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의 일본야구 A to Z] 부익부빈익빈 FA제도

10, FA 제도

FA(프리 에젠트, Free Agent, 자유롭게 된 사람)는, 몇 년간 어느 팀에 공헌을 했으면 다른 팀으로 갈수 있는 선수의 권리를 말한다. 보통 FA 선언 후 몸값 올려서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 일본 프로야구도 기본은 마찬가지지만, 외국 혹은 다른 스포츠와는 조금 다른 특색이 있다.

선수들은 FA를 좋아하지만 구단은 싫어한다. FA로 이적 할 때마다 몸값이 올라가기 때문에 선수들은 좋아하지만, 구단은 고액 연봉 때문에 싫어한다.

그러나 일본은 FA를 좋아하는 구단이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선수들이 프로야구에 입문 할 때부터 문제가 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프로야구에 가겠다는 선수는 누구를 막론하고 드래프트에 올려져야 한다. 나는 이 구단이 좋으니까 이 구단에 취직하겠다는 자유가 없다.(지난 몇 년간에 불과하지만, 회망구단을 선정하는 제도가 있었으나 2008년부터 전면 폐지됐다.) 선수는 드래프트에서 결정된 구단에 싫으나 좋으나 가야만 하는 운명이다.

유명 아마추어 선수는 이 구단도 저 구단도 데려가려고 아우성이다. 이런 경우는 추첨을 해서 구단을 결정하는 것이다.

1989년 노모 히데키(野茂 英雄)는 8개 구단이 1순위로 지명 했다. 추첨 결과 킨테츠 바팔로스(近鐵)가 운 좋게 결정됐고, 노모는 할수 없이 그 구단으로 갔다.

선수측에서 본다면 자기가 입사 할 직장이 추첨에 이해서 결정된다는, 또 자기 운명이 추첨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말도 안되는 시스템이다.

본인은 부산에서 살고 싶어서 부산에 있는 직장을 원했는데, 서울에 있는 회사가 그를 데려 가겠단다. 그것도 추첨에 의해서 결정이 되었다고 하면서....사람 운명이 추첨에 의해서 결정 해도 좋다는 말인가? 이래서 여러 가지 말도 안되는 사건들이 벌어진 일도 있다.

이 문제는 선수측에서 보면 인권유린이요, 또 일본 헌법 위반이기도 하다. 일본 헌법에는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 FA 제도가 도입된 것은 1993년. 이후 2008년까지 총 55명이 FA 권리를 행사했다.

각 구단은 1군과 2군이 있다. 구단은 약70여명의 선수를 보유한다. 1군은 28명까지 등록시킬 수 있고 이 선수를 가지고 경기를 한다. 1군은 경기가 가능한 선수이다. 2군은 육성중인 선수가 대부분이다. 또 선수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2군으로 내려 보내 조정을 하게하고 좋아지면 1군으로 올려서 경기에 뛰게 한다. 2군도 각 팀 2군들끼리 모여 경기를 하지만, 어디까지나 교육용 경기다.

FA권리를 행사하려면 선수가 어느 구단에서 8년간을 1군에 있어야 (여기서 말하는 1년이란, 145일 이상을 1군에 있으면 1년으로 계산) FA의 권리가 생겨 자기를 데려가겠다는 구단이 나오면 그 구단과 계약 할 수 있는 것이다.(8년이란 기간은 2008년부터다. FA제도가 생긴 1993년에는 10년이었다.)

그런데 약10년을 계속 1군에 있는 선수들은 유명선수들이고, 소위 A급 선수들이다. B급 C급 선수들은 하고 싶어도 자격이 안되고, 또 자격이 된다 해도 데려가겠다는 구단도 없을 것이다. FA 제도는 ‘부익부’ 즉 잘하는 선수만을 위한 제도다.

FA가 도입 돼 지금까지 15년 동안 FA 자격이 된 선수가 55명이었으나 일본 국내 구단으로 이적한 선수는 38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미국 메이저리그로 이적했다. 15년간에 38명이란 1년에 2.5명에 불과하다. 그 2.5명은 상당히 유명선수들이다. 또 그들이 어느 구단으로 갈 것인가라는 것에 매스컴과 야구팬들도 집중돼 있다.

그러나 결과는 그리 좋은 것이 아니었다. FA로 구단을 바꾼 선수들 대부분이 좋은 성적, 좋은 활약 없이 후보선수나 하다가 끝난 게 대부분이었다. 유명선수가 큰소리치며 이적했더니 후보선수나 하는 꼴, 참 보기 좋다.

