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GO! GO!] ⑥ KT 산내들

▲ 오전 6시 수목원에 집결한 'KT산내들' 회원들이 20km 장거리 훈련을 위해 몸풀기를 하고 있다. ⓒ양미순 기자

KT 사내 마라톤 클럽인 '산내들'은 이름 그대로 산(山), 내천(川), 들(野)과 함께하는 마라톤 클럽이다. 아름다운 제주에 걸맞는 감각있는 이름을 내건 사람들을 찾아 11일 토요일 오전 6시 수목원을 방문했다.

도내 일반인 마라톤 클럽의 활성화 정도에 비하면 사내 마라톤 클럽들은 이름만 걸려 있고 실제 단체 훈련은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KT산내들'은 도내 클럽들 사이에서도 꾸준한 훈련으로 탄탄한 조직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본격적인 훈려전 몸풀기 중. ⓒ양미순 기자

▲ 장거리 훈련을 위해 수목원 입구 주차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양미순 기자

홍영진씨는 사내 마라톤 클럽의 장점을 이렇게 말한다.

"아무래도 동호회 활동을 같이 하면 선후배 관계가 부드러워지죠. 회사 일에도 도움을 많이 받게 됩니다."

마라톤은 어떤 운동보다도 부지런해야만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이는 사내에서 추진력과 부지런함으로 그대로 나타난다.

"육지부의 어떤 회사에서는 마라톤 클럽 활동을 하면 회사에서 인센티브를 주기도 합니다."

여섯번째 취재로 기자가 그간 130여명의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을 만나오면서 느낀 것은 마라토너들은 누구보다도 부지런하다는 거다.

▲ 이날 훈련은 수목원-연북로-여고사거리를 거치는 코스로 이어졌다. ⓒ양미순 기자

마라톤 경력 10년차로 KT산내들에서 가장 오래된 경력을 가지고 있는 홍영진(47)씨 역시 이에 공감한다.

"담배 끊고 살빼려 시작한 것이 10년째 됐네요. 그간 100KM 두번 출전하고, 풀코스는 셀 수도 없이 뛰었습니다. 꾸준히 하다보면 경력은 자연스럽게 쌓이지만, 무엇보다 마라톤을 시작할 때 가져야할 마음가짐은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날 훈련 참가 5번째라는 초보 박선령(29)씨는 10년차 선배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박씨는 마라톤 시작 후 근육통 등 후유증도 있지만 그는 이미 마라톤의 마력에 푹 빠진 듯 보였다.

"예전부터 마라톤에 관심은 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좋은 기회로 산내들에 가입하게 됐어요. 좋은 분들과 뛸 수 있어 기뻐요."

▲ 'KT산내들' 회원들이 해를 맞으며 동산을 오르고 있다. ⓒ양미순 기자

▲ 'KT산내들' 회원들. 좌로부터 김익수, 박선령, 홍관표씨. ⓒ양미순 기자

초보자는 마라톤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전체 훈련은 20km를 뛰는 코스지만, 각자의 기량에 맞게 맞춤훈련을 하죠. 첫 주에 5km로 시작해, 7km, 오늘은 10km를 뛰어야 할텐데. 긴장돼요."

전보다 강도가 높아진 훈련 일정을 앞둔 박씨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박씨 옆에는 KT산내들 총무 김경철(39)씨가 든든히 버티고 있었다.

"초보자들과 보조를 맞춰 같이 뛸 겁니다.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엉덩이, 장단지가 주로 아픕니다. 장거리 근육과 단거리 근육은 또 틀려서 장거리 뛰던 사람이 단거리를 뛰면 또 다른 근육이 아프죠. 마라톤에는 등반과 같은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박선령씨가 마라톤의 매력에 빠진 것은 마라톤 후에 몸의 변화를 실제로 경험하고 있기 때문.

"두번째 훈련 부터 몸의 반응이 확 달라졌어요. 수영을 하고 있는데 전에는 잠영을 15미터 남짓 했거든요. 마라톤을 하고 나서는 25미터를 가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랬어요."

마라톤이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데 좋은 운동이라 수영에서 효과를 보고 있단다.

▲ 20km 훈련코스를 완주하며 환호하는 'KT산내들' 회원들. ⓒ양미순 기자

오상순(52)씨는 훈련장에 도착하자마자 이리저리 인사를 나누느라 바빴다. 2년만의 참석이라고 했다.

"근무지를 제주시에서 서귀포 남원으로 바꾸면서 참석하지 못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고 저녁 늦게 들어가는 생활이라 꾸준히 참석하질 못했어요. 이 배 좀 보십시오."

마라톤 경력 5-6년인 마라톤 매니아인 오씨는 마라톤을 쉬면서 불뚝 나와버린 배를 보이며 너스레를 떨었다.

"마라톤은 부지런한 사람만이 뛸 수 있는 거에요. 제일 솔직한 운동이라구요. 거짓말을 못해요."

▲ 장거리 코스 훈련 후 마무리 몸풀기를 하고 있다. ⓒ양미순 기자

이날 훈련은 해를 넘기며 진행됐다.

금새 밝아진 해를 맞으며 완주점에 도착한 김익수(40)씨는 도에 운동매니아로서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생활 체육시설들이 많이 모자라요. 외도 체육관이나 인조잔디구장 등 있지만 사용료를 내야해요. 사용료를 내더라도 저렴하게 해 시민들이 이용하기 용이하도록 했으면 합니다. 특히 인조잔디구장은 이용하려 해도 추첨을 하는 등 경쟁을 거쳐야 합니다. 미리내나 회천은 시가 관리하는 데 시에서 생활체육 활성화 일환으로 이용을 용이하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 몸풀기 중인 'KT산내들' 회원들. ⓒ양미순 기자

홍관표(46)씨는 KT산내들 등 제주시내 여러 마라톤 클럽들이 주로 이용하는 종합경기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종합경기장은 최근 주민들이 굉장히 많이 찾는 생활체육 시설입니다. 주변에 운동할 수 있는 경기장이 많지 않기 때문에 몰리는 거죠. 특히 도심권에 있어 10시 이후에도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경기장 측에서는 이용자가 있다는 데도 불구하고 10시 정각이 되면 불을 다 꺼버리더라고요. 이용객을 내쫓는 격이죠."

이들은 운동 매니아로서 이들의 관심사를 생활체육의 활성화로까지 확장하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생활체육을 통한 건강 지키기가 '도민 경쟁력'이 될 거라 강조했다.

▲ 'KT산내들' 화이팅~! ⓒ양미순 기자

건강을 지켜야 직장생활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하는 'KT산내들'. 취재 내내 넘쳐났던 자신감은 분명 건강에 대한 자신감으로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이들의 자신감을 보며 건강을 지키는 것이 곧 자신에 대한 경쟁력이라 말하는 이들에 적극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인턴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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