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박사의 경제보고서] 제주의 '워낭소리'를 찾자

▲ 워낭소리.출처=워낭소리 홈페이지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란 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고 글로벌화로 인하여 전 세계가 평평해 지고 있으며 신흥국을 중심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 붐비는 지구의 미래를 의미한다.

이 말은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2008년 신작 『코드그린(Code Green). 뜨겁고(Hot), 평평하고(Flat), 붐비는(Crowded)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기되었다.

한편 ‘워낭소리’는 소의 목에 다는 방울소리 이다. 이 워낭소리는 독립영화로서는 아주 드물게 관객 60만 명을 돌파하였고 현재 관객 100만 명을 바라보는 영화의 제목이다.

세간에 잔잔한 소문이 번질 무렵 나도 이 소문에 동참하고자 아내와 같이 워낭소리를 관람했다.

평생 지리산 자락 봉화 땅을 지키며 살아가는 최노인에게는 30년간을 부려온 소 한 마리가 있다. 대부분의 소들의 수명은 보통 15년인데 반해 주인공 소는 무려 마흔 살이다. 수의사의 진단에 의하여 너무 오래 살았으며 1년 이상을 살지 못한다는 이 소는 최노인의 분신이며 친구이고, 최고의 농기구이고, 유일한 자가용이다.

8살 이후 다리도 불편하고 귀도 잘 안 들리는 노인이지만 소의 희미한 워낭 소리는 귀신같이 듣고 불편한 다리를 끌고 소 먹일 풀을 베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른다.

이 노인에게는 60년 간 고집해온 농사법이 있다. 우선 농약을 전혀 치지 않는다. 농약을 치지 않아 소출이 적다는 할머니 잔소리에도 언제나 묵묵부답이다. 또한 이 노인은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불편한 다리와 60년 동반자 할머니의 도움으로 농사를 짓는다. 오늘까지도.

이 노인의 소에 대한 사랑은 극진하다. 한 번도 소에게 사료를 주지 않고 매일 꼴을 베어다 주거나 겨울이면 소죽을 끓여 먹인다. 소죽을 끓이기 위해 제대로 서지도 못 하면서 커다란 나뭇짐도 마다 않고 나른다. 그래서 겨울이면 집안 곳곳 땔감으로 가득하다.

이런 늙고 병든 농부와 늙은 소의 초록빛 인생을 보며 “그린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다” 는 토마스 프리드먼의 강조가 떠올랐다.

사실 새삼스러운 사실은 아니지만 평소 망각하며 지내다 요즘 다시 재인식되고 있는 것이 바로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에서 일어날 거대한 문제들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탄소의 배출로 벌어지는 기후이변을 들 수 있다. 이미 지구의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경고신호는 수없이 존재했다. 과학자들은 많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 지구 평균기온은 증가하고 있고, 해수면은 상승하고 있으며, 빙산의 해빙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기후의 변화가 심해져 평형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면 붕괴가 되는데, 그러면 인간이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엄청난 자연재앙이 발생할 것이다.

또한 탄소배출로 인해 생물의 멸종 내지는 감소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생물의 멸종은 인간에게 아주 뒤늦게 영향을 끼칠 것이다. 환경오염은 생물다양성을 감소시켜 먹이사슬을 파괴하고, 먹이사슬의 맨 위에 있는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이제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 우리는 바로 지구가 살고 우리가 살기 위해 그린 전략을 시작해야 한다” 는 토마스 프리드먼의 외침과 워낭소리 최노인의 인생 모두 나에게는 같은 무게로 느껴졌다.

▲ 진관훈
요즘 온통 녹색이다. 녹색성장, 녹색혁명, 녹색일자리 등. 미래는 확실히 ‘코드그린’인 셈이다. 그런데 이 코드그린의 한국식 버전이 ‘워낭소리’ 라면 혀득하고(?) 두령청한(?) 필자만의 생각일 까.

아무쪼록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그린혁명, 그린성장과 같은 그린전략을 지렛대 삼아 현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경제를 선도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우리 제주가 그 선봉에 서야 함은 시대적 사명이며 필생의 과업이다. /진관훈(경제학박사,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 전략산업기획단 선임연구원)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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