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이 만난사람] 김경택 JDC 이사장"버자야 카지노 좋은 결론 기대…JDC 직접 해외투자 검토 중"

▲ 김경택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오는 28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김경택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제주에서 바쁜 일정 때문에 만나기 힘든 사람을 꼽으라면 그 중 한 인사가 바로 김경택 JDC 이사장이다. JDC 이사장이라는 ‘목에 힘이 들어가는 자리’라서보다는 그의 바쁜 일정 때문이다.

일주일 중 주말(토 일요일)을 빼고는 주5일에서 3일을 서울에서 산다. 제주에서는 월요일과 금요일이다. 그래봐야 쌓여 있는 결재에다 현장방문에다 바쁜 일정으로 김 이사장을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래도 만나야 했다. 그가 JDC 이사장으로 취임한지 1년(9월 28일)이 다됐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이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JDC가 1년 동안 과연 어떻게 변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가 궁금했다.

   
 

 
 
지난21일 김경택 이사장을 만나기 위해 JDC를 찾았다.  그를 만나기전 정치적 문제를 질문할지를 놓고 고민했다. 그는 JDC 취임이전에 교수이자 정치인이었다. 2004년에는 도지사 선거를 위해 새정치국민회의 도지사 경선에서 나섰다. 일각에서는 JDC이사장 취임을 놓고 정치와 연관 짓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날은 정치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그의 속내를 알 길은 없지만 정치문제는 의도적으로 배제시켰다.

-김 이사장이 취임한지 벌써 1년이 됐다. 이사장 입장에서 지난 1년이 정말 빨랐는지, 아니면 오랜 시간이었는지가 먼저 궁금하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가 뭔 질 아느냐. ‘눈 깜짝할 새’다. 1년이 진짜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게 눈 깜짝하게 지나갔다. 그동안이 눈 깜짝 할 새지만 많은 투자유치 성과를 냈다. 추진하는 사업도 앞으로 2-3개월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서 착공할 단계에 이르렀다. 짧은 1년 같았지만 많은 일을 해 냈구나 제 자신 스스로도 JDC 취임에 보람을 느낀다.”

- 1년 전 오늘 김 이사장은 법적으로 신분이 보장된 대학교수였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JDC이사장 보다는 편한 자리일 수도 있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대학교수와 JDC 이사장을 놓고 후회할 법도 하다.

▲ 김 이사장은 10월부터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서귀포미항 개발사업을 착수한다고 말했다.
“대학을 떠난 지 오래됐다. 이제 전혀 후회가 없다.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서 왔다. 도전에 따른 용기가 필요했는데, 새로 도전하는 세계가 저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만족을 주고 잇기 때문에 후회스럽지 않다.”

-1년이 지난 지금 보람과 만족을 느낀다니 무척다행이다. 김 이사장의 만족과 보람은 개인을 떠나 JDC 차원의 성과이자, 이는 도민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대학교수였던 김 이사장에게 1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신화역사공원 투자자인 홍콩 페트로콤사의 마음을 돌려놓은 일이었다. 지난 11월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함께 해외투자유치를 위해 홍콩을 방문했고, 그 자리에서 신화역사공원 내 ‘제주국제문화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그런데 그해 12월 제주를 방문하겠다던 하워드 아우 페트로콤사 회장이 제주방문을 연기했다.(당시 제주에서는 JDC가 MOU를 체결한 홍콩 GIL사의 실체를 놓고 제주도의회에서 상당한 논란이 벌어졌고, 이 때문에 GIL사의 모회사인 페트로콤사 하워드 아우 회장은 제주방문을 연기했다.)

그러던 차에 하워드 아우 회장이 중국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중국으로 곧장 들어가 호텔 앞에서 계속 기다리다가 결국 10시에 그를 만나 1시간30분 동안 미탕하고 다음날 새벽 제주에 왔다. 우리의 적극적인 모습에 감동받은 하워드 아우 회장이 올 4월 제주를 방문했고, 신화역사공원이 들어설 안덕면 서광리 주민들의 환영에 또 다시 감동받아 올해 안에 투자하기로 떠났다. 고객에게 감동을 넘어 ‘졸도’하도록 만드는 적극적인 마인드로 투자유치를 성사시킴으로써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는 사건이었다.”  
 
- 김 이사장이 말하는 감동을 넘은 ‘졸도’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개발센터의 구체적 민자유치 성과는 없다. MOU와 MOA는 수 없이 했지만 아직까지 사업에 착수한 곳이라고 없다. 첨단과학기술단지는 전액 국비사업으로 민자유치와 거리가 멀다. 그동안 ‘허니문’이라 할 수 있는 1년도 지났다. 김 이사장이 이제는 제주도민들에게 구체적 성과를 내 놓을 때가 됐다. 

