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추석 앞둔 제주시 오일장…평소의 반도 안찾아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추석을 앞두고 서민경제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이 오일장이 아닌가 기자 스스로 판단해 오일장을 찾은 것이지요.
하지만 ‘아차!’였습니다. 오일장은 생각보다 분비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평소보다도 더 사람들이 없었고, 상인들도 3분의 1은 철시를 해버렸습니다.
왜 그런지 경비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퉁명스레 “내일이 추석이잖아요. 상인들도 명절준비를 해야할 것 아닙니까”하고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에게 면박을 줬습니다.
한바퀴 휘 둘러보니, 오늘 장 판세를 알 수 있겠더군요. 포목점이나 의류, 철물, 가구점, 약재 등은 거의 파리를 날리고 있었습니다. 반면 과일과 생선, 야채 등 제수용품을 판매하는 곳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특히 과일판매점은 입구에서부터 시장 곳곳에 자리를 잡아 손님들의 이목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몇몇 상인들에게 대목을 좀 보셨냐는 질문에 거의 이구동성으로 “아니다”란 답을 들었습니다. 예년에 비해 손님들이 물건을 많이 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절대 사질 않는다는 얘기도 많았습니다.
기자가 보기에도 손님들의 물건을 산 장바구니는 그다지 무거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서민경제가 어려운 것을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다지 어두운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곳곳에서 흥정하는 소리와 왁자지껄하는 소란스런움이 시장 전체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이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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