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최근 대선 후보들이 제주 제2공항 사업 강행 공약을 발표한 것과 관련,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6일 "사회 갈등과 혼란을 부추기고, 자연환경·생태계 파괴가 명백한 제2공항 사업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의 화합과 미래를 위해 대선 후보들은 제2공항 백지화를 공약으로 제시하라"고 밝혔다.

비상도민회의는 "입지 발표 이후 수 차례의 토론과 검증을 거치며 제2공항 건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사라져 왔다"며 "도리어 제주공항을 제대로 활용하면 두 개의 공항이 필요없다는 사실도 이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 대선 후보들이 제2공항 관련해 추진 의사를 밝히며 잘못된 진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제주공항의 활용방안이 제2공항 추진에 앞서 이미 확인됐음에도 토건기득권을 연명시켜주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우리는 도민의 삶의 질이 보장되며,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과 안전이 담보되는 제주에서 살고 싶다"며 "관광객이 중심이 돼 모든 정책이 관광에 매몰된 과잉관광 섬 제주, 이로 인해 황폐화된 제주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대선 후보들이 제주의 환경과 생태계를 보전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제2공항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비상도민회의는 "도민사회의 진정한 화합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하고 행복한 제주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대선 후보들이 머리를 맞대 함께 미래로 나아가길 바란다"며 "대선 후보들은 제2공항의 백지화를 선언하고, 정부는 제주공항 현대화, 공항연계 대중교통 연결 등 시설개선 계획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26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한편, 제20대 대통령선거를 43일 앞둔 시점에서 일부 후보들은 제2공항 추진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최근 한국지방신문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제주공항은 지금 포화상태다. 불편한 것은 둘째고 위험한 상황"이라며 "제주도민을 위해서나 제주를 사랑하는 국민들과 해외 관광객들의 편리와 안전을 위해 제2공항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현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결론이 났고, 전문가들의 기술적·환경적 검토로 성산읍 지역이 최적지로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주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면서 제2공항을 책임 있게 건설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주지역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육지와 안정적 교통편 확충을 위해 제주2공항 건설 및 제주신항만 건설사업 추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생산 유발 효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10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제주를 찾아 "제2공항 문제는 도민들의 의사가 철저히 반영돼야 한다. 도민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더 많이 토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도민 반대가 우세했던 제2공항 백지화를 선언하고, 제주의 새로운 미래, 도민이 이끌어가는 제주비전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일찌감치 제2공항 백지화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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