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관준 도암엔지니어링 대표,80억매출 중견기업 일궈내
KAIST와 공동 연구중심 기업 설립...대기업과 ‘경쟁’ 하고파

▲ 오관준 도암엔지니어링 대표
1980년 방직공장의 보조전기기사로 출발해 전기분야에서 30여 년간 한 우물을 파며 자신의 기업을 제주도 최고의 전기종합업체로 키워낸 오관준(48) (주)도암엔지니어링 대표.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전기분야 최고의 기술자가 되겠다는 한 소년의 꿈이 연간 80억 매출의 중소기업 사장에 이어 대한민국 최고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됐다. 꿈이 이뤄졌다.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9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28일 (주) 도암엔지니어링 오관준 대표가 선정됐다.

가난한 농가의 4남4녀 중 셋째로 태어난 오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 호롱불이 전기로 바뀌는 것을 보며 ‘대한민국 최고의 전기분야 전문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그는 중학교 졸업 후 한림공업고등학교에 들어가 고3때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야간대학 시절에는 방직공장의 보조 전기기사로, 대학 졸업 후에는 전기공사 전문업체를 거쳐 1985년 한국전기안전공사에 공채로 입사해 13년간 근무했다.

그러나 늘 또 다른 도전을 꿈꿨던 그는 ‘안전한’ ‘평생직장’이라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1998년 10월 꿈을 찾아 나섰다. 자본금 5천만원으로 전기공사 전문업체인 (주)도암엔지니어링을 창업했다. 37살 때 일이다.

그러나 창업한지 6개월 만에 돈을 전부 날렸다. 수금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3~4년간은 일해주고도 돈을 못 받는 일이 허다했고, 직원들 월급 줄 돈이 없어 은행을 수없이 들락거렸다. 그 때부터 그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구상에 매달렸다. 고민 끝에 건축과 토목을 연계해 설계와 감리를 추가하고, 조경기계까지 도맡아하는 종합전기업체로 탈바꿈시켰다. 그 결과, 대형 건축도로공사, 단지개발 발전소 건설사업, 풍력발전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 직원 122명에 연간 매출액 83억을 달성하는 내실 있는 중소기업으로 발전시켰다.

오 대표의 의지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및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전문기업을 취득했고 오랜 공부와 연구 끝에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용한 전동기 기동 제어장치’ 특허와 ‘패드 변압기 부하측회로 디지털 제어방식’ 실용신안도 획득하기도 했다.

각 기관에서 개최하는 학술세미나와 연구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오 대표는 미래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며 과학기술단지에 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해 1500평의 부지를 사 놓았다. 머지않아 카이스트대학과 공동으로 제주도에 연구중심 기업을 만들고, 회사를 에너지 절약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켜 대기업과 당당하게 경쟁하고픈 욕심도 있다.

탐라대학교 토목공학과 야간학부를 졸업한 후 여러 대학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세 번이나 이수한 그는 ‘배우는 시간이 달콤한 휴식시간’이라고 말할 정도로 지금도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가득하다. 최근엔 일주일에 한 번씩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며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서 늦깎이 공부를 하고 있다.

오 대표는 “사업을 하며 가장 힘든 일이 좋은 인력을 구하는 것으로 훌륭한 기능인을 배출해 내려면 교육시스템부터 개선돼야한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기술만 배우다보니 사회에서 부딪히며 터득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힘들었다”고 고백하고는 “법과 경영, 경제, 사회에 대한 이해 없이는 기능인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만큼 기술 교육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친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에 처음 도입된 ‘이 달의 기능한국인’은 10년 이상 산업체 근무경력이 있는 전문 기능인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1명씩 선정 포상하는 제도로 이번이 33번째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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