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이 제주도 하천정비 관련 정책보고서 ‘제주도 하천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모색’을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하천 조사결과를 토대로 홍수피해 저감 명목으로 파괴된 하천정비 실태를 조명하고 치수와 생태를 모두 고려한 제주형 하천정비의 전환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목차는 ▲제주의 하천 ▲제주 하천정비사업의 현황과 문제점 ▲대안의 모색 ▲부록 등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목차인 ‘제주의 하천’의 경우 △제주의 하천, 사진으로 읽다 △제주의 하천, 건천이란 무엇인가? △평가 절하돼온 제주 하천의 가치 등으로 집필됐다. ‘제주 하천정비사업의 현황과 문제점’에서는 제주도 하천정비사업의 문제점을 꼬집고 최근 제주도 하천정비사업 실태를 고발한다. 

‘대안의 모색’에서는 △하천의 자연성을 위한 제주도 하천정비에 대한 제언 △제주도 하천관리에 대한 정책 제언 △왜 자연과 공존하는 도시공간과 그린웨이가 필요한가? 등 내용이 수록됐다. 

부록에서는 제주도내 하천 현황과 하천정비 현황, 최근 5년간 제주도 하천정비사업 현황 등을 톺아볼 수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의 하천은 도외 지역과 달리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기암괴석과 거대한 소(沼), 하천변의 울창한 숲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한라산을 기점으로 143개 하천이 북쪽과 남쪽으로 달려나가는 형태를 한 제주의 하천은 생태 혈관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며 제주도 자연 생태계 중 유일하게 단절되지 않고 고도별로 식물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하천을 중심으로 수많은 생물이 삶을 이어가고 있다며 건천이 대부분이지만 도내 하천에는 약 40여 종의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어류뿐만 아니라 양서파충류, 수서곤충이 사는 공간이며, 이들을 먹이로 다양한 종류의 새들과 노루, 오소리 등 포유류가 물을 마시러 오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라는 설명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제주의 하천은 복개, 하천정비, 도로 및 주차장 건설, 하수유입, 골재채취 등으로 수난을 당해왔다”며 “특히 하천정비 과정에서 제주도 하천의 원형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천정비를 하지 않은 하천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공사는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생물이 살고 있던 웅장한 소들은 파괴됐고 기암괴석도 사라졌다”며 “독특한 지역 특성을 갖는 건천에 대한 고려 없이 도외에서 하는 강 정비사업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과도한 하천정비 사업 근거를 파악하기 위해 2021년 조사 활동을 한 결과 명확한 피해 근거 없이 정비하고 있는 곳과 정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중복 공사를 하고 있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0년 전부터 하상정비를 안 한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여러 개의 소하천은 하상정비 중이고 이 과정에서 하천 안 용천수가 없어진 것도 확인됐다”며 “더이상 현재의 하천정비 사업을 고수하면 안 된다.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풀린 홍수피해를 근거로 지난 수십 년간 쉬지 않고 하천 원형을 파괴하고 있는 정비사업이 지속된다면 언젠가 제주 하천의 모습은 과거로 사라져 버릴 것”이라며 “정책보고서가 제주도 하천관리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주도 하천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모색’ 정책보고서 PDF 파일은 제주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jeju.ekfem.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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