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프랜드’ 김삼웅 4.3위원,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내정

“제주4.3이 마무리 될 때까지 중앙위원에게 맡겨진 책무는 다할 것입니다”

▲ 신임 김삼웅 독립기념관장

제주4.3의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회복에 앞장서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까지 이끌어 내는 데 적지 않은 공헌을 한 김삼웅 제주4.3사건위원회 중앙위원이자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가 21일 독립기념관장에 내정됐다.

김삼웅 독립기념관장 내정자는 이날 오전 희생자심사 소위원회 회의도중 정부로부터 독립기념관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통보 받았으며, 4.3위원들은 신임 김 관장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냈고,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장을 맡더라도 4.3중앙위원의 역할을 계속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관장은 민주전선, 평민신문, 민주당보 등의 기자와 편집자, 대한매일(현 서울신문)에세 상무이사겸 주필로 활동했으며, 4.3중앙위원으로 4.3보고서 확정당시 보수우익세력들의 방해와 훼방에 맞서 4.3보고서를 확정하는 데 상당한 공헌을 했다.

또 매년 4월 3일 합동위령제 때마다 제주를 찾아 4.3 유족들을 위로하는 한편, 유족들이 마련한 초청 강연회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제주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당위성을 역설해 왔다.

김삼웅 관장은 또 지난 20일에는 4·3평화공원 조성과 관련해 자문역할을 할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제주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제주 프랜드’로 인식돼 왔다.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장 내정 발표 직후 ‘제주의 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독립기념관장으로 가더라도 4.3중앙위원의 역할을 그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4.3중앙위원은 독립기념관장과 법적으로 겸임해도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주4.3의 진상을 규명하고, 도민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인 만큼 4.3 문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며 4.3중앙위원의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임을 강조했다.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장의 역할에 대해 “무엇보다도 독립기념관을 민족정기와 정신의 산실로 만들어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으로 상처 받고 있는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 관장은 또 “해방 전후사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민족적 아픔에 대해서도 필요한 자료를 발굴하고 수입해 관계기관이나 해당 지역에 보내는 일들도 벌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삼웅 관장의 내정에는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독립기념관은 지난 7월 이문원 현 관장의 임기만료(9월 5일)를 앞둬 '독립기념관장 추천위원회‘를 구성, 전문성과 개혁성, 전문능력 등 10개 항목에 대한 서면심사와 면접을 통해 김삼웅 독립기념관 이사와 박석흥 독립기념관 감사, 독립운동가 김가진 선생의 손자 김자동씨 등 3인을 문화관광부에 추천했다. 3명의 후보 중 김삼웅 후보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삼웅 후보가 독립기념관장 1순위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보수언론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그 동안 수차례 기사를 통해 언론개혁과 역사 바로 세우기에 앞장서 온 김 후보에 대한 흠집 내기에 나서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흔들어 댔다.

김삼웅 관장은 독립기념관에 전시돼 있던 조선일보 윤전기 철거에 앞장섰으며, 친일청산법 제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미움을 받아왔기 때문으로 언론계는 해석하고 있다.

4.3중앙위원으로 김삼웅 관장과 함께 일해 온 임문철 신부(중앙성당)는 “김삼웅 관장과 함께 4.3 일을 하면서 그의 인품과 경륜에 대해 늘 존경하고 있으며, 독립기념관장의 직책에 합당한 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4.3중앙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독립기념관장으로 내정돼 더욱 기쁘고, 앞으로도 역사 바로 세우기와 후세들에게 참된 역사교육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독립기념관장은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에 따라 공모를 거쳐 문화관광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임기는 3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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