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노인일자리사업 발대식서 올해 780명 노인에 일자리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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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연령층에 따라 아버지.어머니 혹은 할머니.할아버지로 보이는 노인 어르신 두 분이 시청 본관 입구에서 깍듯이 인사하며 민원들을 친절히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삼강오륜의 지엄함을 몸에 익히고 살아오셨을 나이에 자신의 손자 손녀, 아들 딸 같은 민원인들에게 정중히 인사하며 안내를 하고 있다.

주황색의 화사한 조끼에 노란색 어깨띠를 매고, 모자까지 단장한 모습에 정갈함이 묻어나고, 친절하기도 젊은이들의 싹싹함에 뒤지지 않고, 그 어떤 일도 다 받아줄 것 같은 넉넉한 삶의 완숙미가 그냥 몸에 베어있기에 더욱 친숙함이 느껴진다.

시청을 방문하여 이분들의 안내를 받은 시민들도 “편해서 좋다”는 반응이다.

“말끔한 모습으로 열정적으로 일하는 실버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 자신도 나이가 들어 이 분들처럼 열정적으로 생활 할 수 있을지 노후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한 시민은 말했다.

모자를 벗으면 오랜 세월이 씻겨갔음을 첫눈에 확인할 수 있으리만치 머리가 허옇고, 얼굴에 주름을 확인할 수 있는 남녀 노인 어르신 네 분(2인 1조, 오전 오후 교대근무)이 시청 본관 입구에서 민원을 친절히 맞고 있는 것은 제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 공공이익분야에서 활동할 공익형사업에 참여한 노인어르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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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지난해 처음으로 민원안내 도우미를 채용해 사업을 수행하였는데 이외로 민원인들의 반응도 좋고, 어르신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해주어서 올해에도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시청 민원안내 도우미로 일하시는 4명중 3명은 지난해에 경험이 있는 분이고 1명은  처음이다. 시청민원안내 도우미로 처음 일하시는 양정국(70세, 이도2동)옹은 “시 본청 각 부서가 어떻게 배치되었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 일을 하게 되니 쉽지는 않지만 민원인들이 불편해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겠다”며 첫 근무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10년동안 생활한 경험을 살려 일본인 민원이 왔을 땐 공무원과의 의사소통을 하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자신감도 내보였다. 함께 조를 이룬 안영순(73세, 이도2동)옹은 “어렵지 않은 일이 어디 있을까만은 신나게 일하다 보면 자연히 알 수 있게 되고, 경험 있는 내가 옆에 있으니 걱정 말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또 다른 조에 소속된 강병숙(70세, 이도2동).홍문준(70세)옹은 지난해 경험이 있는 분들로 민원인을 안내하는 모습이 능숙했다. 일일이 현관문을 나와 찾는 부서 사무실을 안내하는 모습이 더욱 신이 나 보였다. 이 분들은 “우리가 일하는 것은 돈이 목적이기보다는 이 나이에 일을 할 수 있다는 자기 확인과 함께 우리 사회와 이웃을 위해 봉사하기 위한 것”이라며 건강하고 열정적인 노익장을 과시했다.

만성적인 경기침체와 함께 청년실업이 장기화 되면서 노동시장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는 노인 어르신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제주시는 지난 1일 2008노인 일자리사업 발대식을 갖고 78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사업비 10억원을 투입하여 시행되는 이번 노인일자리 사업에는 환경정비 및 공익분야 등 공익형에 347명, 어린집 예절강사 등 교육형에 75명, 복지시설근무 등 복지형에 249명, 인력파견형에 42명 등으로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간 일일 3~4시간, 매주 3~4일간 근무하여 월 20만원의 보수를 받게 된다. 2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시청 민원안내 도우미는 본관 현관 앞 안내센터에서 오전과 오후 각 4시간씩 2인 1조로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한편 제주시에서는 항구적 노인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기 위하여 200여명의 노인들을 취업시킬 목표로 이달 25일 중소기업센터에서 노인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주의소리>  

<강봉수 시민기자 / 저작권자ⓒ 제주 대표뉴스 '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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