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을 쓰면서 우려와 기대감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우선, 제가 게시판을 통해 쓰는 글은 전개에 있어 논리가 간혹 어긋날 수 있고, 또한 자료의 불충분함으로 근거제시에 미흡할 수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글을 다시 올리는 것은, 제주에서 지금까지 근본 문제 의견이 일부 전문가에 한정돼 있었던 것을 넓힐 수 있는 계기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우선, 저의 글 이후 논쟁에서 변화하는 세계적 추세,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우리 대응에는 일부 동감을 보이는 것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으로 판단되며, 반면, 많은 반론이 행정구조개편에 쏠려 있는 것은, 행정구조개편이 제주도의 화두임을 절감케 한다.

신바람 님이 제기하신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고찰은 다음의 기회로 미루고자 한다. 더불어, 정책 기반이 되는 사회 현상에 접근도 다음 기회가 된다면 논하고자 한다.

다만, 신자유주의 정책이 거대자본에 의한 음모, 수익만의 목표로 이를 무조건 거부해야하며, 제주는 이에 결코 편입돼서는 안된다는 극단적 문제제기로 논의의 피로감을 높이거나, 한정된 규정으로 논의를 확대하지 못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정책에 대한 문제의 제기는 단계적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행정구조개편에 대한 글을 먼저 올리고, 이후 기회가 된다면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분야로 써보고자 한다.

많은 분들이 특별자치도는 찬성하며, 행정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반대와 논쟁을 하지 않았다. 저는 특별자치도보다 더 큰 당면문제는 행정구조 개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안스러운 것은 예전 군부와 독재에 맞서던 사고를 지금까지 일부 지니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다. 행정구조개편을 논하면 도의 입장에서 쓴 글인양 오해하는 듯한 표현 등이 그렇다. 내가 알기에는 제주도에서는 행정구조개편은 주민투표에 의해 도민의 의견에 따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더욱 난처한 것은, 이 글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정구조개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나타나 행여나, 행정구조개편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

나는 묻고 싶다. 행정구조개편 왜 반대하는가 ? 반대할 타당한 근거는 있는가 ?

물론, 지적한대로 지금 논의가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기 위한 근거가 된다는 협소한 생각에는 저도 반대한다. 국제자유도시가 우리 제주의 영원한 방향이 될 수 없으므로, 너무 현실에 목메인 우물안 개구리의 모순을 지니고 있음에는 동감한다. 그러나, 문구 몇 자, 약간의 오도된 사고가 전체를 지배하고 있지는 결코 않다고 생각한다. 손가락은 달을 가리키는데, 눈길과 마음은 우리 현실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쩌면 현실적, 단기적 사고에서는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또한 반론에서 스페인 등 다른 나라 예를 제시했다. 반면, 행정구조개편을 통한 재도약을 이룬 나라도 많다는 것은, 여건에 따른 선택으로 봐야 한다.

물론 민주주의의 근본인 풀뿌리 민주주의에 좀더 다가가기 위한 방향 제시는 인정한다. 그러나,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에서 현 시군자치단체 체제가 혁신안보다 더 가깝다는 근거는 없다고 본다.

근거로, 풀뿌리 민주주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감성적 이해가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 즉, 선출직 인물에 대하여 개인적 정보가 충분히 감성적으로 접근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역으로 생각해보자. 우리는 자신이 속해있는 시장군수에 대하여 얼마나 감성적으로 접근해 있는가 ?

선출직 시장·군수 개인의 인간성과 삶에 대하여 충분히 알고 이해할 수 있는가? 없다. 제주시의 경우 극단적으로 시장은 1/30만 이다. 작다는 남제주군도 1/7만 이다.

도저히 시장군수 개인의 삶을 유권자 개인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 풀뿌리민주주의는 거대도시화, 산업화되면서 많은 변화를 보여왔다. 그러므로, 시장군수 선출직에 대하여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허황된 주장을 이제 멈추자.

다만,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이해를 한다. 시장군수를 선출직으로 둠으로써, 주민의 심판의 기능을 한 단계 더 주자는 논리이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가 있다. 왜 두어야 하는가? 더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방법 모색이 불가능한가? 그러한 방법이 특별자치도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부연설명은 하지 않겠다.

그렇다면 제주도 관광전략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왜, 행정구조 개편인가에 대한 물음이 있을 수 있다.

