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실은 인의 장벽에 갇힌 교도소 독방입니다"

이 글은 1월22일자에 작성자 '헛농군'의 이름으로 <제주의 소리> '자유게시판'에 오른 내용입니다. 교육감 돈 선거 파문에 대한 네티즌의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식 기사로 채택해 이 글을 올립니다. 참고로 이 글은 '헛농군'님과 연락이 안돼 사전 양해 없이 올리게 되며, 필명 역시 회원등록이 안 돼 있어 부득불 <제주의 소리>로 나가게 됨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편집자주>

비리법권천(非理法權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非)는 이(理)에 못이기고, 이(理)는 법(法)에 못이기고, 법(法)은 권(權)에 못이기고, 권(權)은 천(天)에 못 이긴다는 뜻을 모르는 교육감 입후보자님은 없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오래 살수 있는 몸을 버리고 죽을 곳으로 가는 자가 있습니다.

원래 인간은 1.장수하는 형이 열에 셋은 있고 2.죽음의 길로 서둘러 가는 형이 열에 셋은 있으며 3.살아갈 수 있는데도 죽을 곳을 향하는 형도 열에 셋은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너무 강하게 삶을 집착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삶을 선택하는 자들의 고유한 개성과 방식을 나무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작금의 제주교육사회 현실을 직면하면서 느끼는 허탈감을 어떻게 승화시켜야 할 것인가, 참으로 애통스럽고 억눌리는 가슴 아픔이 왜 이렇게 큰 것 인줄을 예전에 미쳐 느끼지 못했던가하는 아쉬움만이 가득합니다.....

인간의 욕망을 넘어선 그 앞에 있는 진실의 모습, 사는 보람이란 무엇이기에 이전투구의 야누스적 삶이 제주교육 사회를 먹칠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들은 제주교육의 원초적 과제와 더불어 제2세 교육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돌이켜 보아야할 것입니다.

교육감 입후보자님들의 야행성동물의 어두운 모습은 지나친 욕망과 삶에 대한 집착의 결과로서 자초한 사건의 연속극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제 천 마디 말로 변명할 재간이 필요합니까?

당신님들은 50의 지명을 넘기고 60의 이순의 세대로서 후배교원들에게 무엇을 남기려하셨습니까? 이제 스스로 만든 업에 대한 깊은 자성과 통찰로서 제 갈 길을 선택하는 지혜와 용단이 절실한 시점이라면 억지는 아니 되겠지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언행의 우둔함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그래도 모 후보자는 양심의 한 가닥이 남아있어 모든 책임과 교육계의 안정을 위하여 교육위원의 자리를 과감히 던질 수 있음은 대단한 용기였고 시의 적절한 선택이라 생각하면서도 설마 했던 나의 조그마한 마음을 너무나 비참하게 만들어 삶의 허무를 다시 음미해봅니다.

부정선거 방지를 위한 선거법이 현실 적용에 있어서 모순되고 개선되어야 할 점들이 많은 것은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사실로써 앞으로 점진적인 개정이 요하고 있으나 준법정신을 교육계에서 먼저 버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현실적인 법의 테두리 범위 내에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양심마저 버린 입후보자님은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 그러므로 사약을 받고 죽음을 선택하며 국가의 존엄성을 신성시 하려하였던 유언을 되새길 필요충분 조건이 여기에 있습니다.