“JDC가 설립한지 5년이 되도록 구체적 성과를 내 놓지 못한 점 도민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5년이란 세월을 그냥 보낸 게 아니었다. 지금까지 투자유치를 위한 토대를 까는 시간이었다. 다만 그 시간이 다소 길었을 뿐이었다. 이제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먼저 서귀포 예래휴양형주거단지 부지조성공사를 조달청에 발주의뢰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10월 23일 착공하기로 결정했다.

서귀포미항도 10월말 사업착공이 예정돼 있다. 천지연을 찾는 관광객이 한해 150만명이 된다. 대개 스쳐지나가는 관광객이다. 미항이 완공되면 이곳에서 최소한 몇 시간을 체류할 수 있게 된다. 지역주민에게 소득창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사업이다. 10월에만 예래휴양형주거단지와 서귀포미항이 착공된다.

신화역사공원도 11월말 착공예정이다. 신화역사공원은 두 가지다. 영상테마파크와 국제문화단지다. 영상테마파크는 미국의 파라마운트사와 테마파크에 관한 라이센스 계약을 10월말가지 확정지은 후 11월 부지조성공사에 들어간다. 좀 전에 이야기 했던 홍콩 하워드 아우 회장과의 국제문화단지도 11월말 또는 12월 중순에 착공한다. 올해 내로  JDC가 야심차게 준비해 온 3가지 핵심프로젝트 사업이 착수하게 된다. 제주에서 이제 공사소리가 난다. 바라건대는 정말 제주도민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만들겠다. 공사소리 때문에 짜증이 날 정도로 잠 못 이루도록 하는 게 꿈이다. 현실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대단히 반가운 소리다. 5년 만에 가지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것은 제주도민들에게는 분명 희소식이다. 하지만 예래휴양형 주거단지는 마음에 걸린다.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사업파트너는 말레이시아 버자야 그룹이다. 그쪽에서 카지노를 요구하는데 그렇다면 이 문제가 결말이 난 것인가.(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상 관광사업에 5억불이상 투자하고자 하는 외국인에게는 카지노를 허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버자야사는 총 6억불 투자계획을 밝히면서도 먼저 2억불을 투자하는 상황에서 카지노를 허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이 때문에 제주도는 법제처에 이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다.

“아직은 아니다. 제주도가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심의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종 결과가 아직 안 나왔다. 조만간에 결과가 나올 것이다. 잘 정리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말이 6억불이지 어마어마한 투자금액이다. 대한민국 관광개발사업에서 이렇게 큰돈은 없었다고 생각하며 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300억불 투자유치했다고 하는데 전부다 MOU다. 실제는 2억불도 안된다. 6억불은 대단히 큰 금액이다. 이런 돈이 제주에 와서 제주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면 좋지 않겠나. 제주도도 협조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아직은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 모르는 상태인가.

“그렇다.”

- 만약에 카지노 문제가 해결 안되면 어떻게 되는가. 또 안 된다면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개발사업도 연기되는 게 아닌가.

“물론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개발사업에 카지노는 필수다. 그게 아니면 버자야사 투자유치는 물 건너간다. 지금 상황에서 된다 안된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어떤 투자자가 투자해도 상관없이 이 사업은 진행돼야 한다. 지체할 수 없다. 착공하는 것은 도로 등 인프라 기반조성이다. 어떤 투자자가 와도 원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착공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설령 버자야사가 안되더라도 이 사업을 착공해서 추진해 나가면서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

- 버자야샤 입장은 어떤가.

“그쪽의 의지는 강하다. 카지노만 해결되면 확정적이다. 10월초에 버자야사 회장이 오려고 하고 있다. 이미 실무자들이 다녀갔다. 10여일 전에 프로젝트 책임자와 설계담당자가 같이 왔었다. 의지가 강하다. 버자야사 회장도 9월 18일 올 예정이었는데 우리가 결과가 나온 후 오라고 해서 조금 미뤄 놓고 있다. 잘되면 제주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다. ”

- 1년전 김 이사장은 취임한지 28일만에 국회 건설교통위 국정감사 자리에서 그야말로 혼 줄이 났다.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개발센터 해체론까지 나왔다. 당시 김 이사장은 국회의원들의 질책을 묵묵히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는 1년만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이제 1년이 지났다.

