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진상규명 인사들 잇따라 영전…김삼웅·김한욱·강창일·현기영·고희범·박재승 등

▲ 김삼웅 독립기념관장
제주도민의 50년 한(恨)이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앞장서 온 인사들이 잇따라 영전되면서 “4.3영령들이 돌봐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우스개 아닌 우스개 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과 10여년전해도 4.3의 ‘4’자도 꺼낼 수 없었던, 4.3진상규명을 위해 일한다는 자체가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아왔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자, 역사의 교훈을 말해주고 있다.

‘제주4.3사건 명예회복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4.3중앙위원회)’는 최근 겹경사를 맞았다.

4.3중앙위원으로 보수우익들의 계속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4.3진상조사보고서’ 확

▲ 김한욱 제주도행정부지사
정·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온 김삼웅 4.3중앙위원이자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가 1일 제7대 독립기념관장에 취임했기 때문이다.

민주전선, 평민신문, 민주당보 등의 기자와 편집자,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주필로 활동하면서 역사바로잡기에 앞장선 그가 국가의 정통성과 정기를 바로잡는 독립기념관장에 취임된 자체가 제주4.3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커다란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삼웅 관장이 취임한 같은 날 초대 제주4.3사건처리지원단장을 맡아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공헌했던 김한욱 국가기록원장이 행정공무원으로써는 최대의 꿈이라 할 수 있는 제주도 행정부지사로 금의환향해 4.3중앙위원과

▲ 강택상 제주도 기획관리실장
4.3단체들에서는 흐뭇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또 이에 앞서 2대 4.3처리지원단장을 맡았던 강택상 전 단장도 지난6월23일 제주도기획관리실장으로 고향에 돌아오는 영예를 안았다. 

4.3 진실규명에 앞장섰던 인사들의 행적을 찬찬히 보면 4.3 유공인사들의 영전은 이들만에 국한되지 않았다.

4.3연구소장이자 역사학자(배재대 교수)로 활동해 왔던

▲ 강창일 국회의원
강창일 전 4.3연구소장이 지난 4.15총선에서 5선의 거물급 현역 의원을 꺾고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열린우리당 강창일 의원(제주시·북제주갑)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기 직전까지 4.3중앙위원회 산하 4.3진상조사 기획단을 맡아 왔었다. 

이들 외에 4.3중앙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만길 김정기 박재승 위원도 4.3중앙위원 재직시 총장과 변협회장으로 발탁되는 기쁨을 누렸다.

▲ 김정기 전 서원대 총장
4.3특별법에 의해 4.3중앙위원회가 설치되고 이들 위원들이 임명된 것은 지난 2000년 8월.

당시 청주 서원대 교수였던 김정기 중앙위원은 4.3중앙위원 선임직후 가장 먼저 서원대 총장에 선출됐다. 김정기 중앙위원은 지난 2002년 11월 대전 현지 언론인 ‘충북리뷰’ 사태 소용돌이 속에 검찰에 의해 학교도서관을 신축하면서 시공업체를 지명하고 하도급 수주에서도 관여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한때 큰 고초를 치르기도 했으나 올1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서원대 교수로 다시 복직됐다. 그는 현재 4.3연구소 이사장도 맡고 있다.

▲ 강만길 상지대 총장

4.3중앙위원 당시 고려대 명예교수로 사실상 강단을 떠나 있던 강만길 4.3중앙위원 도 2001년 상지대 총장으로 자리를 옮겨 교육행정가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박재승 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4.3중앙위원으로 활동하면서 2001년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장에 취임한 이후 지난해에는 한국변호사회의 최고 수장인 대한변협회장의 자리에 올라 4.3 중앙위원회의 파워를 대내외에 한껏 과시했다.

이들 외에도 4.3중앙위원 등으로 직접적으로

▲ 박재승 대한변호사협회장
활동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30여년동안 4.3 진실규명을 위해 애써 온 제주출신 인사들의 발탁도 두드러졌다.

소설 ‘순이 삼촌’으로 어둠속에 가려있던 4.3을 전 국민에게 알려 큰 충격을 줬고 4.3연구소 직접 탄생시키고 초대 소장과 이사장을 맡으려 4.3의 전국화에 앞장섰던 현기영 전 민족문학작가회의 부이사장도 2003년에 한 국문화예술을 총괄하는 한국문회예술진흥원장에 선임돼 4.3 관련단체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울렸다.

또 현기영 원장과 함께 4.3 명예회복에 앞장섰던  고희범 한겨례신문 논설위원도 같은 해 제주출신으로서는 최초로 중앙일간지 대표이사에 선출돼 제주도민의 자

▲ 현기영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긍심을 높였다.

현기영 원장과 고희범 사장에서부터 최근 김한욱 제주도행정부지사와 김삼웅 독립기념관장의 공통점은 딱 하나, 역사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으로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의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하게 희생당한 희생자와 그 유족, 그리고 도민들의 명예회복에 앞장서 왔다는 것이다.

4.3중앙위원으로 이들의 활동을 쭉 지켜봐 왔던 임문철 신부는 “일반인들의 입장에 서 본다면 ‘4.3영령들의 돌보심’이라고 말할 수 도 있지만, 지금까지 어떠한 고난에도 흔들림 없이 올 곧게 살아 왔던 그 분들의 행적들

▲ 고희범 한겨례신문 사장
이 지금에 와서야 역사적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4.3중앙위원들의 영전이 비단 개인적인 영예차원을 넘어 앞으로도 산적한 4.3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