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의 일본야구 A to Z]일본야구가 재미있는 이유

7, 프로야구 장사의 내막

일부 인기 구단을 제외한 프로야구는 적자다. 그 적자는 오너기업 광고비로 충당 되는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 했다. 그러면 순수한 야구장사에서 얼마나 벌고 있고 또 얼마나 적자를 내고 있을까?

프로야구 구단은 상장기업이 아니어서 수지를 발표할 의무가 없다. 그러나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프로야구 구단 수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의무는 아니지만, 필요한 최저한의 수지결산은 조금씩 흘려 내보내고 있다.

지금은 없어져 버린 '긴테cm(近鐵)'와 지금도 있는 '오릭스' 2003년 수지결산서가 프로야구선수회 노사교섭에 제출된 적이 있다. 자세한 내용도 아닌 대충의 숫자만이다. '긴테츠(近鐵)'가 38억8천만엔, '오릭스'가 37억엔 적자였다. 서로 비슷비슷하게 37억, 38억엔 정도의 적자다. 경비로는 긴테츠(近鐵)가 약 84억엔, 오릭스가 71억엔 이었다. 더 자세한 항목은 '공표 할 수 없음' 이었다.

긴테츠 추산을 일본경제신문(2004년11월5알)에서 해 봤다. 인건비로 약 30억엔, 이 인건비에는 일본인 선수 연봉으로 약 20억엔, 5억엔정도의 외국인 선수 연봉, 또 감독 코치 연봉이다. 그리고 경기장 사용료로 연간 약 10억엔,

그 외 일반비용으로 선수들이 시합을 위해 이동하는데 쓰는 비용으로, 호텔요금이 선수 1인당 1박에 약 3만엔정도인데 약 50∼60명 정도가 이동하게 되면 연간 약 70박은 해야 된단다. 또 봄 가을 캠프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대금이다. 그 외로는 신인선수 영입 비용, 구단직원들 인건비 등이다.

2004년의 최종 손익 계산이 나와 있다. (일본경제신문2005년12월15일)

<센트럴 리그>는

▲ 요미우리 쟈이안트 : 약 17억엔 흑자
▲ 한신 타이거스 : 약 2억엔 흑자
▲ 히로시마 : 약 6천만엔 흑자
▲ 쥬니치 : 약 3억엔 적자
▲ 요코하마 : 약 4억엔 적자
▲ 쿠르트 : 약 4억엔 적자

<퍼시픽 리그>는

▲ 라크텐 : 약 5천만엔 흑자
▲ 소프트뱅크 : 약 10억엔 적자
▲ 니폰 햄 : 약 17억엔 적자
▲ 세이브 : 약 20억엔 적자
▲ 오릭스 : 약 30억엔 적자
▲ 롯데 : 약 37억엔 적자

이 숫자를 보면, 퍼시픽리그 구단 적자가 센트럴리그에 비해 몇배 이상이다. '인기의 센트럴리그' '실력의 퍼시픽리그' 가 조금은 이해가 될 듯하다.

여기에서 히로시마가 약 6천만엔 흑자이다. 히로시마는 오너기업이 없는 시민구단이다. 적자가 나면 도와줄 오너기업이 없다. 히로시마는 Free Agent(프리 에이젼트, FA)를 선언한 선수는 잡지 않는다. 가고 싶다면 어서 잘 가라고 박수를 친다. 그 대신 FA를 선언해서 다른 구단으로 가면, 이전 구단에서 받았던 연봉의 120%를 데리고 온 구단이 전 구단에 지불해야 한다. 즉 사람장사도 야구장사의 일부라 생각해서 좋은 선수를 만들어서 내보내고 돈을 벌겠다는 것이다.

FA를 선언해서 히로시마에서 다른 구단으로 간 선수가 히로시마 구장에 경기를 하러 온다. 상당한 박수를 보내주는 것이다. 돈으로 공헌해준 아주 좋은 선수라는 의미이다.

8, 일본 야구장은 어떤 모습

미국사람들은 야구를 보기위해서 야구장에 간다. 일본사람들은 응원하기 위해서 야구장에 간다.

미국사람들은 투수가 볼을 던질 때 어떤 볼을 던지나? 잘 보기 위해서 조용하다. 일본사람들은 투수가 던질 때 상대편 타자를 응원하기 때문에 던지는 볼과는 상관없이 함성으로 야구장을 메운다. 던지는 투수도, 그 볼에 집중하는 타자도 땅이 움직이는 응원소리, 또 함성을 들어가며 던지고 쳐야만 된다.

2007년 미국으로 이적한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松板 大輔)는 미국에서 첫 경기를 할 때, 자기가 볼을 던지는 그 순간 너무도 정적이 돌며 관객들이 조용히 집중해 줘 ‘이것이 베이스 볼 인가’라는 감탄을 했다고 한다.

