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칼럼] 봄을 알리는 전령들... '복수초'와 '백서향',그리고...

▲ 동백동산 숲길.ⓒ이지훈
지난 1일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동백동산을 찾았다. 20여 년 전 혼자 걸었던 동백동산의 숲길을 이제는 가족과 함께 걷는다.

동백동산의 초입에서 동백동산 표석이 세워진 작은 연못(먼물깍)이 있는 곳까지는 20여 년 전만 해도 자연스런 흙길이었다.

▲ 동백동산에 있는 연못, '먼물깍'.ⓒ이지훈
▲ 동백동산에 있는 연못 먼물깍 ⓒ이지훈
그 당시 잠시 머무르고 있던 동백동산 입구 농가에서 산책을 할 때면 외부 사람들이 잘 모르던 숲길을 따라 거닐었다가, 연못에서는 당시 농로를 따라 돌아오곤 했었다. 지금은 현무암 자갈을 깔아 놓아 차량이 다니기는 편한지 모르지만 걷는 맛을 느끼기는 어렵다.

▲ 현주형네 집 '뷔윰속뫼곳나모'.ⓒ이지훈
예전에 잠시 의탁하던 농가의 형님(현주형)은 아직도 그곳에 살고 계셔서, 예전의 산책로는 그대로 남아있는지 물었다. 그대로 있단다.

▲ 동백꽃 피다. 동백동산의 동백꽃은 작지만 이쁘다(왼쪽). 죽은 나무에 자라고 있는 버섯(오른쪽).ⓒ이지훈
역시 그대로다. 동백나무, 종가시나무 등의 상록활엽수가 그 울창한 자태를 뽐내고 있고, 먼물깍 주변에는 '천리향'이라 불리우는 '백서향'도 금방 꽃망울을 터뜨리려 하고 있다.

▲ 동백동산 산책로에 있는 건강한 고사리.ⓒ이지훈
고사리는 물론, 이끼, 버섯, 새들에 이르기까지 선흘곶자왈이 갖고 있는 풍성한 식물생태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60년대 숯을 굽던 장소로 추정되는 숯터.ⓒ이지훈
또한 산책로 중간 중간에 60년대 숯을 만들던 흔적들 또한 그대로 남아있다. 돌담으로 둥그렇게 쌓아 놓은 공간이 그것이다.

낙엽이 떨어진 숲길은 언제 걸어도 포근하다. 딸애는 숲길에 떨어진 도토리를 줍느라 여념이 없다.

▲ '먼물깍'에 있는 개구리알.ⓒ이지훈
▲ '먼물깍'에서 부화를 기다리고 있는 도룡뇽 알.ⓒ이지훈
먼물깍에는 도룔뇽알과 개구리알들이 부화를 기다리고 있다.

현주 형네 집(뷔윰속뫼곳나모)에는 백서향이 벌써 화사하게 피어 그 향기를 뿜어내고 있고,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복수초 또한 올해 처음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

▲ 현주형네 집 마당에 핀 복수초.ⓒ이지훈
복수초는 매번 보아도 반갑다. 그것이 봄을 알리는 전령이기에...

또한 요배 형(강요배 화백)네 집에서 꺽어온 수선화(금잔대) 또한 반갑게 여기서 본다.

▲ 현주형네 집 지붕옆 나무에 걸여있는 '노란냄비등'(왼쪽). 거실 꽃병에 꽃혀있는 수선화, 꽃술이 금잔과 같다하여 '금잔대'라 불리어진다나…(오른쪽).ⓒ이지훈

언제 찾아도 제2의 고향같은 곳, 동백동산에는 이미 봄이 와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함덕해수욕장에 들렸더니, 서우봉을 배경으로 날아오른 패러글라이드가 눈을 사로잡는다.

▲ 함덕해수욕장과 패러글라이딩.ⓒ이지훈
▲ 3월초 함덕해수욕장.ⓒ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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