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거푸 세계신기록 작성…28일 200m 26초31로 세계기록 0.17초 앞당겨

▲ 결승선을 앞두고 역주중인 홍석만 선수(사진=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제13회 아테네장애인올림픽에서 홍석만 선수가 100m 제패에 이어 200m에서도 세계신기록으로 우승,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장애인올림픽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휠체어 트랙’ 단거리 100.200m에서 2관왕을 차지한 홍석만 선수는 당초 400m를 포함, 3관왕을 노렸지만 강력한 경쟁자인 쿠웨이트의 하마드 알라드와니에게 400m에서 비디오 판독까지 가는 접전 끝에 0.01초 차이로 은메달을 차지했었다.

▲ 200m 우승후 태극기를 감싸고 환하게 웃고 있는 홍석만 선수(사진=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제공)
하지만 홍 선수는 지난 26일 새벽(한국시간) 아테네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100m T53 부문에서 15초04를 기록, 세계신기록을 달성하며 하마드 선수를 0.02초 차이로 제치고 멋지게 설욕전을 펼쳤다.

이어 28일 새벽(한국시간) 200m 결승에서 26초31를 기록, 종전 세계기록(26.48)을 0.17초 앞당기며 우승을 차지했다. 또 강력한 경쟁자인 하마드 선수(26초37)에게 0.06초 앞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홍석만 선수는

1975년생으로 제주시에서 태어났다. 일도초등학교와 사대부중, 제주상고를 거쳐 산업정보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처음 운동 시작은 형을 따라 탁구를 했지만, 휠체어 육상입문은 1995년부터 시작했다.

대학졸업후 전산자격증을 획득한 홍석만 선수는 컴퓨터 강사를 잠깐 지내다 현재는 서귀포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강사를 지내고 있다.

가족으로는 부모인 홍상림(64).양정자(60)씨와 형인 석균.석용씨가 있고, 아직 미혼이다.

이로서 홍석만 선수는 100.200m 금메달, 400m 은메달을 차지해 한국 선수 중 최다관왕에 올랐다.

홍 선수는 장비만 제대로 갖췄으면 3관왕 달성은 무난했다는 주변의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선수의 휠체어는 5년 이상된 것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가장 오랜된 휠체어다.

장비가 워낙 고가(800만원)이기 때문에 대회를 앞두고 제주도 마사회와 제주도, 홍 선수가 돈을 갹출해 신형 장비를 샀지만 몸에 익숙지 않아 구형 휠체어를 타고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이 때문에 400m 결승에서는 골인지점에서 앞바퀴 방향이 약간 틀어져 하마드 선수에게 패배했다.

▲ 금메달을 장난스레 깨물어보는 홍석만 선수(사진=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제공)
홍 선수는 잘생긴 외모로 선수단에서는 ‘얼짱’으로 통한다. 또한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로 주변에서는 한마디로 인기‘짱’이다.

홍 선수는 현재 서귀포장애인복지회관에서 동료 장애인을 가르치는 컴퓨터 강사를 하고 있다. 가족들의 얘기로는 거의 프로그래머 수준이란다.

홍 선수의 아버지 홍상림(64. 제주시 도련2동)씨는 “하루에 2~3시간씩 운동을 거르는 일이 없을 정도로 자기 생활에 엄격하다”며 “대회를 마치고 무사히 고향에 내려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 홍석만 선수를 응원하는 가족들(오른쪽 부터 아버지 홍상림, 어머니 양정자씨와 형, 그리고 조카들)

다음은 홍석만 선수 가족 인터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연습 빠진 적 한번도 없어

-홍석만 선수에 대해 자세히 말해달라

"석만이는 75년생이다. 일도초등학교, 사대부중, 제주상고, 산업정보대 졸업하고, 잠시 컴퓨터학원 강사를 했다. 지금은 서귀포장애인복지관에서 컴퓨터 강사를 하고 있다. 컴퓨터는 거의 프로그래머 수준이다. 몸만 불편할 뿐 평범한 아이다."

-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중학교 때 둘째형(석용씨) 따라 탁구를 한 적이 있다. 운동신경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휠체어 경기는 아마 1995년부터 시작한 것으로 기억한다."

▲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역주중인 홍성만 선수(사진=홍성만 선수 가족 제공)
- 집에서의 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나.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연습을 빠진적이 없다. 밥 한끼는 굶어도 운동은 빠지지 않는다(어머니). 석만이는 아주 모범적이다. 흔히 모범생을 말할 때 '학교 집, 집 학교' 등으로 말하듯이 석만이의 생활이 그렇다. 아침출근, 퇴근 후 운동, 9시 귀가해 저녁먹고 다시 아침에 출근하는 다람쥐 쳇바퀴돌듯 생활한다"

- 평소 운동은 얼마나 하나

"비가 오면 집안에서 트레이닝을 한다. 하루에 2~3시간씩 꾸준히 한다. 건입동에 살때는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운동했고, 여기(도련동)로 이사오고 나서는 집에서 함덕까지 휠체어를 타고 운동한다. 또 종합운동장에서 트랙을 자주 돌곤 했다."

-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나

"아버지(홍상림), 어머니(양정자)와 형 홍석균.홍석용씨가 있다. 삼형제 중 막내다"

▲ 홍석만 선수가 운동을 하면서 받은 각종 상패들.ⓒ제주의 소리
- 평소 성격은

"얌전하고 온순한 편이다. 말을 시키지 않으면 얘기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자기 할일은 무슨 일이든지 끝마치는 성격이다."

- 아테네에서 연락은 자주 오나

"전화는 꾸준히 오고, 이틀전에는 엽서를 보내왔다. 걱정말라고 먼저 염려한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직접 가서 봤지만 이번에는 너무 멀어서 가보지 못했다. 직접 가서 봐야 하는데…"

- 안본지는 얼마나 되나

"지난 6월부터 서울에서 합숙훈련을 한다고 나가서 4개월 가까이 된다. 전화통화로는 10월1일에 인천국제공항으로 한국에 들어오고, 행사 때문에 4~5일 정도에나 제주도에 내려올 수 있다고 했다."

- 마지막으로 응원한마디 해 달라

"응원이라고 해 봐야 뭐 특별히 할 말은 없다. 평소 하던대로 하면 다 잘될 것 같다. 그리고 TV로 방송 좀 해줬으면 한다. 올림픽때에는 24시간 방송해주더니 장애인올림픽은 방송을 해 주시 않아 궁금해 죽겠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