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뭔데 제주를 또 건드립니까

56년입니다. 만으로 56년이예요. 그만큼 마음 졸이며 살았으면 된 거 아닙니까? 당신들이 뭔데 제주를 또 건드립니까.

우리 집안 얘기를 해드릴까요? 할머님 바로 아래 동생은 흔히 말하는 폭도였구요. 할아버님은 토벌대였습니다. 처남 매형이 서로 총칼 겨누고 쫓고 쫓기기를 3년을 했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붙잡힌 할머님 동생분은 제주시 모처에서 재판도 없이 총살을 당했습니다. 버스만 보아도 멀미를 하시던 할머님께서는 제주시까지 걸어서 열 시간을 가시고 리어카에 그 시체를 싣고 열두시간도 넘은 산길을 서귀포까지 끌고 오셨답니다.

당신들이 4.3 을 압니까?

동생은 산으로 산으로 숨어 도망 다니는데 남편은 그걸 직업이라고 잡으러 또 산으로 산으로 쫓아다니던 그 누이이자 그 아내였던 우리 할미의 그 참담함을 당신들이 압니까?

그 탓으로 연좌제에 묶여서 번듯한 직장에 취직도 못해 본 그 머리 좋고 인물 좋던 우리 아비는 알코올 중독에 찌들다 당뇨 합병증으로 발가락 잘라내고 그냥저냥 살아갑니다.


▲ 학살자의 후예들이 아직 살아 있다
당신들이 뭔데 제주를 또 건드립니까?

박철언이 죽이려고 짜고 치던 수사에서 이름 좀 올렸다고 지가 모래시계 어쩌고 하는 홍준표씨. 당신이 제주를 얼마나 안다고 그럽니까?

이제 제주 사람들 다 육지 떠나고 여기는 육지 사람들이 점점 채워 간다고 사람들을 이렇게나 우습게 보는 겁니까?

여기가 아직도 남로당 붉은 깃발 휘날리는 동토의 섬으로 보이는 겁니까?

내 분명히 말해주리다. 여긴 남로당 붉은 깃발 따위는 휘날린 적도 없소이다. 당신같이 추잡스런 정치권력자들이 제 이름값 높이려고 몇 만이나 되는 사람들을 이 잡듯이 눌러 죽인 역사는 있어도 생전 본적도 없는 붉은 깃발이 온 섬을 휘어잡은 적은 없다는 말입니다.

홍준표 선생. 내 충고하리다. 당신 앞으로는 제주 올 생각 하지 마시오. 여기가 어떤 동네인 줄 아시오? 태풍 따위 1년에 십 수 번을 지나도 끄떡도 안하는 동네라오.

당신 같은 모리배가 협잡 일삼는 거 따위 눈 하나 껌뻑 안하는 그런 동네란 말이오. 당신이나 당신 주변의 그 사람들, 참으로 추악하고 추잡하고 더럽소이다.

절대로 여기 다시 올 생각 마시오. 여기 세상이 다 알아주는 청정지역이오.

이 글은 정치웹진인 ‘서프라이즈’에 ‘심산’이라는 필명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심산님은 ‘guest'로 돼 있어 연락이 안돼 ’서프라이즈‘ 측의 양해를 얻어 전문을 싣습니다 .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