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순천대 인문학술원, 21일 합동 학술대회 개최

이데올로기의 대립 아래 국가폭력에 의해 수많은 민간인이 무차별적으로 끔찍하게 희생당한 ‘쌍둥이’ 사건, 제주4.3과 여수·순천10.19가 연대하는 논의의 장이 열린다.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원장 전영준)은 순천대학교 인문학술원과 함께 오는 21일 오후 1시 제주대 인문대학 2호관 현석재에서 ‘제주4.3과 여순10.19 저항의 기억과 연대’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여순10.19는 대한민국 현대사 최대 비극이라는 제주4.3 발생 이후 국가가 토벌을 위해 여수 신월동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14연대에 출동을 명령하면서 시작됐다.

제주4.3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무력 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약 3만명에 달하는 제주도민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동포의 울부짖음을 외면할 수 없었던 여수 14연대 소속 일부 군인들은 출동 명령을 거부, 친일파 처단, 조국통일 등을 내걸고 봉기를 일으켰고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국가는 민간인 다수를 희생시켰다.

14연대가 점령했던 여수와 순천, 벌교, 고흥, 광양 등 전남 지역 일대는 정부가 설치한 ‘반란군토벌전투사령부’의 진압 아래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점령지역 주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끌려나와 ‘손가락 총’에 지목, 총탄에 죽어 나가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여순10.19는 봉기가 시작된 1948년 10월 19일부터 지리산 입산 금지 조처가 해제된 1955년 4월 1일까지로 1949년 전남도 조사에 따르면 희생자는 약 1만 1100명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제주4.3과 여순10.19의 연대를 위해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과 순천대 인문학술원은 첫 번째 연합학술대회를 함께 마련했다. 

1부는 ‘여순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론화·조직화에 대한 소고’를 주제로 박종길 여수지역사회연구소 부소장이 발표에 나선다. 토론은 김창후 전 제주4.3연구소장이 나선다.

이어 임송자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교수의 ‘4·3사건 진압과정과 선무공작의 전개양상’과 고성만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의 ‘4·3과거 청산은 ‘다른지역 과거사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을까?’ 발표가 이어진다. 

2부에서는 △‘국가폭력과 트라우마’ 김석웅 광주심리건강연구소장 △‘제주4·3 관련 구술조사의 현황과 과제’ 염현주 제주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고등학교 ‘국사’의 여순사건 서술의 변천 과정’ 유상수 순천대 인문학술원 교수가 주제발표를 진행한다.

두 차례에 걸친 주제 발표가 끝난 뒤엔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를 좌장으로 두고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토론은 페이스북 라이브와 줌(ZOOM)을 통해서 참여할 수 있다. 

행사 다음 날인 22일에는 많은 민간인이 희생당한 제주시 북촌리 일대와 4.3평화공원 등을 방문하는 현장 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탐라문화연구원은 “여순 10·19의 발단과 제주 4·3이 긴밀한 관계에 있는 만큼 두 대학의 연합 및 교류는 연구를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현대사의 비극을 풀어낼 연결고리라는 점에서 함께 연구하고 올바른 시각의 역사를 견지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의 =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 064-754-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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