그가 일본에 있을 때는 어떠했을까? 상대편 타자를 응원하는 목소리에, 또 응원도구들의 시끄러운 잡음 속에, 거기에다 야유 속에 볼을 던져온 그가 아닌가.

나도 가끔 야구장에 가본다. 외야석에 앉아 보면 투수의 볼은 잘 볼 수가 없다. 주위가 응원을 하니 나도 따라서 응원을 한다. 어떤 볼인지는 모르고, 그냥 남들 따라서 소리만 지른다. 이것이 일본 프로야구다.

한신(阪神) 타이거스 를 처음 관전하러 고시엔(甲子園) 갔을 때 일이다.

고시엔은 만원이 되면 5만 몇 천명이 들어간다. 상대편 팀 응원석인 3루측에 앉게 됐다. 상대편 응원 관중은 아마도 전체 1/10도 안된다. 한신(阪神)타이거스를 응원하는 약5만명의 응원소리, 5만명의 오케스트라, 5만명이 한순간에 나오는 그 절규와 같은 소리, 야구에 감동한 것이 아니라, 그 응원소리에 감동했다. 한신(阪神)타이거스의 응원, 5만명의 오케스트라를 반대측 3루측에서 바로 듣게 됐다.

5만명이 같이 불러대는 오케스트라는 감동이었다. 특히 한신이 이긴 후 5만명이 같이 부르는 응원가 '록고 오로시'는 야구에 취하는 것보다 그 오케스트라에 취하기에 충분하다. 취하기보다 그 함성에 잠시 멍해 있을 뿐이다. 월드컵 축구에서 한국이 불러대는 몇 만명의 '대∼한∼민∼국' 함성을 야구장에서 응원가로 불러댄다.

그것뿐인가? 스탠드가 움직인다. 일본 햄의 홈구장은 北海道 '삿포로 돔'이다. 얼마나 응원을 해 대는지, 야구장이 움직인다. 목으로는 소리를 내고, 손으로는 박수를 치고, 몸은 움직이고, 이런 응원 동작이 5만여명이 하나가 되여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 야구장이 움직이는 것이다. 야구장이 또 스탠드가 움직이는 광경을 TV로 보여주기도 한다.

일본 프로야구를 구경 가려면 응원복이 필요하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이다. 너도 나도 다들 자기가 응원하는 팀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자기 혼자만 평상복을 입고 야구장에 갔다가는 상당히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어릴 때 운동회 날 전교생 모두가 똑같은 운동복을 입고 있는데, 나 혼자만 무슨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그런 기분이 된다.

응원도구도 필히 가지고 가야 한다. 응원도구 없으면 나 혼자만 돈이 없어 응원도구를 못 산 사람처럼 처량한 기분이 되고 만다. 이것이 일본 프로야구 응원이다.

일본은 돔(dome, 실내 야구장) 이 여섯 곳이나 있다. 도쿄(東京) 돔, 삿포로 돔, 세이부(西武) 돔, 나고야 돔, 삿포로 돔, 오사카 돔, 후쿠오카(福岡) 돔이다. 우천시와 상관없이 야구를 할 수 있다. 돔(dome, 실내 야구장)에서 야구를 하기에 일어 날 수 있는 재미있는 일들이 몇 몇 있다.

인정 홈런, 인정 파울이 있다. 타자가 친 볼이 천정을 직격해 버린 것이다. 어떤 때는 인정 홈런이 되고, 어떤 때는 인정 파울이 된다. 또 공중으로 올라간 볼이 천정 어느 부분에 끼어져 내려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홈런과 같은 볼이 천정에 매달아 놓은 조명용 스탠드를 직격해 버린 경우도 있다. 일반 야구장 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천정을 덮어버린 실내야구장(돔)에서는 가끔 일어나서 심판들을 곤란하게 만들곤 한다.

실내야구장, 돔을 처음으로 만든 곳은 도쿄(東京) 돔이다. 도쿄(東京) 돔 천장은 고무와 같은 합성수지로 돼 있다. 합성수지를 천장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바깥공기보다 더 압력이 있게 해야 천장이 부풀어 올라간다. 그래야 고무공처럼 합성수지가 부풀려져 천장모습이 되는 것이다. 이 외부보다 더 높은 압력 때문에 야구공 행방에 묘한 변화를 주는 것이다. 일반 야구장이라면 외야 플라이쯤 되는 볼이 홈런이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것이다.

▲ 신재경 교수 ⓒ 제주의소리
1955년 제주시에서 출생했다. 제주북초등학교, 제주제일중학교, 제주제일고등학교, 한양공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한일방직 인천공장에서 5년간 엔지니어를 한 후 1985년 일본 국비장학생으로 渡日해 龍谷大學대학원에서 석사·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3년 京都經濟短期大學 전임강사를 거쳐 현재 京都創成大學 經營情報學部 교수로 있다. 전공은 경영정보론이며, 오사까 쯔루하시(鶴橋)에 산다.  jejudo@nif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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