특히 요미우리 자이언트 교진(巨人)으로 이적한 선수는 백중백 다 후보선수로 벤치에 앉아 있다가 끝났다.

구단 중에서 자금력이 있는 구단과 돈이 없는 구단이 있다. 제일 자금력이 있는 구단이 요미우리 자이언트 교진이다. 이 구단은 순수 야구 장사만으로도 년 몇십억엔의 흑자를 내는 구단이다. 자금이 없어서 허우적대는 구단도 있다. 자금력이 있는 구단은 FA로 선수를 받을 수 있는 구단이며, 돈이 구단은 선수를 공급하는 구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선수가 아닌 구단 사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

FA 로 이적하는 경우, 일본 국내에 있는 다른 팀으로 이적을 할 경우, 데려가는 구단이 전에 소속된 구단에 보상을 해야 한다. 보상이란 금전적 보상과 인적 보상이 있다. 금전적 보상은 연봉의 120%를 전에 소속된 구단에 지불해야 한다. 인적 보상이란 데려가는 팀에서 필요없다고 하는 선수를 데려가고, 돈도 지불하는 제도이다. (금전 보상은 2007년까지이고, 2008년 시즌이 끝난 후부터는 다시 변경돼 최고80%까지 보상한다.)

따라서 FA로 선수를 데려갈 경우 계약금이 새로 생겨나며, 전에 소속된 구단에 이적금 보상을 해 줘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 하다.

요미우리 자이언트 교진은 자금력이 있기에, 또 그 돈을 쓰기를 원하고 있다. 이익을 많이 남겨 줘 봐도 세금으로 엄청 많은 돈을 납부하는 것보다는 유명선수를 데려오는 비용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그래야 유명선수 한 번 더 보려고 팬들도 모인다. 그렇게 해서 데려간 선수들은 이젠 후보 선수가 되고, 벤치에 앉아 있다.

FA 자격 선수들 대부분이 각 팀에서 4번을 친 선수들이다. 어제의 각 팀 4번 타자들이 오늘은 요미우리 자이언트 교진(巨人) 벤치에 떼거지로 몰려 앉아있다.

FA로 이적 후 확실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선수가 있다. 한신(阪神) 타이거스의 가네모토(金本) 선수다. 2002년 시즌이 끝난 후 히로시마(廣島)에서 한신(阪神)으로 옮겼다. '철인'으로 또 '기록의 사나이' 로 '한신의 4번 타자'이자, '일본 프로야구의 4번타자'로서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만약 교진(巨人)에 갔다면 그런 기록이 가능했을까?

FA로 미국 메이저리그 등 일본이외의 구단으로 이적 할 경우에는 전에 소속된 구단에 보상은 하나도 없다. 일본 구단에서 보면 좋은 선수 놓치고 돈 한 푼도 못 받는 ‘닭 쫓던 개 하늘 쳐다보는 식’이 되고 만다.

그래서 일본 구단들은 '포스팅' 제도라는 다른 방법을 쓰고 있다. '포스팅' 제도란 선수를 입찰에 붙여 가장 입찰금이 높은 구단에 선수를 넘기는 시스템이다.

어떤 선수가 잘 하고 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이 선수는 FA를 선언해서 이적하고 말 것이다. 일본 국내로 이적 한다면 이적금이 들어오지만, 일본 이외의 외국으로 이적을 해 버리면 전에 소속된 구단은 선수만 나가버리고 돈은 한 푼도 못 받게 된다. 그래서 FA 선언 1년 2년전에 호스팅 제도를 이용해서 미국 메이저 리그에 입찰을 부쳐 팔겠다는 것이다.

이 제도를 이용해서 가장 재미 본 구단이 세이브(西武) 구단이다. 마츠자카(松坂) 라는 투수를 팔아서 60억엔을 챙겼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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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경 교수 ⓒ 제주의소리
1955년 제주시에서 출생했다. 제주북초등학교, 제주제일중학교, 제주제일고등학교, 한양공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한일방직 인천공장에서 5년간 엔지니어를 한 후 1985년 일본 국비장학생으로 渡日해 龍谷大學대학원에서 석사·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3년 京都經濟短期大學 전임강사를 거쳐 현재 京都創成大學 經營情報學部 교수로 있다. 전공은 경영정보론이며, 오사까 쯔루하시(鶴橋)에 산다.  jejudo@nif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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