핵심은 행정기관의 존립 이유중 하나인, 산업체계의 전략적 모색과 발전 방향의 제시의 원활함, 그리고 높은 추진력이다.

논의에서 저의 주장의 효율성만을 논했다고 했는데, 분명 효과성(정성적)에서도 높다고 생각한다. 이는 인적구조의 재배치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공공기관을 상대해본 많은 사람들은 느낄 것이다. 과연, 행정기관이 내가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는가? 내 삶의 대하여 목표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는가? 해답에 만족을 드러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만족도 조사에서 대민서비스 즉 현장서비스인 민원서비스에 국한시키지 말자.

또한, 도지사 혼자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유아적 사고도 버리자. 우리의 충복을 자처하는 공무원(원론적 표현임)이 전략적 사고 가능케 할 정도로 집중화하고 추진 효과가 높아야 한다.

우리는 대놓고 욕한다. 제주도 전략이 부재라고.

저는 제주도 전략이 부재가 아니라, 아예 근본적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보기 때문에 행정구조가 개편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른 지적이 가능성에 대해서도 짚어보자.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행정구조를 개편하고 효율성, 효과성을 높여 전략 수립이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보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방분권은 시군에 권한이 사실상 집중되는 것으로, 지자체 이기주의가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견되고, 이를 현정부는 "책임성"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시장군수의 권한이 강화되고 나서는 결코, 양보가 쉽지 않다. 그래서, 저는 지금만이 호기라고 생각한다. 시장군수가 자신의 권한과 소속 공무원을 도로 넘겨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강한 부정이다.

우리 제주도는 많은 문제점이 계속 드러날 것이다. 고령화 문제, 산업구조 개편의 문제, 삶의 질 향상의 문제 등등 이러한 문제 해결이 이제 광역화로 해결해야할 시점에 서 있다.

아주 단편적이고 추상적 사고로 두 가지 문제만 제기해 본다. 첫째, 농촌고령화가 이미 촉진되어버린 남제주, 북제주군은 자체재정으로 농어촌노인복지로 투입되는 예산을 충당하기도 앞으로 버거워 질 수 있다. 둘째, 기관유지를 위한 공무원 월급도 자체재정으로는 힘들 수 있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를 군단위에서는 풀기 쉽지 않다. 더 거둬들일 세금도 없다. 그렇다고 발전예산을 복지와 월급으로만 쓴다면 영원히 남제주, 북제주군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제주도는 함께 살아야 한다. 감성적 지자체는 버릴 때는 버릴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균형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 한 예로, 보건복지부는 지방분권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방분권이 추진된다면, 불요불급한 예산운영에서 복지는 차선책이 될 수 있다는 강한 우려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약자를 위해서 행정구조개편은 필요한 사항이다. 전략과 비전을 위해 행정구조 개편은 필요하다.

우리는 각종선거에서 시장군수의 선거개입을 논하는 때가 많다. 이는 지방토호세력의 이해관계에 대해 취약해질 수 있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이제 감성에서 벗어나, 행정구조 개편이 필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보자. 정치적 이해관계가 제주도 미래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한 사실이다.

서두에서 밝혔듯 제가 행정구조개편을 중요 논쟁으로 쓰는 것은 행정구조 개편이 제주도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클 수 있다는 개인적 소견과 우리나라 언론에서 다큐멘터리로 자주 다루었던 "경쟁력 강화 방안 행정개혁"이 중요함으로 다시 강조해보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의 효율성과 통합화는 찬성하는 우리가, 정작 자신의 문제로 제시되는 지방정부의 효율화, 통합화, 작은 지방정부에서는 반대하는 모순에 대해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은 개인적 사견인 글로써, 오해와 문제의 소지는 있다. 그러함에도 논의 필요성은 있으므로 필명이나마 다시 써본다. 다른 분들이 행정개혁의 반대 입장에 대한 명쾌한 지적과 더불어 제주도 발전을 위한 행정개혁의 문제점을 명확히 지적해 주시기를 바라면서, 더나가 제주도 발전방향에 대한 더 많은 논쟁을 기대해 봅니다.

더불어 제주의 소리 관계자 여러분께서 미흡하고 졸작인 글이지만, 다양한 의견의 표출의 장으로 삼아주시는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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