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누구보다 소중한 누리에게

처음에 아이를 가졌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기쁘기도 했지만, 아빠도 엄마도 약간은 두렵고, 걱정되었던 것이 사실이었어. 당시 결혼 한지 석 달이 채 되지 않은 때이기도 하였고, 사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더욱 그랬었어. 그래서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었지만 왠지 망설여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이더구나.

하지만 처음 병원에서 너의 심장소리를 들었을 때, 그동안의 걱정도 고민도 모두 사라져 버렸단다. 콩콩 뛰는 심장 소리가 믿겨지지는 않았지만, 나의 뱃속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이 아니 하나의 생명이 숨쉬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신기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어.

누리, 아빠와 엄마가 몇 날 몇 일을 고민 하다가 지은 너의 이름이야. 물론 이보다 예쁜 이름도 많겠지만, 엄마와 아빠의 사랑이 가득 담긴 특별한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어. 그러다 문득 우리아이는 이 세상 모든 기쁨과 행복을 누리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누리'라는 이름을 정했어. 물론 누리가 태어난 다음에 아빠 엄마에게 뭐라고 불평할지는 모르지만 너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이해해줘.

이제 11주에 접어든 우리의 첫아이 '누리'…. 가끔씩 배가 아프고, 소화도 잘되지 않아서 아빠에게 "오빠, 누리가 아프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면 아빠는 몇 주 전에 산 육아백과를 뒤지며 마사지도 해주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안심을 시켜줘. 엄마보다 책도 더 많이 읽고 육아책도 열심히 공부하는 아빠를 보면서 엄마는 너무 행복하단다. 너도 아빠처럼 사랑이 많은 사람으로 커갔으면 좋겠어. 인터넷 쇼핑몰을 볼 때에는 누리가 앞으로 세상에 한발짝 한발짝 다가설 예쁜 신발을 고르기도 하고, 우리 '누리'가 이걸 신으면 얼마나 예쁠까라는 생각에 한없이 미소 짓게 된단다. 너로 인해 아빠와 엄마는 진정한 가족이 된 것 같아 너에게 더욱 고맙고 처음에 걱정했던 마음이 미안하기 까지 하구나.

이제 앞으로 29주 정도 있으면 우리 '누리' 태어날 텐데, 아마 그 때 쯤 이면 추운 겨울일테지? 비록 누리가 태어날 환경이 풍족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고, 자신이 소망하는 일들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지지해줄게. 그리고 무엇보다 이 세상을 사랑하고 우리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우선 생각할 줄 아는 사랑이 많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

누리야, 너는 엄마와 아빠가 결혼을 해서 얻은 첫 번째 사랑의 결실이자, 우리가족이 행복을 꿈꾸게 한 소중한 보물이란다. 누리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생글생글 웃을 때, 그리고 옹알이를 하고, 걸음마를 하고 그러한 모습들이 떠오를 때마다 우리 가족은 또 다른 하나의 희망을 품게 될 거야.

사랑하는 누리야. 너의 심장소리를 들을 때, 그리고 니가 뱃속에 있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엄마와 아빠는 너무 행복하단다. 그리고 이게 진정한 행복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너를 사랑해 줄거야. 부디 태어나는 그날 까지 뱃속에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기다려 주렴.

오늘도 엄마와 아빠는 너의 사진을 보면서 기도하고 있단다.

사랑한다. ^^

2009년 4월 19일 누리엄마가

<제주시 이호2동 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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