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이 만난사람] 델픽조직위 홍보위원 '호세 디아즈'"세계델픽대회는 제주를 유럽에 알릴 수 있는 최상의 기회"

▲ 제주사람보다 더 제주를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는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 출신 호세 디아즈. 제주세계델픽대회 홍보위원으로 전 세계에 제주대회를 알리느냐 여념이 없다. ⓒ제주의소리

제3회 제주세계델픽대회가 이제 2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한때 조직위원장이 사표를 내고, 정부나 제주특별자치도 차원의 관심도 다른 국제대회에 비해 떨어져 ‘이러다 델필대회를 제대로 못치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안팎에서 일었지만 대회가 가까워 질수록 하나하나 정리되는 분위기다. 델픽대회는 수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중 델픽대회 조직위에는 한 눈에 파란눈의 외국인이 있다. 호세 디아즈(66). 북서아프리카 서사하라에서 서 108km 떨어진 대서양에 있는 스페인령인 카나리 아일랜드 출신이다. 제주에 정착한지 4년반. 예술이나 스포츠 분야에선 제법 알려진 인물이다. 한국으로 칠라면 이제 고희를 바라보는 그가 제주세계델픽대회 홍보위원을 맡아 제주 곳곳을 돌며 델픽대회 성공개최를 위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한발 더 나아가 세계 각국에 제주델픽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제주사람보다도 더 열심히 제주세계델픽대회를 위해,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에 제주를 알리기 위해 무더운 여름날씨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뛰고 있는 그를 <제주의소리>가 만났다.

- 제주세계델픽대회가 이제 한달 채 남지 않은 것 같다.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조직위는 굉장히 많이 나아졌다. 조직위 사람들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주말도 없다. 공무원이라고 예외 아니다. 밤 12시까지 사무국에 불이 계속 켜져 있다. 국제델픽위원회 본부인 독일과도 계속 긴밀하게 연락하고 있다. 현재로선 많은 사람 노력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 기대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건 이를 통해서 제주에 대해 홍보하고, 참가자 45개국 참가하는데 이들이 다시 제주를 방문하고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 제주델픽대회가 3회째다. 대회 역사가 너무 짧고, 또 이에 대한 자료도 빈약에 아직도 델픽대회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다가오질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다시 한번 델필대회에 대해 소개해 달라.

“델픽대회는 역사적으로 예술의 경쟁을 통해 평화를 도모하는 대회였다. 그리스 델픽지방에서 기원전 6세기 경부더 AD 394년에 이르기까지 약 1천년간 열렸다. 올림픽게임이 군사훈련을 위한 스포츠제전으로 발전됐다면, 델픽게임은 아폴로에게 받쳐진 제전답게 리라, 플롯 등의 악기와 노래, 판토마임, 연극 등을 경연하는 예술제전이었다. 고대 델픽게임은 4년마다 올림픽게임에 앞서 열렸고, 경연대회 승자에게는 아폴로가 쓴 것과 같은 월계관을 씌워주었다.

그동안 대회 명맥이 끊겼다가 1994년 18개국 대표들이 독일 베르린에서 국제델픽위원회(IDC)를 설립하면서 델픽대회가 되살아 났다. 고대 델픽게임이 중단된지 1600여년, 그리고 근대 올림픽운동이 시작된지 100년만에 부활됐다. 1회대회는 2000년 러시아 모스코바에서, 2회는 2005년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열렸고 제주델픽대회는 세 번째다. 이번 델픽대회에서 치러지는 경쟁, 공연, 전시회들은 전통예술에서 현대예술에까지 아우르는 인상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다.”

▲ 그는 제주처럼 수천년 역사를 고스란히 지닌 섬은 없다고 말한다. ⓒ제주의소리
- 델픽대회가 세계 문화예술대회때문인지는 몰라도 조직위에 외국인이 자원봉사로 활동하는 것은 다른 대회에 비쳐 보면 낮설다. 어떻게 델픽대회 사무국에 참여하게 됐나.

“독일 키르쉬 사무총장, 동북아 사무국 최상균 사무총장이 작년 12월부터 제주도내 각 교회와 사찰, 여러 단체들을 돌면서 델픽홍보활동을 했다. 최상돈 사무총장은 뉴욕에서 오페라로 유명한데, 이분이 제주영락교회에서 특송을 하면서 델픽을 소개하다가 알게 됐다. 델픽대회에 관심을 갖고 그 때부터 제주대학 등을 돌면서 델픽을 소개하기 홍보일을 하고 있다.”

