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동 주민들 마을상징석 ‘설문대할망’설화 바위 ‘애지중지’
지난해 9월 내습했던 태풍 ‘나리’ 당시 수백년 동안 마을의 상징석으로 주민들의 보호를 받아오던 ‘설문대할망 족도리 모자’ 바위는 범람한 하천물을 이기지 못해 원래 위치에서 하류쪽으로 수십미터 흘러내려 오라동 주민들은 파손위기와 원형훼손을 우려해왔다.
이에 김영훈 제주시장과 시 관계자들은 “엄청난 태풍 영향으로 100여톤이 훨씬 넘는 족도리 모자 바위돌이 흘려내려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시에서도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려놓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나 장비 문제 등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영복 제주시 재난안전관리과장도 “태풍 직후 족도리 모자 바위를 제자리로 옮겨 놓는 방안을 고민했다”며 “그러나 제주도내에 있는 장비로는 100여톤이 훨씬 넘는 돌을 옮길수 있는 장비가 현재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시 오라동 향토지(2004.1월 발간)에 따르면 '설문대 할망 족도리 모자' 바위는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화산이 폭발한 후 냇가에 큰 바위 덩어리하나가 서 있었다고 기록돼 있으며 일명 '족감석(族感石)으로 나와 있다.
예전에 이 돌을 훔쳐가려고 해도 너무 무거워 갖고 가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올 정도로 '돌 애호가'사이에서는 유명세를 치렀던 '명물 중 명물'로 웬만한 이들 사이에선 화제의 돌이다.
설화에 의하면 설문대 할망이 '제주 앞바다에서 목포까지 다리를 놓아주겠다'며 모자를 벗어 한 쪽에 놓아두고 어디론가 떠나버렸다는 유래와 함께 마을 선인들이 '족도리 할망 모자'라고 부르며 마을 사람들과 삶의 애환을 함께 해 왔다고 전해진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 제주 대표뉴스 '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