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상 제6대 제주발전연구원장 “개발보다 보전에 무게” 취임일성

제6대 제주발전연구원장에 취임한 유덕상 원장(전 제주도 환경부지사)은 “제주다움이 세계적인 경쟁력이 되는, 제주의 가치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그간 환경부지사라는 직함이 무색할 만큼 개발지향적 인사로 평가받아온 유 원장이 개발보다 보전에 무게를 실은 취임 일성이다.

유덕상 신임 원장은 15일 오전 취임식 직후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아 기자회견을 통해 취임 포부를 통해 “도민의 희망을 설계하는 연구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 유덕상 제6대 제주발전연구원장이 15일 취임식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유 원장은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쟁력은 자치역량과 연구역량 축적에 달려 있다”고 전제하고 “제주발전연구원이 도민희망을 설계하는 곳이 되도록 연구역량 증진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역설했다.

유 원장은 이날 △연구결과가 곧바로 정책에 반영되는 실용적 연구 △제주다움이 세계적 경쟁력이 되는 가치연구 △현재보다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미래연구 △최선의 연구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네트워크 연구 등 네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유 원장은 “제주다움이 세계적 경쟁력이 되는 가치연구를 수행하겠다”며 “천혜의 자연환경을 비롯한 유구한 역사와 문화 등 제주다움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제주다움을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발전시키는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보전’쪽에 연구방향의 무게를 싣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유 원장은 지난 2006년 8월 제주도 초대 환경부지사 인사청문회에서 “마구잡이 개발은 안 되지만 곶자왈이라고 100% 다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환경부지사’라는 직함을 무색케 해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

그러나 이날 원장 취임 기자회견에선 ‘보전’에 큰 무게를 둠으로서 앞으로의 연구활동과 행보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보전과 개발에 대한 철학이 바뀐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환경보전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제주의 미래다. 오히려 그 철학은 강해졌다”며 철학이 바뀐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유 원장은 “환경을 보존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다. 그런데 미래세대를 위해서 계속해서 환경보존 일변도로만 갈수는 없다”며 “독특한 제주의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발할 수밖에 없다. 특별자치도나 국제자유도시는 그렇게 하라고 만든 것이다. 소신은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원장은 지난 6일 제주도 환경부지사직에서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고 도청을 떠나면서 제6대 제주발전연구원장 내정설이 일었고, 결국 14일 임시이사회 의결을 거쳐 15일 정식 취임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지면서 내정설이 단순 ‘설이’ 아닌 ‘현실’이 됐다.

유덕상 제6대 제주발전연구원장은 전주고와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에서 공공정책학을 전공했고, 제18회 행정고시 합격 후 경제기획원 예산기준과장, 기획예산처 건설교통예산과장, 예산총괄과장, 경제예산국장, 예산관리국장, 건설교통부 국토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후 지난 2006년 8월26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제주자치도 초대 환경부지사를 맡았다.<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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