입후보자님께서는 햄록이라는 사약을 받을 각오가 되어야 제주교육을 사랑하는 자로서 가치 있는 삶이 될 것입니다. 또한 현직 교사와 학교장이 직접적인 선거운동에 관여했다면 이들은 권력을 지향한 제2의 김태혁교육감 추종세력과 다를 바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김 교육감 주변 핵심 인물들이 당하고 있는 현실을 인지하면서도 줄서기에 임한 저의와 그 용기, 또래집단 속에서 안주하려는 그 들은 제주교육을 2분법으로 조성하려는 무리들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아군이 아니면 적군이요, 동침할 수 없다면 살생부는 조작될 것이며, 교육행정력에 의한 살생이 다시 재현될 수밖에 없다면 이는 분명 유죄가 인정된 성립전 교육행정이요, 선거이며 주변인물들은 참모로서의 갖가지 술수를 쓸것이 불 보듯 뻔한 현실이라고 믿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선거에 직접 관여한 교사, 학교장은 스스로 양심을 걸고 학교 현장으로부터 떠나 정치일꾼으로 환승 지하철을 타야 할 것입니다. 그 길만이 정치꾼이 없는 눈치 안보는 학교, 나아가서 학교경영의 소신을 갖는 교장으로서 최소한의 자질과 인격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가 하면 이들은 묵묵히 현장에서 교육열정을 갖고 학급경영, 학교경영에 최선을 다하는 선의의 교사와 학교장들을 위축시키고 허탈감을 안겨주고 또 다른 교육의 불신을 조장하는 장본인들이기 때문입니다.

교육감 입후보자님 여러분! 그리고 줄서기에 앞줄, 뒷줄 경쟁하신 두더지 야행성 교장님과 교사님들은 맹자의 세 가지 즐거움만이라도 음미하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부모형제, 내 자녀들이 모두 건강하면 즐거운 것이요,
둘째는 천지간에 부끄러운 일이 없다는 것이 즐거움이요,
셋째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한다는 것이 교육자의 즐거움이라 했거늘
여러분! 위에서 말씀드린 이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노자가 "족함을 알라" 진정으로 호소하였음은 저 자신과 더불어 입후보자 당신님들께 역설하신 것으로 다시 한번 생각하시면 저절로 행복의 문이 열릴 것입니다.

후보자님 여러분은 제주교육의 명문학교장으로서, 탐라교육원장으로서, 중등교육과장으로서, 교육위원으로서 등등 남들이 갖지 못한 1%의 명예와 권세(?)를 지녔던 교육계에서 선망의 존재 아니었습니까?

어찌하여 그것도 만족하지 못하고 이렇게 추한 모습으로 인생말로의 그림을 그리시게 되었는지 참으로 같은 길을 걸었던 한 사람으로서 애석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고사에 중국 후한의 광무제는 "사람의 욕심에는 한이 없다"하였고, 농의 땅을 손에 넣으니까, 이번에는 촉의 땅이 욕심이 난다고 말하며 스스로 탄식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농을 얻어서 촉을 탐낸다"라든가, '망촉의 탄식'이라는 고사성어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비리법권천이라하여 권력은 하늘의 힘을 이기지 못한다는 현실을 직시하시고, 살아갈 수 있는데도 죽을 곳으로 향하는 어리석음이 없는, 삶의 집착과 욕심을 버리시고 낮은 데로의 삶을 기원 드립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교육관은 결코 제주교육에 미덕이 될 수 없습니다. 후배들에게 맡기십시다. 이 고통이 후배들에게 커다란 교훈으로 남기는 것도 결코 헛된 삶이 아닙니다.

그래 이번 기회에 다 버리자, 버리고 또 버리자. 어차피 다 버리고 갈 인생인데 미리 버리는 아픔을 연습해 놔야지. 그래야 앞으로 고통의 일그러진 모습이 아닌 아름다운 임종의 순간 얼굴로 사랑하는 입후보자 여러분의 가족 하나하나를 떳떳하게 보며, 그리고 친지들을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마도 우리 모두 꼭 갖고 갈 것은 명예도 아니고, 권세도 아니고, 재물도 아닌 아름다운 이 세상의 추억뿐일 것입니다. 입후보자님 여러분 갑신년 새해 아름다운 일들로 축복을 빕니다.
"교육감실은 교도소 독방입니다?" 왜나면 인의 장벽이 있기에...

2004. 1. 22. 음력 설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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