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의 일본야구 A to Z] 드래프트(1)

드래프트(Draft)란 프로야구 각 구단이 신인선수를 뽑는 제도다.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 대학 졸업 예정자, 실업팀에서 뛰고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프로로 입문시킨다.

드래프트 없이 여기저기에 있는 선수들을 아무런 제약 없이 각 구단이 데려 올수 있다면 상당히 부작용이 많을 것이다. 돈 있는 구단은 돈으로 좋은 선수는 싹쓸이 할 수 있다. 그래서 생겨난 게 드래프트다. 그 해에 프로로 가겠다는 좋은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각 팀이 나누어 데려 가자는 것이다.

한자리에 모아 놓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선수들이 모여 있는 것은 아니다. 선수를 데려가려는 12구단 대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 한 선수씩 이름을 불러 데려간다.

1순위로 A구단이 신아무개를 지명하고, B구단이 김 아무개를 지명하고, C구단이 박 아무개를 지명하는 순서로 12구단이 끝나면, 1순위가 끝난다. 다음으로 2순위로 돌아가서 12구단이 다시 지명하게 된다. 보통 6순위까지 한다.

그러나 6순위까지 가기 전에 지명을 포기하는 구단도 있다. 한 구단이 6명씩, 12개 구단에서 72명이나 하위순위에서 지명을 포기하는 구단이 있기 때문에 1년에 약 60명의 선수만 프로로 가게 된다. .

실력 있는 선수는 많은 구단에서 탐낸다.

신 아무개 선수를 A구단에서도 지명하고, B구단에서도, C구단에서도 지명을 한다. 이런 경우 추첨을 해서 당첨된 구단이 교섭권을 가지게 된다.

지금까지 드래프트에서 최고로 많은 지명을 받은 선수는 노모 히데오(野茂 英雄, 1968년생. 투수)다. 1989년 드래프트에서 8개구단이 1순위로 지명을 했다. 추첨 결과 운 좋게 킨테츠(近鐵)로 가게 됐다.

지명구단이 많아 추첨을 해야 될 경우 아주 곤란한 상태가 발생된다.

신 아무개 선수는 A구단에 가고 싶었다. A구단도 데려오고 싶어 지명 했건만, 추첨 결과 C구단에 걸리고 말았다. 선수 희망과는 전혀 다른 구단에 교섭권이 주어진 것이다.

구단은 여러 가지 작전에 들어간다. 계약금을 올리거나 뒷돈을 주는 등...또 부모에게 집을 사주기도 한다. 부모 혹은 가족을 계열회사에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조건도 내건다. 작전에 선수가 응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응하지 않은면 선수와 계약 할 수가 없다.

이 교섭권은 다음해 3월말까지 유효하지만, 다음 해에 드래프트 때까지 어느 구단도 손을 대지 못한다.

선수가 드래프트에 응하지 않아 버틸 경우는 고졸 선수라면 대학에 진학하거나, 실업팀에 입단하는 게 보통이다. 대졸 선수도 마찬가지로 실업팀에 입단한다. 고졸선수가 실업팀에 갈 경우는 3년간은 실업팀에서 뛰어야 프로로 갈 수 있으며, 대졸 선수가 실업팀에서 프로로 갈 경우는 2년간 실업팀에서 뛰어야 되는 의무 규정이 있다.

그러나 실업팀에 가지 않고 1년간 드래프트 재수생 노릇을 하면서 다음해 드래프트를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실업팀 선수가 드래프트에 응하지 않아 버틸 경우는, 1년간 더 실업팀에 있으면서 다음해 드래프트를 기다리게 된다.

이 드래프트 웃고 우는 사연들이 생기고 있다. 선수들이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열망하는 게 주된 원인이다.

최근 일어난 드래프트 관계는 죠노 선수다.

죠노(長野, 1984년생, 외야수) 선수. 대학 졸업 때인 2006년 드래프트 회의에서 일본 햄드래프트 4순위로 지명됐다.

그러나 그는 요미우리자이언츠가 아니라고 계약을 거부해 실업팀으로 갔다. 실업팀에서 2년이 지난 2008년 시즌 후 드래프트에서 이번에는 롯데 2순위로 지명 됐다. 죠노는 이번에도 요미우리자이언츠가 아니라고 계약을 거부해 실업팀에 남기로 했다. 요미우리자이언츠를 어지간히 사랑하는 선수다.

이에 감복했는지 요미우리 구단이 그의 요미우리자이언츠 사랑을 매우 기특히 여겨 “내년(2009년) 드래프트에는 1위로 지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1년 동안 어떤 선수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지금부터 지명을 하겠다니, 과연 어떤 결과가 될 런지 두고 보고 싶다. <제주의소리>

<신재경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 신재경 교수 ⓒ 제주의소리
1955년 제주시에서 출생했다. 제주북초등학교, 제주제일중학교, 제주제일고등학교, 한양공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한일방직 인천공장에서 5년간 엔지니어를 한 후 1985년 일본 국비장학생으로 渡日해 龍谷大學대학원에서 석사·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3년 京都經濟短期大學 전임강사를 거쳐 현재 京都創成大學 經營情報學部 교수로 있다. 전공은 경영정보론이며, 오사까 쯔루하시(鶴橋)에 산다.  jejudo@nif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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