- 제주델픽 조직위에서 맡은 주된 일은 무엇인가?

“제주델픽대회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뉴스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델픽대회의 기원과 정의를 지금에 맞게 다시 변화시키고, 제주대회 준비과정 등을 영어와 스페인어 등 7개국으로 번역해 12개국에 델픽데일리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블로그를 통해 제주델픽소식도 전하고 있다.”

 호세 디아즈는 스페인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영국과 멕시코에서 전문대학과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해 39년 동안 국제스포츠잡지 신문 기자로 일해왔다. 스페인어와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 독일어 네델란드어 ,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등 7개국어에 능통하다.

 - 한국, 그것도 이곳 제주에 오게된 과정이 궁금하다. 이야기 해 줄 수 있나?

“18년 전에 스페인에서 한국에 신혼여행을 왔었다. (그의 부인은 한국인으로 현재 서귀포시에서 다문화센터에 활동하고 있다). 제주를 봤는데 카나리 아일랜드랑 너무 비슷했다. 그 때 은퇴하면 제주에 와서 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제 제주에 온지 4년반이 됐다. 평소에는 글을 많이 쓰는 편으로, 현재 자서전을 집필 중이다.”

- 호세 디아즈가 보는 제주는 어떤가. 카나리 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섬이라는 특성도 갖고 있는데.

“제주는 문화적 기반이 너무나 다양하고 풍부하다. 내가 살던 카나리 아일랜드엔 이런 게 없다. 아무리 4천년이 지났어도 제주처럼 박물관 등 정돈된 곳은 보기 드물다. 대부분 섬의 주된 특징이긴 하지만 카나리만 해도 섹스, 게이, 카지노, 마피아가 많다. 섬이 갖는 개방적 성향에서 오는데 하와이도 마찬가지다. 카나리 아일랜드에만도 130개국에서 온 사람이 한꺼번에 살고 있다. 한 섬에만 한국인 5천명이 살고 있을 정도다. 1950년대만 해도 카나리아 사람들은 순수했다. 마음이 열려 있고 경계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절됐다. 제주는 그래도 사람들간 경계심이 별로 없다. 우리는 많은 이주민이 카나리아를 망쳤다고 생각한다. 카나리와 같은 일이 제주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이주민이 지역주민과 잘 융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세심하게 펼쳐야 한다.”

- 제주에서 열리는 델픽대회에선 어떤 문화 행사들이 열리게 되나.

▲ "제주문화에 자긍심을 가져라. 그리고 유럽인에게 적극 홍보하라"는게 그의 주문이다. ⓒ제주의소리
“이번 제3회 제주세계델픽대회는 9월9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주제는 ‘자연과 더불어(tuning into nature)’다. 현재까지 전 세계54개국에서 1500여명이 참가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6개 영역 18개 종폭의 예술 경연과 개회식과 폐회식을 포함한 9개 부분의 비경연 축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1회나 2회 대회보다는 큰 규모다.”

- 델픽대회가 제주에 어떤 효과를 가져달 줄 것으로 기대하나.

“이번 대회는 유럽사람에게 한국을 소개할 수 있는 대단히 좋은 기회다. 글쓰는 그림그리는 사람들이 이 곳에 와서 이곳 문화를 유럽식으로 표현하는데 새로운 시야를 넓혀주는 역할을 델픽대회가 할 것이다. 섬 사람은 항상 폐쇄적이긴 하지만 제주인들은 마음을 오픈하고 문화적 교류를 하고, 참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다면 (제주를 세계로 봉보하는데)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제주도민들이 델픽대회 참가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한국의 역사는 이미 수천년의 역사가 있다. 유럽인들은 자기들보다 문화적으로 굉장히 앞선 것에 궁금해 하고 기대려는 의식이 있다. 한국인들이 문화적으로 부유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분야에 도움을 많이 줘야 한다. 제주인들이 자신감도 가져야 한다. 문화적으로 낮은 게 아니라는, 역사가 깊고 아름다운 문화와 전통이 있다는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또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인들에 대한 대한 홍보에도 도움을 많이 줬으면 좋겠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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