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식·고영일 선생 "일본친구 물리치고 반장된 똑똑한 친구"

지난 8월20일자 한겨레신문에는 '목포상고 동창들이 본 DJ'-"노래 대신 연설 즐기던 '웅변가'"라는 특집기사가 실렸다.

여기에는 정진태(83) 목포 신안보육원 이사장은 물론, 나종일(83) 전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와 함께, 고봉식(83) 전 제주도 교육감의 인터뷰 내용도 실려있다.

이와 함께 이 기사에는 지난 2007년 2월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만난 목포상고 22회 동창생들 사진이 실려 있다.  다음과 같은 사진 설명과 함께..."앞줄 왼쪽부터 정진태 이사장, 나종일 전 서울대 교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 김대중 대통령과 목포상고 22회 동창들

 

사진을 보니 김대중 대통령의 우측에 고봉식 전 교육감의 모습이 보인다.

고봉식(83) 전 제주도 교육감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2005년 부인상을 당했을 때 조전을 보내 위로해주는 등 동창생들의 경조사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김 전 대통령은 동창회에 1년에 한두번 정도 나왔는데, 매달 회비와 찬조금은 꼬박꼬박 냈다.”

사진 속에 고 김대중 대통령의 제주 친구가 또 한 분 보인다.

바로 지난 3월 25일 작고하신 故 고영일 선생이다.(김대중대통령 바로 뒤에 빵모자 쓰신 분)

사진작가이며 전 제주신보 편집국장이셨던 고영일 선생.

고선생과 김대중대통령과는 목포상고 동기동창에 같은 반이셨단다.

고영일선생이 자식들에게 들려준 말씀이란다.

김대중 대통령, 그때부터 아주 똑똑했었어.

같은 반 일본인 친구들을 물리치고 반장도 했거든.

내가 목상(목포상고)에 다닐 무렵은 일제시대 말기였단다.

당시 목포는 지금 규모는 비교할 수도 없는 매우 큰 물류 중심 도시였어.

물론 식민지 수탈을 위해, 호남지방의 풍부한 식량과 농산물 등을 일본으로 나르는 기지였지.

그리고 설탕, 밀가루 등을 수입하는 수입창구이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목포상고는 당시 명문 중에 명문이라 일본인 선생부터 일본인 학생까지 아주 많았었어.

그래서 십여년 전부턴가 목상동창회(동기)는, 전국 지방에 흩어진 동기동창들과 심지어 일본인 동기동창들까지 참석하는 아주 큰 행사였지.


같은 동기생 중에 이렇게 훌륭한 대통령이 나온 것을 고영일 선생 또한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나 보다.

동기동창 중에 제일 젊게 보여서('동안이어서) 가장 늦게 돌아가실거라던 고영일 선생은, 지난 3월25일에 김대중 대통령보다 먼저 돌아가셨다. 타향 서울에서. 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으신지 꼭 3개월만에...

<제주의소리>

<이지훈 편집위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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