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에게 유인물 배포하다 날벼락, 사측 당사자 “불법행위 저지했을 뿐”

▲ 정승운씨가 김미순씨의 유인물을 낚아채고 있다.
퍼시픽랜드(대표이사 김정온)의 노사분쟁이 사측의 직장폐쇄로까지 이어진 가운데, 노동조합(위원장 양성도) 간부가 비조합원의 폭행으로 보름째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10일 오후 2시 30분경, 사측 관리자와 비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의 유인물 배포를 저지하면서 빚어졌다.

유인물은 직장폐쇄 후에 사측이 비전문 인력에게 공연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러한 파행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퍼시픽랜드는 지난 8월 이벤트 회사 직원을 채용하였다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노동부의 행정지도를 받은 바 있다. 이에 공연팀이 아닌 영업팀 소속 비조합원을 일주일 정도 교육한 후 쇼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

당시 유인물 배포를 저지한 이들 중 하명인 정승운 씨(31세)는 “집회신고 장소는 정문 건너편 인도인데도 매표소 앞에 와서까지 유인물을 배포하는 것은 불법 행위이며, 유인물 내용도 회사를 비방하는 것이라 이를 막은 것 뿐이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노조측의 설명은 다르다. 노동조합 회계감사 김성훈 씨는 “단순한 유인물 배포는 집회 신고와 무관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 3권 행사이다”라고 설명했다.

유인물 배포를 둘러싸고 실랑이가 벌어지던 중 위 정승운 씨가 노동조합 총무부장 김미순 씨(35세)가 안고 있던 유인물을 강하게 잡아채었다. 정씨의 완력을 이기지 못한 김씨는 콘크리트 바닥에 그대로 쓰러졌고, 쓰러질 때의 충격으로 잠시 정신을 잃기도 했다.

김씨는 사고 직후 노동조합에 의해 구급차로 긴급 후송되었으며, 현재 서귀포 의료원에서 보름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정신을 차려보니 정승운 등이 나를 내려다보며 ‘쇼 하고 있네’라며 비아냥거렸다. 몇 년씩 한솥밥 먹은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정승운씨는 “물리력 행사는 없었다. 전단지를 뺏으려다 일어난 일인데, 형사 고발까지 당해 기분 나쁘다”라며 “예를 들어 맥도날드 앞에서 맥도날드 불매 운동하면 불법행위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재 노동조합과 김씨는 각각 노동부와 서귀포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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