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의 일본야구 A to Z] 돈 앞에 무너지는 신사협정

일본야구선수들이 미국으로 가겠다는 것 때문에 일본 프로야구가 비상이 걸렸다.

지금까지는 일정한 규정을 통과한 선수들만이 미국으로 갈 수 있었지만, 그 일정규정이 무너질려고 하는 것이다.

원인은 미국에 있다. 미국 메이져 리그가 1990년대에 4개팀이 더 늘어나 30개팀이 되었다.

더 늘어난 팀만큼 선수 숫자가 부족한 것이다.

90년대부터 한국선수 일본선수들이 미국으로 진출한 것도 팀이 더 늘어난 원인에 있다.

90년대 이전에는 한국선수도 일본선수도 미국에 갔다는 이야기는 그리 없었다.

일정한 규정이란, 프리에이젠트(FA)를 선언한 선수, 포스팅 시스팀을 이용한 선수, 자유계약이 된 선수들이 갈 수 있었다.

'프리에이젠트'란 일정기간(올해까지는 9년)을 1군에서 플레이 한 선수는 포상으로 다른 구단에 갈 수 있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이용해서 미국 메이져 구단으로 간 선수들이다.

'포스팅 시스템' 은, 구단이 자기 선수에게 경매를 붙여 제일 비싸게 입찰한 팀에 선수를 파는 시스템이다.

이 제도를 이용해서 마쓰자까 선수가 미국으로 갔다.

데려간 Boston Red Sox는 480억원(일본돈 60억엔, 5111만 달러)를 소속된 세이브 구단에 주고, 선수에게는 연봉 1000만달러이다.

선수와는 복수년 계약을 했기 때문에 그를 데려가는데 총 1억달러를 썼다는 것이다.

'자유계약' 은 구단에서 방출한 것을 의미한다.

이런 규정이 올해(2009년도)부터 무너지려고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본 아마츄어에서 드레후트를 거쳐 프로야구로 올라간 후, 일정한 규정을 통과한 선수들만이 미국으로 갔다.

일본 드레후트에 걸리지 않는 선수는 바로 미국으로 갈 수가 있다.

일본 드레후트에 걸리지 않아다는 것은, 일본 프로구단이 버린, 실력없는 선수라는 것이다.

그러니 미국으로 가든 한국 혹은 타이완으로 가든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2008년부터 미국 메이져 프로야구 구단들이 이상한 짓을 일본 국내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아마츄어 '넘버 원'의 투수, 일본 드레후트에서 1위로 올라와 어느 구단으로 갈 것인가가 주목되는 선수가 미국으로 가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뒤에서 미국 스카웃이 작용한 것이다.

드디어 그 1호생이 탄생한 것이다. 다쟈와 쥰이찌(田澤 純一)선수이다.

1986년생으로 2005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실업팀(新日本石油)에 입사, 주전 투수로 뛴 선수이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리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진 못했지만, 실업팀에서 1년이 다르게 성장한 선수이다.

일본 프로야구에는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에 미국 프로야구, Boston Red Sox 팀과 계약을 맺은 것이다.
3년계약에 총액 330만 달러(계약금 180만 달러, 09년 연봉 45만, 10년 연봉 50만, 11년 연봉 55만 달러)이다.

계약금은 그리 높다고 볼수 없지만, 프로 초년병으로서의 연봉은 일본에 비하면 3배 가량 높은 액수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본다면, 닭 쫓던 개 하늘 쳐다보는 격이 된 셈이다.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는 '신사협정'이 있다.

드레후트에 걸릴 선수는 그 드레후트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미국은 손을 대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신사협정은 신사협정이지, 문서로 만들어서 도장을 찍은 협정이 아닌 것이다.

일본이 문서로 만들어서 도장을 찍자고 했으나 미국이 싫다고 해서, 그냥 구두약속으로 지금까지 지켜져온 것이다.

그 구두약속을 미국이 버린 것이다. 일본 야구가 뒤집히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일본 선수들을 데려 가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선수 부족이 일본에서도 뻔히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선수들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선 일본 드레후트 제도의 개선 등 '산넘어 산'이다.

그 '산넘어 산'은 각 구단들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일본 구단중에는 자금에 힘이 있는 구단 없는 구단 등, 구단 사정이 하나같지가 않기 때문에 합의점에 도달이 어려운 것이다.

미국에서 선수가 부족하니 일본에서 데려 가려고 하고, 일본의 부족을 한국에서 데려 가려고 하고 있다.

특히 요즘 일본 프로야구가 한국에 침을 흘리는 선수들은 한국에서 플레이를 하는 외국선수들이다.

한국에서 데려온 외국선수들이 모두들 펄펄 날고 있다.

쥬니찌(中日)에 있는 Woods 선수는 홈런왕 타점왕 등을 그것도 몇번씩이나 했다.

교진(巨人)에 있는 Greisinger 투수는 2007년에 16승8패로 최다승 투수, 2008년에 17승9패로 최다승 투수 이다. 이런 선수들이 한국에 있었다.

일본은 아마츄어 재산이 엄청나다. 고교야구만도 4천개 팀이 넘는다. 한국 고교야구는 60∼70개팀 정도이다.

이런 사정에서 일본으로 선수들을 유출된다면 한국 프로야구는 누구들이 할 것인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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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경 교수 ⓒ 제주의소리
1955년 제주시에서 출생했다. 제주북초등학교, 제주제일중학교, 제주제일고등학교, 한양공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한일방직 인천공장에서 5년간 엔지니어를 한 후 1985년 일본 국비장학생으로 渡日해 龍谷大學대학원에서 석사·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3년 京都經濟短期大學 전임강사를 거쳐 현재 京都創成大學 經營情報學部 교수로 있다. 전공은 경영정보론이며, 오사까 쯔루하시(鶴橋)에 산다.  jejudo@nif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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