는 하루 80~90개의 매트리스가 한꺼번에 밀려 들어올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소파와 의자 등도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 또 다른 작업자들은 가죽과 부직포 등을 걷어내고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과 고철은 별도로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은 컨베이어 넣어 분쇄 작업을 거친다. 현장에서는 선별기를 통과한 쓰레기가 3층 높이의 건물 한쪽 모서리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이는 모두 소각 대상이다.

제주도는 늘어나는 대형 폐기물을 처리하고 재활용비율을 높이기 위해 현재 조성 중인 제주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 내 전용 설비인 ‘대형재활용품처리동’ 구축을 추진 중이다.

자동선별기를 갖춘 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가 들어서면 2023년 상반기부터는 하루 최대 10톤의 대형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대형폐기물 분해 후 재분류된 재활용 철재가 쌓여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대형폐기물 분해 후 재분류된 재활용 철재가 쌓여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인근 대형폐기물 처리시설에 쌓여 있는 폐기물. 소파와 의자는 모두 분해돼 소각용과 재활용으로 재분류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인근 대형폐기물 처리시설에 쌓여 있는 폐기물. 소파와 의자는 모두 분해돼 소각용과 재활용으로 재분류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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