“아직 확정은 안됐지만 10월 27일쯤 국정감사가 예상된다. 작년에 건교위원 26명 앞에서 1년만 기다려 달라고 약속했다. 1년 후에 제가 정말 가시적 성과를 내서 뭔가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추임한지 28일 밖에 안된 이사장에게 너무 욕하지 말라고 이야기 했다. 이제 금방 국정감사가 닥친다. 국정감사 전에 제가 바라건대는 말레이시아 버자야사가 휴양형주거단지 투자보장금을 받는 것이다. 그 다음 신화역사공원 영상테마파크 사업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한 달 안에 합작법인 자본금이 1150억이 들어온다.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투자보증금이 입금되면 국회에 가서 할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JDC가 추진하는 핵심프로젝트 외에 또 하나의 관심사가 바로 영어교육도시다. 영어전용타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영어교육도시란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아직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JDC가 사실상 사업시행자로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역시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다.

“이름을 영어교육도시로 확정해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다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영어교육도시라면 영어만 교육받는 도시로 오해받을 수 있다. 사실은 ‘국제교육도시’가 맞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초중고등학교가 들어오고 대학도 들어온다. 영어교육센터도 들어온다. 명품 학교들을 유치하고 내국인과 외국인이 50대 50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우리들이 도시를 만들 것이다. 단순히 영어만 배우는 도시가 아니다. 개발센터는 사업시행자로서 참여하게 된다. 지금은 사업구역지정과 개발사업계획을 확정짓기 위한 용역을 실시중이다. 결과가 나오면 내년 상반기부터 인허가와 관련된 절차를 밟고 하반기부터는 착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 JDC가 많은 사업을 이제 시작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JDC 측 재원도 문제다. 예래휴양형이나 신화역사공원은 외자가 상당부분을 차지하지만 서귀포미항, 특히 영어교육도시는 JDC 몫이 크다. 앞으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해 나갈 예정인가.

“이 사업들이 착공되고 나서 성공적으로 계획된 기간 내에다 완공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 연휴 수익사업을 위한 새로운 신규사업도 창출할 것이다. 개발재원이 부족한 JDC가 쓸 수 있는 여력을 만드는데 전력하겠다. 수익창출을 위해 필요하다면 해외투자도 고려하겠다.”

- 외자유치가 최대 현안인 JDC가 거꾸로 해외투자를 한다는 것은 파격적인 사업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으면 좋겠다.

“유통업 분야로 해외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전제조건은 올해 신화역사공원과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서귀포미항이 착공된다는 전제조건 하에서 재원확보를 위해 확실하게 돈 벌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돈 벌어다가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에 쓰겠다.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곤란하다. 오늘은 이 정도만 하자. 좀 더 기다려 달라.”

- 평소 JDC직원들에게 많은 책을 읽도록 하고 또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원들에게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나. 또 도민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내가 교수 출신이어서 주로 책들을 직원들에게 추천한다. 최근에는 유영만씨의 ‘용기’란 책을 추천했다.  그 책에서 인생 ‘생(生)’자는 소우(牛)자에 일(一)자가 있다. 소가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게 우리내 인생이란 표현이다. 소가 외나무 나리를 건너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아차 한발 잘못 디디면 죽는다. 대단한 용기와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소가 외나무다리를 건너지 않으면 뒤에 쫒아온 농부에게 잡혀 농촌에서 평생 논밭을 갈면서 일하다가 나중에는 도축돼 사람에게 진상된다. 하지만 도전정신과 용기로 외나무다리를 건너면 저 편에는 푸른 초원, 무릉도원이 있다. 우리 JDC  전체 직원이 도전정신과 용기로 똘똘 무쳐서 외나무 나리를 건널 때 국제자유도시 건설이라는 미래비전이 펼쳐진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건너지 못하면 자유도시 건설은 허망하게 끝나게 된다.

도종환씨의 시 중에 ‘담쟁이’ 이야기도 들려준다.  
담쟁이는 담 벽이 있다고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넘어간다. 한 잎이. 벽에 얹혀지면 다른 담쟁이가 쫓아와 넘어간다. 어렵고 힘들고 불가능한 사업들이지만 첫 번째 담쟁이가 벽에 얹혀지듯 내가 담벽을 넘으면 손에 손 잡고 넘어가자고 강조한다. 힘들지만 포기하지 말고 끈기 있게 담을 넘어가야만 제주국제자유도시를 만들 수 있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인사를 해 달라.

“도민여러분에게는 그동안 JDC가 사업성과를 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정중히 사과한다. 여러가지 이유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접고 앞으로 몇 달만 지켜보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게 된다. 모든 사업들이 계획된 기간에 완수 되도록 열심히 일을 챙기겠다. 그리고 태풍 나리고 인해 수해 피해를 당한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말과 함께 힘을 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어렵지만 결코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새로운 용기를 갖고 시작한다면 힘이 들지만 지금의 시련은 능히 극복할 수 있는 용기가 우리 제주도민들에게는 있다. 모든 분들이 추석절을 기쁜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위로하는 마음으로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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